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h
Concerto for Two Violins BWV 1043 in D minor
1718년경, 쾨텐 시절에 작곡된 바흐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은 두 대의 바이올린 선율이 모방과 변형 등을 통해 만들어 내는 짜임새가 뛰어난 작품으로, 특히 모방의 미학을 보여주는 서정적인 2악장이 유명한데, 이 악장은 영화 〈작은 신의 아이들〉에 삽입되었다. [www.youtube.com/embed/j2tpsxEB8ao"]
바흐의 유일한 두 대의 바이올린 협주곡
바흐는 세 곡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작곡했는데, 두 곡은 ‘독주 바이올린’을 위한 곡(협주곡 a단조와 협주곡 E장조)이고, 나머지 한 곡인 BWV 1043은 ‘두 대의 바이올린’을 편성한 작품이다. 이 곡은 독주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들보다 먼저 작곡되었는데, 바흐가 쾨텐 궁정에 재직하던 1718년경에 완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처럼 교회라는 테두리를 벗어날 수 있었던 이 시절, 그는 다양한 악기를 위한 기악곡과 세속 음악에 왕성한 창작열을 발휘하면서,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와 소나타〉, 〈무반주 첼로 모음곡〉,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등 다양한 작품을 탄생시켰다.
또한 이 무렵, 바흐는 코렐리와 비발디 등으로 대표되는 이탈리아의 화려한 바이올린 음악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특히 비발디 작품의 경우는 악보를 손으로 필사해가면서 철저하게 작법을 익혔을 뿐 아니라, 비발디의 바이올린 작품을 건반 악기용으로 여러 차례 편곡하면서 완전한 자기 것으로 습득해 나갔다.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역시 비발디의 영향이 곳곳에 드러나는 작품으로, 빠른 악장과 느린 악장이 교대되는 3악장 형식이라든지 현악 합주와 바소 콘티누오 성부를 사용한 악기 편성, 그리고 바이올린의 유려한 선율 등은 모두 비발디와 유사한 특징들이다.
한편, 바흐는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BWV 1043을 완성한 후, 이 곡을 〈두 대의 하프시코드를 위한 협주곡〉 BWV 1062로 편곡하기도 했다. 건반 악기 편곡은 1729년에서 37년 사이에 라이프치히에서 이루어졌으며, 하프시코드 음역에 맞춰 조성을 d단조에서 c단조로 변형시켰고, 악장의 템포 지시어도 조금씩 달라졌다.
영화 〈작은 신의 아이들〉에 삽입된 2악장이 유명
바흐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은 1악장 비바체, 2악장 라르고 마 노 탄토, 3악장 알레그로의 구성으로 이루어졌다. 현악 합주의 투티로 시작하는 2악장은 카논풍의 대위법이 전체를 지배하며, 경쾌한 성부 진행으로 긴장감을 이끌어낸다. 라르고 마 논 탄토의 느린 템포로 전개되는 2악장은 두 대의 독주 바이올린이 모방을 통해 주고받는 선율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특히 이 악장은 농아 학교의 수화 선생 제임스와 이 학교의 졸업생 사라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영화 〈작은 신의 아이들〉에 삽입되어 더욱 유명해졌다. 들을 수 있는 이와 들을 수 없는 이의 차이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소통과 교감을 나눠가는 두 남녀의 모습 위로 흐르는 선율은 잊지 못할 감동을 자아낸다. 다시 빨라지는 3악장 알레그로는 주제들의 단편이 잇달아 겹쳐지는 스트레토를 통해 독주와 합주가 만들어 내는 정교한 조합이 점차 고조되며 클라이맥스를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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