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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를 그림으로 배웠네](22) 에곤 실레…짐승처럼 솔직했던 그 남자

Bawoo 2015. 6. 21. 10:51

경고, 조금 야할 수 있습니다


‘여자는 늘 몸가짐을 조심해야 한다.’ 태어나서 이 말을 족히 삼천번은 넘게 들었다. 덕분에 어렸을 적 나는 늘 뻣뻣한 여자였다. 스킨십은 어색하고 불편했다. 부모님을 속이고 나쁜 짓을 하는 것만 같았다. 스킨십을 할라치면 내 머릿속은 항상 복잡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이걸 누구에게 들키면 어쩌지’라는 생각뿐이었다.

그런데 태어나서 딱 한번, 죄책감으로 온전히 해방됐던 때가 있었다. 그를 생각하면 나는 ‘에곤 실레(Egon Schiele)’가 떠오른다.

그래도 수위를 조절했지요


요절한 오스트리아의 표현주의 화가 에곤 실레(1890~1918). 그의 그림들은 절대로 아름답지 않다. 색감은 어둡고 분위기는 눅눅하고 암울하다. 그의 그림에는 주로 마르고 뒤틀린 육체들이 뒤엉켜있다. 주인공들은 볼품없고 초라하다. 하지만, 그들은 이상하리만큼 당당하다. 부끄러워하기는커녕 오히려 노골적으로 확신에 차있다.

그 역시 그랬다. 어설픈 감언이설로 육체적인 욕망을 분칠하지 않았다. 사랑을 표현하는 데 당당했고 거리낌이 없었다. 주저하거나 망설이지도 않았다. 느끼는 그대로 원하는 그대로 여과 없이 행동했다. 강렬하리만큼 직선적이었다. 어린아이처럼 때론 짐승처럼 그는 감정 표현에 솔직했다.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


처음 나는 그런 그가 불쾌했다. 낯설고 무섭기까지 했다. 나를 무시하는 건가 가볍게 보는 건가 함부로 대하는 건가. 혼자서 오만가지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는 나에게 망설일 틈조차 주지 않았다. 거칠게 밀려들었고 깊게 파고들었다. 서서히 그런 그가 익숙해졌다. 그리고 나는 점점 자유로워졌다.



거센 불길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서로를 마른 장작처럼 내던지며 불을 지피던 어느 날 우린 깨달았다. 욕망과 불안과 초조함으로 가득한 우리에게 이제 남은 건 재뿐이란 사실을. 아낌없이 타오른 열정의 바닥에는 하얗게 세어버린 잿가루가 수북했다. 당연한 이별이었다.

자화상은 옷을 입었군요


에곤 실레의 삶 역시 짧지만 강렬했다. 초기 실레는 스승이었던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를 연상시키는 그림을 선보였으나 점차 독자적인 스타일을 발전시켜 나간다. 그는 관심사는 주로 죽음에 대한 공포와 내밀한 관능적 욕망, 그리고 인간의 실존을 둘러싼 고통스러운 투쟁이었다.

실제로도...
1918년 클림트가 사망하고 실레는 오스트리아를 이끄는 예술가의 지위에 올라선다. 하지만 같은해 10월, 실레의 아내가 당시 유럽을 휩쓸던 스페인 독감에 걸려 사망한다. 아내와 뱃속의 아기를 잃고 슬퍼하던 실레 역시 스페인 독감으로 3일 뒤에 세상을 떠난다. 그의 나이 28살, 그럼에도 그는 미워할 수 없는 수많은 명작을 남겼다.

 

 

*출처; 중앙일보 

 

<참고>

에곤 실레 (Egon Schiele, 1890년 6월 12일 - 1918년 10월 31일)는 오스트리아 출신 화가이다.

1906년 빈 미술 아카데미에 입학 하였으나, 보수적인 학교에 반발하여 몇몇 동료들과

‘새로운 예술가 그룹’을 결성하고 3년 만에 학교를 그만두었다. ‘오스트리아 화가 연맹’의 클림트를 만나

많은 교류를 하였다.<위키백과>


에로틱한 구상작품으로 유명하다. 빈 미술학교의 학생시절(1907~09)에 아르 누보의 일환인 독일의 유겐트스틸 운동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 그무렵 빈 분리파의 지도자인 구스타프 클림트를 만났으며, 작품의 곡선미와 정교함은 클림트의 우아한 장식적 요소에 영향받은 바가 크다. 그러나 그는 장식보다 표현을 강조했으며 열정적인 긴장감으로 선의 감성적 호소력을 높였다. 그는 처음부터 인물 표현에 몰두했고, 성적인 주제를 솔직하고 자극적으로 처리한 점이 커다란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1909년 빈에서 신예술가협회의 창립에 한몫 했으며, 1911년부터 유럽 곳곳에서 전시회를 가졌다. 1918년 빈에서 열린 분리파 전시회 때에는 실레의 작품을 위한 특별 전시실이 따로 마련되었다. 그로부터 얼마 후 스페인 독감으로 사망했다. 주요작품으로 〈자기 성찰자 The Self Seer〉(1911)·〈추기경과 수녀 The Cardinal and Nun〉(1912)·〈포옹 Embrace〉(1917) 등이 있다. 그의 풍경화에서도 열정적인 색과 선의 표현을 볼 수 있다.<브리태니커>

나체를 많이 그린 화가로 에곤 실레(Egon Schiele)가 있다. 그는 아름다움에 대한 기존의 규범에서 벗어나 인간의 심적인 부분과 성적인 부분을 대범하게 표현한 표현주의 화가라 할 수 있다. 화가로서의 실레의 삶은 1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330여 개의 유화와 2,500여 개의 데생을 그렸다고 한다. 이 중 100여 점이 자화상이었고 초상화도 많았는데, 작품 속 인물들은 대부분 나체의 모습을 하고 있다. 또한 대범한 포즈를 취하고 지극히 사적이고 숨기고 싶은 신체적 부위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자극적인 나체 그림이 많다. 이렇게 선정적인 그림들은 그 시대 여러 사람들의 반감을 사기도 했으며, 어린 소녀들을 모델로 그림을 그리다가 법적 처벌을 받기까지 했다. 그러나 실레가 표현하고자 한 성은 그저 쾌락이 아니라, 끊임없는 욕망에 상실되어가는 인간의 나약하고 고독한 모습의 표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다른 사람 뿐 아니라 자신을 그린 자화상조차 과감한 나체로 표현했다. 진정한 자기란 일상의 옷을 걸치고 그럴듯하게 타인들과 관계하는 사회적 존재가 아니라 성적인 존재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그래서일까, 실레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인간의 화려한 겉모습은 찾을 수 없다. 오히려 인간의 끊임없는 욕망과 그 욕망에 상실돼 가는 인간의 약한 모습이 두드러진다. 아마도 실레가 생각하기에, 인간의 본 모습은 성적 열망에 사로잡힌 존재일 수 있다. 그저 정신병자들일 수도 있다. 에로틱한 나체가 아니라 인간 내면의 본능적인 욕망을 들여다보라는 의미였던 것 같다. 실레의 나체는 선정적이거나 성적인 느낌보다는 왜소하기 이를 데 없다. <곽금주 서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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