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 이야기" 저자로 잘 알려져 있는 '시오노 나마미'의 단상집(?). 시오노 나마미의 이야기보다 편역자인 '오화정'님의 주석 글이 더 돋보이는 책이라고 생각하며 읽었다. '로마인 이야기'와 '로마 멸망 이후의 지중해 세계'를 익은 탓인지 책 읽기는 비교적 수월한 편이었다. 시오노 나나미의 개인적 생각을 읽는 즐거움 보다는 로마 관련 이야기를 복습하는 재미로 읽은 편. 솔직히 시오노 나나미의 글은 별로였다. 위 두 책을 읽었을 때의 경이로움에 비하면 많이 살망한 편. 뭐 현실 -일본-에 대한 사견이라서 그런 것인 듯 싶었다.
언젠가 신문에서 시오노 나나미의 위안부에 관한 견해가 일본 우익들과 같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느데 이런 선입관 때문인지 일본 정부, 우리나라, 중국을 보는 견해에서 호감을 갖기는 어려웠다.
*사족- 시오노 나나미의 책을 다 읽지는 못했지만 참 글을 잘 쓴다고 생각했는데 '십자군 전쟁'은 읽다가는 중간에 그만 두었다. 기왕에 읽은 책이 몇 권 있어서 비교가 되었는데 천하의 시오노 나나미도 재미없는 소재를 재미있게 쓰는 재주까지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출판사의 책 소개 글]
일본 역사작가인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 역사에서 중요한 에피소드를 뽑아 현대 정치 상황에 접목하여 설명하면서 국가의 개혁을 이야기하고, 후임 승계 문제를 거론한다. 또한 전쟁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설파하는가 하면 역사를 해석하는 관점에 대해 확고한 잣대를 제시하면서 문호 개방, 이민 대책, 해적 문제, 난민 문제를 지적한다. 일본어 원제가 ‘일본인에게 - 국가와 역사편’인 만큼 『국가와 역사』는 일본의 정치 현실과 사회 분위기를 꼬집은 대목이 많다
제1장 역사를 해석하는 관점
후임 승계에 대하여
와인 삼매경
≪로마인 이야기≫를 탈고하며
유독 여자에게만 냉정하다는 비난에 답하다
세계사가 필수과목이 아니라니
유적과 이야기를 나누다
영화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를 관람하고서
전쟁의 본질
야스쿠니 신사에 다녀오다
독자의 도움
여름밤의 수다
아베 신조 총리의 옹호론
미의 여신이 있는 곳
역사의 시작 : 와인 편
역사의 시작 : 치즈 편
제2장 개혁은 루비콘 강을 건너는 모험이다
일본에서 겪은 세 가지 에피소드
명품에 주의하자
우리는 때때로 바보가 될 필요가 있다
로마에서 나루세 미키오를 보다
내가 꿈꾸는 내각 : 로마 편 [1]
내가 꿈꾸는 내각 : 로마 편 [2]
한자의 멋
후쿠다 야스오 총리가 보낸 로마의 하루
정상회담 감상기
베이징 올림픽 감상기
열성 유전
문호 개방도 쿨하게!
잡종의 시대
제3장 현대의 아포리아
외톨박이 일본
해적에 대하여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대표님께
이탈리아가 활기를 띠는 이유
일본이 지진이 잦은 나라에게 할 수 있는 일
옛날에는 해적, 오늘날에는 난민
현대의 아포리아
소프트 파워에 대하여
8월 15일 단상
엔화의 성쇠
전략 없이는 변화도 없다
가격 파괴에 혹하지 않는 이유
구조 조정에 들어간 출판업계와 나
설득력을 연마해야 하는 공직자
밀약에 대해 생각하다
|편역자의 말|
Endnotes <주(註)> : 인명 및 지명, 그 밖의 용어 설명
역사는 되풀이된다
“스스로를 지키려 하지 않는 자, 그 누가 도우려 하겠는가.”
-니콜로 마키아벨리
시오노 나나미가 저서마다 인용하는 카이사르의 어록이 하나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어 하는 것밖에는 보지 못한다.”
이는 현실을 제대로 봐야 하고 개혁의 의지가 있어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인간은 절대라는 속박에서 해방될 때 유연한 사고가 생긴다. 로마가 당시 선진국이었던 그리스, 역대 강국이었던 카르타고나 파르티아처럼 실패나 패배를 하지 않아서 팍스 로마나를 실현했던 건 아니다. 숱한 실패와 패배 속에서 자기다움은 유지하되 고칠 것은 고치는 현실적인 냉정한 자세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자기다움을 빼버린 개혁은 무의미하며, 낡은 통치 시스템을 전부 부정해 버리면 오히려 문제의 본질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시오노 나나미는 지적한다.
