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정조 시대에 크게 활약한 실학자 다산 정약용 선생(1762~1836 향년 74세) 은 정조 사후 반대파에게 밀려 선생 나이 40이 되던 해인 순조 1년(1801년) 부터 57세가 되던 순조18년(1818년) 8월까지 17년이란 긴 세월을 전남 강진에서 유배 생활을 하게 되는데 이 시기 많은 저술 활동을 한 것과는 별개로 매조도(梅鳥圖) 두점을 그렸고 현존한다.
두 작품 모두 1813년 선생 52세때 그린 그림인데 비단에 수묵 담채로 그리고 글을 썼다. 재료는 다산선생의 부인되는 분이 시집올 때 가지고 온 다섯폭 짜리 분홍빛 활옷을 썼는데 이 재료는 1810년에 다산 선생한테 보내졌고 선생은 이 재료를 "하피첩"이란 책을 쓰는데 활용했고 그림은 남은 자투리를 이용했다고 한다.
두 그림중 한점은 1813년 7월14일 친구 윤서휴의 아들 윤창모에게 딸을 출가 시키면서 그려 주었고 다른 한점은 선생의 같은 해 8월 소실 정씨에게서 딸 홍임을 얻게되자 감회를 못이겨 그렸던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두 그림은 거의 같은 구도를 사용하고 있으나 윤창모에게 출가한 딸에게 그려 준 그림에는 멧새 두마리가 나뭇가지에 정답게 앉아 있는데 반해 정작 본인에게 전해지지도 못한 아픈 사연이 있는 다른 그림에는 멧새 한마리만이 외롭게 앉아 있어 선생 정실 부인에게서 받아들여지지 못해 나중엔 모녀 자취까지 알 수 없게된 소실 정씨와 그녀의 소생인 홍임의 아픔을 대변해주는듯 하다.
*출가하는 딸에게 그려준 매조도:비단에 수묵 담채 19X45 고려대학교 박물관 소장
글 내용은 딸을 강진 친구 아들에게 짝지어준 흡족한 마음을 표현한 시와 그림을 그리게 된 연유를 적었는데 이 중에 시만 옮겨 보면,
'펄펄나는 저새가 내 뜰 매화에 쉬네.꽃다운 향기 매워 기꺼이 찿아왔지.머물러 지내면서 집안을 즐겁게 하렴.꽃이 활작 피었으니 열매도 많겠구나.'
*소실 정씨에게서 난 딸 '홍임'을 생각하며 그린 매조도:비단에 수묵 담채 26.7X51 개인 소장.
시의 내용 '묵은 가지 다 썩어 그루터기 되려더니, 푸른가지 뻗더니만 꽃을 활짝 피웠구나.어데선가 날아든 채색 깃의 작은 새, 한마리만 남아서 하늘가를 떠돌리.'
*출처:'한국학 그림을 만나다'란 책 118~134쪽 '다산의 부정이 담긴 매조도 두 폭'이란 제하의 한양대 국문과 정민 교수의 글과 '다산 정약용'이란 홈페이지에서 임의 발췌 요약했습니다.많은 좋은 내용이 있는데 여력 부족으로 다 못 옮겼으니 관심있으신 분은 위 책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소장하고 두고두고 읽고 싶은 책입니다.^^
'♣ 미술(美術) 마당 ♣ > - 화가,그림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蕙園 신윤복 ..남녀의 애정표현의 풍속화.. (0) | 2013.10.19 |
---|---|
[스크랩] 천문학이 밝힌 `월하정인` 제작시점은? (0) | 2013.10.16 |
오총(五總)의 지혜 (0) | 2013.10.15 |
점어죽간(鮎魚竹竿) (0) | 2013.10.13 |
매화음(梅花飮) (0) | 2013.09.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