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강(Red River)
장르: 서부 | 미국(1948년)
감독: 하워드 혹스, 아더 로슨
출연: 존 웨인 (토마스 던슨 역), 몽고메리 클리프트 (매트 가스 역), 조안 드루 (테스 밀레이 역), 월터 브레넌 (네이딘 그루트 역)
영상설명: 톰은 그의 양자인 매튜와 텍사스에서 거대한 농장을 만든다. 두 부자는 나름대로 편안하게 살며, 남부럽지 않다. 어느 날, 그 둘은 엄청난 수의 소 떼를 몰고 텍사스에서 미조리 방향을 따라서 북으로 이동을 하게 된다. 그러나 그들의 여정 속에서 밝혀지는 톰과 매튜에 관련된 새로운 과거와, 톰의 강압적이고, 자기 멋대로인 행동들 때문에 매튜는 소 떼를 몰고 켄사스로 가려고 마음을 먹는다. 매튜는 톰 몰래 소 떼을 몰고 떠나게 되고, 톰은 매튜에게 복수를 하려고 마음먹고 추격을 시작하는데
1부
2부
<영화 해설>
미국의 정통 서부극중에서 어마어마한 숫자의 소떼를 몰고 가는 영화들은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소떼가 등장하는 영화로는 글렌 포드, 잭 레몬 주연의 '카우보이'를 비롯
윌리암 홀덴, 리처드 위드마크의 '알바레스 켈리' 존 웨인 주연의 '11인의 카우보이'와
'치삼' 클라크 게이블 주연의 '거인' 등의 영화들이 있습니다. 이들 영화들을 보고
있노라면 과연 어떻게 촬영이 가능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같은 인공적 촬영이
아니라 실제 유명배우들이 소몰이 시늉을 하면서 수백마리 이상의 소떼가 실제로
등장하고 있고, 특히 소떼가 달리는 장면도 꽤 그럴싸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카우보이 서부극 중에서 선배격인 영화가 바로 '붉은 강'입니다. 이 영화의
구도는 전형적인 신구대립니다. 구세대, 즉 고집스런 기성세대를 대표하는 캐릭터로
던슨(존 웨인)이 등장하고 그런 기성세대에 도전하는 신세대적 캐릭터로 몽고메리
클리프트가 연기한 매트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이들은 아버지와 아들정도의
나이차이로 등장하지요. 지는 해와 뜨는 해 라고 할까요?
영화 초반에만 잠깐 젊게 등장하는 존 웨인
사랑하는 여인과 아픈 이별을 하는 던슨
텍사스에 정착하게 되는 세 사람
그런데 실제 두 배우의 면모를 보면 이 영화로 둘다 뜨는 해가 되었습니다. 존 웨인과
몽고메리 클리프트는 13살 차이, 몽고메리 클리프트는 이 해에 데뷔한 풋풋한 신예로
1948년 봄에 개봉한 '산하는 요원하다' 이후 두 번째 작품으로 48년 가을에 공개된
영화입니다. 존 웨인은 이미 1930년에도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가 있는 20년차의
오랜 경력이었지만, 30-40년대는 B급 레벨의 배우였습니다. 30년대 그저 그런
많은 영화들에 주연을 했고, 서부극의 고전이 된 '역마차'에서 비로소 주목받기 시작
했지만 게리 쿠퍼나 클라크 게이블 같은 특급스타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다가
1948년에 '아파치 요새' '붉은 강' 에 출연한 이후부터 승승장구하여 1949년에 비로소
최초로 머니메이킹 스타 베스트 10에 선정된 이후 1958년을 제외하고 1974년까지
빠짐없이 선정되며 헐리웃 최고의 흥행배우로 무려 25년 이상을 군림했습니다.