로물루스가 창건한 왕정도 도시국가의 틀을 넘어서는 순간 그 한계를 보였고, 뒤를 이은 공화정도 한니발을 꺾고 지중해를 제패하자 승자 로마는 불안정과 비효율로 변화했다. 그런 의미에서 카이사르가 설계하고 아우구스투스가 완성한 로마 제정은 로마의 재구축이었다.
개혁을 키워드로 삼아 영웅적인 리더를 염원한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의 지도자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또한 개혁은 종래 체제의 전면 파괴가 아니라 재구축이어야 한다며 “현재는 아무리 나쁜 사례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시작된 원래의 계기는 훌륭한 것이었다.”라는 카이사르의 말을 인용한다. 즉 어떠한 정치시스템도 처음부터 국민을 불행에 빠뜨리려고 생각하고 만들어지진 않았으며 시작할 때의 동기는 모두 선(善)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선이 시간이 지나고 여건이 바뀜에 따라 악으로 바뀌어 가는 것이라는 얘기다.
시스템과 외부환경, 혹은 그 시스템 여건의 조화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그러진다. 이것이 인간이 만드는 역사이다. 따라서 위기가 닥쳤을 때 낡은 시스템을 모조리 부정해 버리면 오히려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다. 이런 태도야말로 지적인 오만이며 게으름의 소산이라고 시오노 나나미는 단적으로 말한다.
역사는 되풀이된다.
이 책에서 시오노 나나미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로마의 지도자들에게서 배우라고 서슴없이 권한다. 고대 로마를 현대에 재조명해서 국가와 역사, 리더를 이야기했다. 평생을 로마라는 고대국가와 그에 관한 역사와 리더를 탐구하며 살아온 노장의 철학답게 로마는 현재진행형이다.
‘로마인 이야기’로 유명한 일본 역사작가인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 역사에서 중요한 에피소드를 뽑아 현대 정치 상황에 접목하여 설명하면서 국가의 개혁을 이야기하고, 후임 승계 문제를 거론한다. 또한 전쟁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설파하는가 하면 역사를 해석하는 관점에 대해 확고한 잣대를 제시하면서 문호 개방, 이민 대책, 해적 문제, 난민 문제를 지적한다. 그런가 하면 야스쿠니 신사 문제나 점수 지상주의로 치닫는 올림픽, 위선적인 파워게임의 형태로 변질되는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일본어 원제가 ‘일본인에게 - 국가와 역사편’인 만큼 일본의 정치 현실과 사회 분위기를 꼬집은 대목이 많다.
“나라가 망하는 비극은 인재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인재가 있어도 그 활용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일어난다.”
― ‘≪로마인 이야기≫를 탈고하며’ 중에서
동서양을 막론한 많은 지도자의 언행에는 설득력이 전혀 없다. 그들은 정녕 정치가 만들어낸 실패작이란 말인가.
정치판이 돌아가는 상황이 하도 따분해서 비 내리는 밤에 내가 꿈꾸는 내각을 구성해 보았다. 인물평을 할 생각은 없었으므로 장관 자리에는 내가 잘 알고 있는 로마 황제들을 임명했다. 요즘 정치 지도자들보다 그들을 훨씬 더 잘 알기 때문이다.
― ‘내가 꿈꾸는 내각 : 로마 편 [1] 거물급 ‘사기꾼’이 아니면 개혁을 총지휘하지 못한다’ 중에서
“일본에 활력이 떨어지는 것은 고령화 때문이 아니다. 사회 지도층의 정신 자세가 문제다. 떠안고 가야 할 것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그렇게 하겠다는 각오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게 문제다.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과의 싸움에서 매번 지기만 할 때 로마가 어떻게 했는지 떠올릴 필요가 있다.
국가의 존망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로마의 지도자들은 병역의무가 없는 17세 미만이나 노예, 하층민은 일절 징용하지 않았다. 대신 지도층이 몸소 최전방에 나섰다. 한니발에게 로마의 집정관 10명이 희생당했다. 엘리트들이 스스로 나라를 지킨다는 소임을 다했던 것이다.
일본의 지도자들은 1980년대 초부터 경제적 번영을 누리면서도 세계 운명의 일익을 일본이 맡겠다는 기개가 없었다. 이같이 한 발 뒤로 물러서는 자세가 사회에 전파되고 말았다.
그동안 로마와 베네치아의 역사를 쓰면서 수많은 지도자의 철학과 면모를 연구했는데, 역시 최고는 율리우스 카이사르였다. 카이사르의 지도력은 ‘모든 사람은 활용할 수 있다’는 것과 ‘아랫사람들이 고생스러운 일도 즐겁게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재능’으로 집약된다.”
― 저자의 <문예춘추> 기고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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