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 감상실 ♣/- 클래식(전곡)

Franz Schubert: String Quintet in C Major D 956

Bawoo 2016. 1. 12. 22:09

Franz Schubert

 

 String Quintet in C Major  D 956

String Orchestra Transcription
Franz Schubert

Kremerata Baltica
Gidon Kremer

 

1828년 10월 2일, 그의 삶을 불과 49일 남겨놓은 슈베르트는 출판업자 프로스트에게 신작 출판을 요청하는 편지를 썼다. “최근에 세 곡의 피아노 소나타와 하이네의 시에 의한 몇 개의 가곡들을 작곡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바이올린 2대와, 비올라 1대, 첼로 2대를 위한 5중주곡을 처음으로 작곡했습니다. 소나타는 몇 군데서 연주했는데 반응이 좋았고, 5중주곡은 몇 주 후에 연주될 예정입니다. 이 작품들에 관심이 있으시면 부디 제게 연락 주십시오.”

그러나 1850년이 되도록 편지에 언급된 슈베르트의 현악 5중주곡이 연주되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는다. 슈베르트 현악 5중주곡에 대한 공식 초연은 1850년 11월 17일 빈에서 헬메스베르거 4중주단과 또 한 명의 첼리스트에 의해 이루어졌다. 또한 이 곡의 악보는 슈베르트 사후 25년이 지난 1853년이 되어서야 디아벨리 출판사에서 출판되었다.

당대의 무관심으로 잊혀질 뻔했던 걸작

실내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고전음악의 수많은 실내악 명곡들 가운데서도 슈베르트의 현악 5중주 D.956을 으뜸으로 꼽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음악학자 호머 울리히도 그의 저서에서 슈베르트의 현악 5중주를 가리켜 “고귀한 이념과 아름다운 선율, 다양한 분위기에 있어 이 작품에 필적할 만한 것은 없다.”고 말했고, 피아니스트 아르투르 루빈스타인은 이 작품의 느린악장을 그의 장례식 때 연주해달라고 청했으며, 바이올리니스트 조셉 선더스는 자신의 무덤 비석에 슈베르트 현악 5중주 1악장의 제2주제를 새겨 넣었다. 그토록 수많은 음악가들과 음악애호가들에게 각별한 영감을 전해준 이 특별한 걸작이 슈베르트 당대와 그 이후 오랫동안 무시되고 잊혀질 뻔했다는 사실은 실로 가슴 아픈 일이다.  이 작품은 슈베르트의 삶이 막바지에 달했을 무렵에 작곡된 작품으로, 슈베르트 특유의 포근하고 감상적인 느낌이 각별하다. 빈의 중앙공원묘지에 있는 슈베르트의 묘.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왼편으로는 모차르트의 기념비와 베토벤의 묘가 있고, 오른편으로는 브람스의 묘가 있다.

슈베르트가 현악 5중주곡을 작곡한 시기는 1828년 8월과 9월로 추정하고 있다. 그는 현악 4중주 편성(바이올린 2, 비올라 1, 첼로 1)에 첼로 한 대를 추가해 현악 5중주를 작곡했는데, 이는 현악 4중주에 비올라를 더하는 일반적인 현악 5중주곡과는 다른 편성이다. 슈베르트는 비올라 한 대가 더 편성된 모차르트의 뛰어난 현악 5중주 작품을 알고 있었음에도 비올라가 아닌 첼로를 선택했다. 슈베르트가 현악 5중주곡에서 첼로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음악학자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하지만, 1악장에서 두 대의 첼로가 3도와 6도 음정으로 서로 어우러지는 제2주제를 들어보면 그 이유를 금방 느낄 수 있다. 두 대의 첼로가 만들어내는 이 푸근하고 편안한 화음의 매력이야말로 슈베르트 현악 5중주를 특별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 작품에서 첼로는 때로는 마치 테너 가수처럼 아리아를 부르는 듯하다가도 때로는 베이스 가수처럼 깊은 저음으로 침잠하며 듣는 이의 마음을 한껏 흔들어놓는다. 일찍이 작곡가 보케리니도 제2첼로를 넣은 현악 5중주를 작곡한 적이 있지만 첼리스트였던 그는 제1첼로를 프리마 돈나처럼 돋보이게 했다. 이는 슈베르트가 두 대의 첼로의 비중을 비슷하게 설정해 서로 어울리게 했던 실내악적 접근 방식과는 매우 다른 것이다.

슈베르트의 현악 5중주에선 때때로 웅장한 오케스트라 음향을 방불케 하는 소리가 뿜어 나오기도 한다. 이 작품을 작곡하기 2년 전, 현악 4중주 D.887에서 현악기들의 트레몰로(활을 빠르게 아래위로 교대하여 긴장감 넘치는 소리를 만들어내는 연주법)로 미증유의 음향을 만들어냈던 슈베르트는 현악 5중주에선 한층 더 다양한 표현법을 구사하며 관현악곡에 근접한 다채로운 음향을 만들어내며 우리에게 놀라움을 안겨준다.

[음악평론가 최은규님의 글에서 발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