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명기(名技)들의 시와 산수화
東洋 畵家
오늘은 우리의 산수화를 배경으로 옛 기생들의
시조를 감상해 보시지요. 참으로 멋있는 여인들 이었읍니다. 江陵郊外 (48×69㎝) 梨花雨 흩뿌릴 제―계랑
배꽃 흩어뿌릴 때 울며 잡고 이별한 임 秋風落葉에 저도 날 생각하는가 千里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는구나 지은이 : 계랑(桂娘). 여류시인. 부안의 기생. 성은 이(李) 본명은 향금(香今),
호는 매창(梅窓), 계생(桂生). 시조 및 한시 70여 수가 전하고 있다.
황진이와 비견될 만한 시인으로서 여성다운 정서를 노래한 우수한 시편이 많다.
참 고 : 梨花雨―비처럼 휘날리는 배꽃 乾川里 (46×68㎝) 送人
양양 기생 사랑을 나눈 시냇가에서 임을 보내고 외로이 잔을 들어 하소연할 때 피고 지는 저 꽃 내 뜻 모르니 오지 않는 임을 원망하게 하리 弄珠灘上魂欲消 獨把離懷寄酒樽 無限烟花不留意 忍敎芳草怨王孫 지은이 : 영양 기생 참 고 : 농주(弄珠)―연인과 함께 사랑을 속삭임. 桂林近郊 (47×68㎝)傷春
계생 이것은 봄이 감을 슬퍼하는 것이 아니고 다만 임을 그리워한 탓이네 티끌같은 세상 괴로움도 많아 외로운 목숨 죽고만 싶네 不是傷春病 只因憶玉郞 塵豈多苦累 孤鶴未歸情 지은이 : 계생(桂生), 혹은 매창(梅窓). 부안 기생. 『 매창집(梅窓集)』이 전한다.
孤石亭 (53×97㎝)春愁
금원 시냇가의 실버들 유록색 가지 봄시름을 못 이겨 휘늘어지고 꾀꼬리가 꾀꼴꾀꼴 울음 그치지 못하는 것은 임 이별의 슬픔 이기지 못함인가 池邊楊柳綠垂垂 蠟曙春愁若自知 上有黃隱啼未己 不堪趣紂送人時 지은이 : 금원(錦園). 원주 사람. 김시랑, 덕희(金侍郞 德熙)의 소실. 참 고 : 황리(黃麗鳥)―꾀꼬리 孤石 竹亭里 雪景 (47×68㎝)매화 옛등걸에
매화 매화 옛등걸에 봄철이 돌아오니 옛 피던 가지에 피음직도 하다마는 춘설이 어지러이 흩날리니 필듯말듯 하여라 梅花 노등걸에 봄졀이 도라오니 노퓌던 柯枝에 픗염즉도 *다마* 춘설(春雪)이 난분분(亂紛紛)*니 필동말동 *여라 지은이 : 매화(梅花). 생몰년 미상, 조선시대 평양 기생. 애절한 연정을 읊은 시조 8수(그중 2수는 불확실함)가 『청구영언』에 전한다. 公州 문동골 (47×69㎝)待郞
능운 임 가실 제 달 뜨면 오마시더니 달은 떠도 그 임은 왜 안 오실까 생각해 보니 아마도 임의 곳은 산이 높아 뜨는 달 늦은가 보다 郞去月出來 月出郞不來 相應君在處 山高月出遲 지은이 : 능운(凌雲). 참 고 : 상응(相應)―생각해 보니 內山里의 겨울 (52×97㎝)玉屛
취선 마을 하늘은 물이런 듯 맑고 달빛도 푸르구나 지다 남은 잎에 서리가 쌓일 때 긴 주렴 드리우고 혼자서 잠을 자려니 병풍의 원앙새가 부러웁네 洞天如水月蒼蒼 樹葉蕭蕭夜有霜 十二擴簾人獨宿 玉屛還羨繡鴛鴦 지은이 : 취선(翠仙). 호는 설죽(雪竹) 김철손(金哲孫)의 소실. 참 고 : 십이상렴(十二擴簾)―긴 발을 뜻함 魯家村 (57×88㎝)
離別 일지홍 말은 다락 아래 매어 놓고 이제 가면 언제나 오시려나 은근히 묻네 임 보내려는 때 술도 떨어지고 꽃 지고 새가 슬피 우는구나
駐馬仙樓下
慇懃問後期 離筵樽酒盡 花落鳥啼時 지은이 : 일지홍(一枝紅). 성천(成川)의 기생. 참 고 : 선루(仙樓)―신선이 산다는 다락. 大埠古刹 (47×69㎝)묏버들 가려 꺾어
홍랑 묏버들 가려 꺾어 보내노라 임에게 잠자는 창 밖에 심어 두고 보소서 밤비에 새잎 나거든 나인가 여기소서 묏버들 갈* 것거 보내노라 님의손* 자시* 窓밧긔 심거두고 보쇼셔 밤비예 새닙 곳 나거든 날인가도 너기쇼셔 지은이 : 홍랑(洪娘). 생몰년 미상. 조선 중기 때의 명기 台霞里 雪景 (53×97㎝)청산은 내 뜻이오
