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 ) 너 갑자기 가 버리면/ 나 ( ) 너를 잃고 살아갈까/ 나 ( ) 나를 두고 떠나가면….” 1970년대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곡이다. 요즘도 재생(리바이벌)돼 많이 불리는 노래다.
괄호 안에 들어갈 단어는 어느 것일까.
㉠어떠케 ㉡어떻게 ㉢어떡해 ㉣어떻해
문제를 보자마자 ‘㉠어떠케’를 고른 사람이 있을 것이다. 문자메시지를 많이 주고받는 젊은 사람이라면 그럴 확률이 높다. 그러나 이는 정답이 아니다.
우선 ‘㉡어떻게’를 보자. ‘어떻게’는 ‘어떻다’의 부사형으로 동사 등 다른 말 앞에 놓여 그것을 수식하는 기능을 한다. 따라서 이 자체로는 서술어로 쓰일 수 없다. “요즘 어떻게 지내십니까”처럼 반드시 서술어가 뒤따라 와야 한다. “나 어떻게”도 서술어를 넣어 “나 어떻게 해”로 해야 완전한 문장이 된다.
정답은 ‘㉢어떡해’다. ‘어떡해’는 ‘어떡하다’를 활용한 형태다. ‘어떡하다’는 ‘어떠하게 하다’, 즉 ‘어떻게 하다’가 줄어든 말이다. “저는 어떡하면 좋아요?” “새해에는 어떡하든 해내고야 말겠다” “오늘도 안 오면 어떡해”처럼 쓰인다. ‘어떡하다’가 ‘어떻게 하다’의 준말이므로 ‘어떡하면’은 ‘어떻게 하면’, ‘어떡하든’은 ‘어떻게 하든’, ‘어떡해’는 ‘어떻게 해’가 줄어든 것이다. 그러므로 “나 어떡해”는 “나 어떻게 해”와 같은 말이다.
‘어떻게’와 ‘어떡해’가 주로 헷갈린다. 발음이 비슷하기도 하지만 이처럼 ‘어떻게 하다’가 줄어 ‘어떡하다’가 됐다는 사실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떡해’가 잘 와닿지 않는다면 영어 단어를 외듯 철자를 외우는 수밖에 없다. ‘㉣어떻해’는 아예 없는 단어다.
그러거나 말거나 양 손가락으로 문자메시지를 총알같이 날리는 사람이라면 여전히 ‘㉠어떠케’로 쓸 가능성이 있다. 뜻만 전달되면 되지 뭐 그런 것까지 신경 써야겠느냐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조사에 따르면 문자메시지에서 맞춤법이 틀리는 사람은 상대에게 그리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한다고 한다. 괄호 안에는 ‘어떠케’ ‘어떻게’ ‘어떻해’가 아니라 ‘어떡해’가 바른말이다.
배상복 기자 sbbae@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우리말 바루기] 나 어떠케(?)
괄호 안에 들어갈 단어는 어느 것일까.
㉠어떠케 ㉡어떻게 ㉢어떡해 ㉣어떻해
문제를 보자마자 ‘㉠어떠케’를 고른 사람이 있을 것이다. 문자메시지를 많이 주고받는 젊은 사람이라면 그럴 확률이 높다. 그러나 이는 정답이 아니다.
우선 ‘㉡어떻게’를 보자. ‘어떻게’는 ‘어떻다’의 부사형으로 동사 등 다른 말 앞에 놓여 그것을 수식하는 기능을 한다. 따라서 이 자체로는 서술어로 쓰일 수 없다. “요즘 어떻게 지내십니까”처럼 반드시 서술어가 뒤따라 와야 한다. “나 어떻게”도 서술어를 넣어 “나 어떻게 해”로 해야 완전한 문장이 된다.
정답은 ‘㉢어떡해’다. ‘어떡해’는 ‘어떡하다’를 활용한 형태다. ‘어떡하다’는 ‘어떠하게 하다’, 즉 ‘어떻게 하다’가 줄어든 말이다. “저는 어떡하면 좋아요?” “새해에는 어떡하든 해내고야 말겠다” “오늘도 안 오면 어떡해”처럼 쓰인다. ‘어떡하다’가 ‘어떻게 하다’의 준말이므로 ‘어떡하면’은 ‘어떻게 하면’, ‘어떡하든’은 ‘어떻게 하든’, ‘어떡해’는 ‘어떻게 해’가 줄어든 것이다. 그러므로 “나 어떡해”는 “나 어떻게 해”와 같은 말이다.
‘어떻게’와 ‘어떡해’가 주로 헷갈린다. 발음이 비슷하기도 하지만 이처럼 ‘어떻게 하다’가 줄어 ‘어떡하다’가 됐다는 사실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떡해’가 잘 와닿지 않는다면 영어 단어를 외듯 철자를 외우는 수밖에 없다. ‘㉣어떻해’는 아예 없는 단어다.
그러거나 말거나 양 손가락으로 문자메시지를 총알같이 날리는 사람이라면 여전히 ‘㉠어떠케’로 쓸 가능성이 있다. 뜻만 전달되면 되지 뭐 그런 것까지 신경 써야겠느냐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조사에 따르면 문자메시지에서 맞춤법이 틀리는 사람은 상대에게 그리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한다고 한다. 괄호 안에는 ‘어떠케’ ‘어떻게’ ‘어떻해’가 아니라 ‘어떡해’가 바른말이다.
배상복 기자 sbbae@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우리말 바루기] 나 어떠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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