가을 오후
- 도종환(1954~ )
고개를 넘어오니
가을이 먼저 와 기다리고 있었다
흙빛 산벚나무 이파리를 따서 골짜기 물에 던지며
서 있었다 미리 연락이라도 하고 오지(…)
가을은 시든 국화빛 얼굴을 하고
입가로만 살짝 웃었다
웃는 낯빛이 쓸쓸하여(…)
나는 가만히 가을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쓸쓸해지면 마음이 선해진다는 걸
나도 알고 가을도 알고 있었다
늦은 가을 오후
*출처: 중앙일보-시가 있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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