몽고메리 클리프트는 데뷔작부터 주목받으면서 1950년대 젊은이의 상징이 될 정도로
인기를 누린 배우였습니다. 다만 존 웨인이 40년대부터 70년대까지 긴 전성기를
누린데 반하여 몽고메리 클리프트는 60년대부터 급격한 슬럼프에 빠지며 1966년
불과 46세의 나이로 요절하는 불운의 배우가 되었습니다.
'붉은 강'은 소몰이 영화의 표본이 되는 수작으로 존 웨인의 중후함과 몽고메리
클리프트의 싱그러운 매력이 발산된 작품입니다. 두 주인공의 매력을 받쳐주는
비중있는 조역으로는 명품 조연배우 월터 브레난과 'O.K목장의 결투'에서의 악역
링고 등 개성있는 조연으로 자주 등장한 존 아일랜드가 역시 신구세대를 보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데뷔 첫해의 싱그러운 젊음의 몽고메리 클리프트
몽고메리 클리프트와 함께 젊은 신세대 카우보이
역할을 담당한 존 아일랜드(왼쪽)
두 주인공의 대립은 깊어지고....
1850년대, 맨주먹으로 광활한 텍사스에서 목장을 시작한 던슨(존 웨인), 그는 나이든
베테랑 그룻(월터 브레난)과 고아 소년 매트와 함께 열심히 농장을 일굽니다. 14년이
지난후 매트는 어른으로 성장하고, 던슨은 9천마리의 소를 몰고 수천마일 거리인
미주리까지 긴 여정을 시작합니다. 그룻은 요리를 담당하고 어엿한 성인이 된 매트는
소몰이꾼들을 진두지휘하며 동행하고 거기에 총솜씨가 좋은 청년 체리(존 아일랜드)가
함께 동행합니다. 산넘고 물 건너 긴 여정이 이어지고 목동들은 하나 둘씩 지쳐갑니다.
그러나 독단적이고 완고한 던슨이 무리한 행군을 강행하자 지친 일행에서 이탈자들이
생겨납니다. 강압적인 독재자 던슨과는 달리 매트는 용맹스러우면서도 인간적이고
유연한 모습을 보입니다. 사람들은 점점 던슨보다 매트를 신뢰하게 되고 던슨의
폭압적 태도에 결국 반란이 일어납니다. 매트는 던슨을 죽이려는 사람을 말리고
던슨을 살려둔채 새 리더가 되어 떠나고 혼자 남은 던슨은 매트에게 복수를 다짐합니다.
매트일행은 여정중에 인디언에게 습격당한 역마차일행을 구해주고 그런 매트의
매력을 발견한 미모의 여인 테스(조안 드루)는 매트를 사랑하게 됩니다. 하지만
매트는 사랑하는 여인과 뒤쫓아오는 던슨을 뒤로 한채 소떼를 몰고 떠나고......
거대한 소떼의 이동이 영화의 큰 묘미
영화가 2/3정도 진행된 뒤에 등장한 조안 드루는
두 남자의 대립으로 흥미롭게 치닫는 영화에 더 큰
흥미거리를 제공한다.
광활한 서부를 가로질러 9천마리가 넘는 소떼를 몰고 여정을 떠나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런 와중에 의견충돌도 벌어지고 모험도 벌어지고 갈등도 벌어지고
생사를 넘나들며 긴 여정을 함께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존 웨인은 거칠고
고집스런 중년으로서 위압적 모습을 보여주고 몽고메리 클리프트는 용감하면서도
합리적이고 유연한 청년을 연기하며 대조적인 신구세대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동반자로서 여정을 함께 하는 두 사람이 어느 순간 원수지간이 되어 쫓는 자와
쫓기는 자 로서의 스릴을 보여주는 구성이 흥미로우며 그런 와중에 미모의 여성을
등장시켜 두 남자의 갈등구조 사이에 적절히 끼워 넣으면서 흥미로운 요소를
더해 갑니다. 명장 하워드 혹스의 작품답게 꽤 짜임새있는 이야기와 연출이 볼만한
수작입니다. 게리 쿠퍼와 여러 영화에서 찰떡콤비를 보여주었던 월터 브레난은
이번에는 존 웨인과 서부극에 함께 출연했는데 하워드 혹스 감독은 11년뒤에 다시
두 배우들과 의기투합해서 '리오 브라보'라는 서부극을 완성시켜서 성공을 거둡니다.
