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bert Schumann
Cello Concerto in a minor, Op.129
슈만이 1850년 작곡한 첼로 협주곡이다. 뒤셀도르프에서의 새로운 시작에 고무되어 탄생한 이 작품은 첼로 협주곡의 명곡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3악장 구성이지만 쉼 없이 이어서 연주되며, 악장마다 나타나는 유사 모티브는 곡 전체의 유기성을 강화한다.
뒤셀도르프에서의 새로운 삶의 시작
슈만은 1850년 그의 나이 마흔 살에 뒤셀도르프의 음악 감독으로 임명되어 음악가로서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하게 된다. 한 해 전이었던 1849년 슈만은 심각한 정신적, 예술적 위기를 겪었던 차였다. 1844년 슈만은 자신이 편집장과 비평가로 활동하던 《음악신보》(Neue Zeitschrift für Musik)도 팔고, 클라라와 두 자녀들과 함께 라이프치히의 생활을 접고 드레스덴으로 옮겨 삶의 새로운 챕터를 시작할 참이었다. 하지만 불행히도 드레스덴은 슈만의 기대를 전혀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도시였다. 이곳의 음악계는 라이프치히만큼 활발하지 못했고, 궁정오페라의 지휘자였던 리하르트 바그너와 라이벌이 되어야만 했다. 때마침 뒤셀도르프에서 명망 있는 작곡가이자 지휘자로 활동 중이던 페르디난트 힐러(Ferdinand Hiller)가 자신의 직위를 그만두고 슈만을 후임자로 두고 싶다는 의견을 보내왔다. 그렇게 시작된 뒤셀도르프에서의 삶의 문을 여는 1850년, 슈만은 에너지로 넘쳤고 뒤셀도르프에서의 새로운 예술 활동에 고무되어있었다. 부임한 지 3달 만에, 그는 〈교향곡 3번 ‘라인’〉과 〈첼로 협주곡〉이라는 걸출한 작품을 내놓을 수 있었다. 하지만 〈교향곡 3번〉이 뒤셀도르프와 그 밖의 지역에서 여러 번 연주되면서 찬사를 받는 동안, 〈첼로 협주곡〉은 슈만이 살아있는 동안 연주될 기회가 없었다.
슈만의 첼로에 대한 애정
슈만이 첼로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을 선택했다는 것은 그 자체로 놀라운 일이었다. 하이든 이후로 어떤 주요 작곡가도 첼로를 위한 협주곡을 쓰지 않았고, 칼 마리아 폰 베버만이 몇몇 가벼운 작품을 쓴 것이 전부였다. 게다가 지금까지 첼로 협주곡을 남긴 작곡가들은 자신들이 뛰어난 첼리스트인 경향이 있었다. 물론 슈만 역시 첼리스트는 아니었지만, 사실 한동안 첼로를 연주했었다. 오른손 부상으로 피아노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을 때, 그는 첼로를 집어 들기도 했던 것이다. 슈만이 얼마나 첼로라는 악기를 마스터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 그는 이 악기에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었다. 〈첼로 협주곡〉을 작곡하기 한 해 전에도 그는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3개의 소품〉을 작곡했었다.
끊이지 않고 흐르는 3개의 악장
슈만의 〈첼로 협주곡〉은 3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지만 중단 없이 이어서 연주된다. 악장 간의 연결은 브리지 패시지들로 강조되고, 이는 전체의 작품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악장 간에 나타나는 모티브들의 유사성은 전체 작품을 하나의 통합체로 보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1악장을 시작하는 첫 세 개의 화음은 1악장과 2악장을 연결하는 경과구에서 다시 등장하고, 최종적으로는 마지막 악장의 주제를 예비하는 선율로 등장하기도 한다. 1악장에 등장하는 첼로의 아름다운 선율과 노래는 전체의 애수에 찬 ‘A단조’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전체의 유일한 카덴차는 마지막 악장의 끝부분에서야 등장한다. 특이하게도 이 카덴차는 오케스트라의 반주를 배경으로 연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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