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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인상 대처 이렇게]"미 금리 완만한 인상… 구조개혁 서둘러 실물경제 타격 막아야"

Bawoo 2015. 9. 21. 22:12

경제연구원장 진단
美 금리인상 시작되더라도 금융시장 별 영향 없겠지만
러 등 신흥국 위기로 불똥땐 실물경제 다시 옥죌 가능성
생산성 향상·고부가산업 육성… 부실기업 구조조정도 병행을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로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주요 연구기관장들이 내놓은 타개책은 결국 구조개혁이었다. 과거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 벌어졌던 두 차례의 금융 시장 위기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많았지만 결국 구조개혁 없이는 실물 경제로 밀려 들어올 부작용을 없애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전망은 '연내'로 대체로 일치했다. 강인수 현대경제연구원 원장은 "미국이 신흥국 자금이탈 우려 때문에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안 올린다면 모를까 마냥 미루지는 않을 것"이라며 "빠르면 10월, 늦어도 12월에는 올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 원장은 "미국 경제도 세계 경제에 다시 영향을 받는 '네거티브 피드백 루프(Negative Feedback Loop)'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금리 인상 결정의 가장 큰 변수로는 중국을 꼽았다. 중국 경제에 대한 전망은 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해석과 연착륙에 성공할 것이라는 예상이 엇갈렸다. 김 원장은 "중국은 올해부터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등 우리나라보다 심각한 고령화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기업의 생산설비 과잉과 과다 채무 문제, 세계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만큼 경제성장률의 점진적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강 원장은 "중국은 고도성장기를 끝내고 고부가가치로 옮겨가기 위한 산업 구조조정을 해나가는 과도기인 신창타이(新常態) 시대"라며 "구조조정이 안착하면 6% 중반대의 안정적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금리 인상이 시작돼도 우리나라 금융 시장에서의 급격한 자본 유출 문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이가 많았다. 문제는 펀더멘털이 취약한 브라질6러시아 등의 신흥국 위기가 세계 경기 둔화로 번지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실물 경제를 다시 옥죄는 경우다. 신인석 자본시장연구원 원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 우리나라 금융 시장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취약한 신흥국이 영향을 받고 그렇게 세계 경기가 둔화되면 우리나라 실물 경기는 안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원장도 "우리나라는 다른 신흥국에 비해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탄탄하다"며 "오히려 브라질·러시아 등의 신흥국에서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리나라 자본 유출 정도가 다른 신흥국에 비해 클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권 원장은 "외환 건전성이나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등 경제 펀더멘털이 좋다고 하지만 선진국 국부펀드나 헤지펀드는 국가 하나하나를 보고 돈을 빼가지 않는다"며 "우리나라는 이머징 그룹에 묶인데다 자본 자유화 수준이 높아 자금 유출 속도가 더 빠를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금융 시장보다 실물 경기에 영향을 크게 미칠 수 있는 만큼 주요 연구기관장이 내놓은 대비책도 결국은 구조개혁이었다.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은 "지금은 구조적 침체를 해결해야 하는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 원장은 동력을 읽어버린 산업구조를 놓고 "돈 풀기보다 생산성 향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고부가가치를 내는 산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은행의 부실채권이 90%에 이를 만큼 시스템 리스크 관점에서 가계부채보다 기업 부실 문제가 더 중요하다"며 "기업이 이윤을 내고 고용을 해야 가계 소득이 확보되는 만큼 가계부채 안정화를 위해서도 기업 구조조정은 미루기 어려운 과제"라고 지적했다.<서울경제 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