몽고메리 클리프트는 데뷔 첫해에 서부극에 출연하여 완성도있는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후 서부극에 출연하지 않고 멜러물에 어울리는 배우가 되었지만 서부극
에서도 제법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특히 후반부에 존 웨인과 치고 받는
연기도 그럴싸했습니다. 이 영화는 존 웨인이 출연한 서부극중에서 '권총속사
대결'이 펼쳐지는 작품인데 평생 서부극에 많이 출연한 존 웨인이 권총속사 대결을
보여주는 영화는 '무장마차' '치삼' 등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복수심에 불타는 던슨과 그를 우려하는 여인
명감독 하워드 혹스의 연출 외에도 아메리칸 서부영화 음악의 대가인 디미트리
티옴킨이 음악을 담당했는데 이 영화의 주제곡인 'Settle Down'은 '리오 브라보'에서
딘 마틴이 가사를 바꾸어 부르기도 했는데 그래서 딘 마틴이 부른 'My Rifle, My Pony
and Me'로 더 유명한 멜로디입니다. 원조로 쓰인 곡보다 나중에 리바이벌로 부른
노래가사제목이 더 유명해진 셈입니다. 갱스터 무비 '스카페이스' 스크루볼 코미디
'베이비 길들이기' 필름느와르 '빅슬립' 등 각 장르에서 탁월한 걸작을 남긴 명장
하워드 혹스 감독은 서부극에서도 완성도 높은 연출을 보여주면서 다양한 장르에
모두 뛰어난 명연출가임을 보여주고 있는데 말년에 '엘도라도' '리오 로보'등
존 웨인 주연의 서부극으로 연출가의 삶을 마무리하였습니다.
'붉은 강'은 서부영화의 걸작 고전으로 꼽히는 작품인데 특히 소몰이를 소재로 한
영화중에서는 거의 원조격이 되는 작품입니다. 기병대, 인디언, 무법자, 은행강도
남북전쟁 등 서부극에서 소재로 쓰이는 요소가 많지만 카우보이들의 소몰이를
다룬 영화중에서는 단연 손꼽힐 작품입니다. 많은 수작을 연출한 하워드 혹스
감독의 역작중 한 편입니다.
ps1 : 존 웨인은 당시 41세였는데 나이에 비해 훨씬 노역을 연기하고 있습니다.
영화 초반부에 잠시 젊은 모습으로 등장했다가 금방 14년뒤가 되고
이후부터는 나이든 기성세대의 역할입니다.
ps2 : '스카페이스' '베이비 길들이기' '붉은 강'은 전혀 다른 느낌의 영화입니다.
같은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는 연상이 잘 안되는데 그만큼 하워드 혹스의
연출의 깊이가 남다른 것이지요.
ps3 : 이 영화를 보면 '리오 브라보'에 만약 몽고메리 클리프트가 출연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워드 혹스, 존 웨인, 월터 브레난, 거기에
디미트리 티옴킨까지... 몽고메리 클리프트만 쏙 빠진 셈입니다. 물론
주정뱅이 총잡이를 연기한 딘 마틴이 워낙 잘하긴 했지만.
ps4 : 소떼가 놀라서 무리지어 달려가는 장면이 가장 장관인데 이런 촬영을
40년대에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ps5 : 영화의 내용을 보면 붉은 강(Red River) 보다는 '광야천리'라는 우리나라
개봉제가 사실 더 어울입니다. 다만 박진감이 좀 떨어지는 제목이지요.
[해설 출처] 붉은 강/광야천리(Red River 48년) 존 웨인 & 몽고메리 클리프트|작성자 이규웅/ 영화 출처: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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