황진이 靑山은 내 뜻이오 綠水는 임의 情이로다 녹수 흘러간들 청산이야 변할손가 녹수도 청산을 못잊어 울면서 가는가 靑山은 내*이오 綠水* 님의 정情이 綠水 흘너간들 靑山이야 변(變)*손가 綠水도 靑山을 못니저 우러예여 가*고 지은이 : 황진이(黃眞伊). 생몰 미상. 조선 중종 때의 명기. 개성 출신. 大興寺 (48×70㎝)
黃昏 죽향 실버들 천만 가지 문 앞에 휘늘어져서 구름인 듯 인가를 볼 길 없더니 문득 목동이 피리불며 지나간다 강 위에 보슬비요 날도 저물어 가누나 千絲萬縷柳垂門 綠暗如雲不見村 忽有牧童吹笛過 一江烟雨自黃昏 지은이 : 죽향(竹香). 호는 낭각(琅珏). 평양 기생. 참 고 : 연우(烟雨)―아지랑이가 낀 것처럼 내리는 비
頭甸村 막다른 골목길 (57×88㎝)
秋月夜 추향 노를 저어 맑은 강 어귀에 이르니 인적에 해오라기 잠 깨어 날고 가을이 짙은 탓인가 산빛은 붉고 흰 모래엔 달이 둥글다 移棹淸江口 驚人宿驚飜 山紅秋有色 沙白月無痕 지은이 : 추향(秋香) 白沙村 (57×88㎝)半月
황진이 崑崙의 귀한 玉을 누가 캐어 織女의 얼레빗을 만들었는가 오마던 임 牽牛 안 오시니 근심에 못 이겨 허공에 던진 거라오 誰斷崑崙玉 裁成織女梳 牽牛一去後 愁擲碧空虛 지은이 : 황진이(黃眞伊). 중종 때 기생. 寺谷 會鶴里 (47×69㎝)
秋雨 혜정 금강산 늦가을 내리는 비에 나뭇잎은 잎마다 가을을 울리네 십년을 소리없이 흐느낀 이 신세
헛된 시름에 가사만 젖었네 九月金剛蕭瑟雨 雨中無葉不鳴秋 十年獨下無聲淚 淚濕袈衣空自愁 지은이 : 혜정(慧定). 여승(女僧). 참 고 : 가의(袈衣)―중이 입는 옷.
三成里 江邊 (53×97㎝)
어이 얼어 자리 한우 어이 얼어 자리 무슨 일로 얼어 자리 원앙 베개와 비취 이불을 어디 두고 얼어 자리 오늘은 찬비 맞았으니 녹아서 잘까 하노라 어이 얼어 잘이 므스 일 얼어 잘이 鴛鴦枕 翡翠衾을 어듸 두고 얼어 자리 오늘은 *비 맛자신이 녹아 잘* *노라 지은이 : 한우(寒雨). 조선 선조 때 임제(林悌)와 가까이 지내던 평양 기생. 西雙版納湖畔 (47×68㎝)長霖
취연 열흘이나 이 장마 왜 안 개일까 고향을 오가는 꿈 끝이 없구나 고향은 눈 앞에 있으나 길은 먼 千里 근심 어려 난간에 기대 헤아려보노라 十日長霖若未晴 鄕愁蠟蠟夢魂驚 中山在眼如千里 堞然危欄默數程 지은이 : 취연(翠蓮). 자는 일타홍(一朶紅). 기생 참 고 : 장림(長霖)―긴 장마 중산(中山)―지명. 사랑하는 임이 있는 곳, 또한 고향 水海子村 (47×68㎝)晩春
죽서 꽃이 지는 봄은 첫 가을과 같네
밤이 되니 은하수도 맑게 흐르네 한 많은 몸은 기러기만도 못한 신세 해마다 임이 계신 곳에 가지 못하고 있네 落花天氣似新秋 夜靜銀河淡欲流 却恨此身不如雁 年年未得到原州 지은이 : 죽서(竹西). 철종 때 사람. 서기보(徐箕輔)의 소실 安東 李陸史마을 (45.5×68㎝)
履霜曲―작자 미상 비가 내리다가 개고 눈이 많이 내린 날에 서리어 있는 수풀의 좁디좁은 굽어돈 길에 다롱디우셔 마득사리 마득너즈세 너우지 잠을 빼앗아간 내 임을 생각하니 그러한 무서운 길에 자러 오겠는가? 때때로 벼락이 쳐서 無間地獄에 떨어져 고대 죽어버릴 내 몸이 내 임을 두고서 다른 임을 따르겠는가? 이렇게 하고자 저렇게 하고자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망설이는 期約입니까? 맙소서 임이시여 임과 한 곳에 가고자 하는 기약뿐입니다 지은이 : 작자 미상 |
출처 : 장계인의 그림 이야기
글쓴이 : 장계인 원글보기
메모 : 그림은 작품성이 뛰어나 보이질 않으나 시가 좋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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