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 감상실 ♣/- 슈 만

Robert Schumann-Die Braut von Messina (The Bride of Messina) , Op. 100

Bawoo 2017. 12. 14. 22:56

Robert Schumann


    로베르트 슈만(1810~1856)


    Die Braut von Messina (The Bride of Messina) , Op. 100  

         로베르트 슈만은 1844년 드레스덴으로 이주하면서부터 극작품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작업에 관심을 기울였다. 오페라 〈게노베바〉와 서곡 〈만프레드〉가 이렇게 탄생했고, 서곡 〈메시나의 신부〉 역시 이러한 작업의 일환으로 작곡되었다. 1850년 뒤셀도르프의 지휘자로 취임하게 된 슈만은 더욱 의욕적으로 창작에 몰두했다. 그는 프리드리히 실러(Friedrich Schiller)의 희곡에 매료되어 이를 오페라로 만들고자 했지만, 〈게노베바〉에 대한 냉담한 반응에 좌절했던 기억 때문에 서곡만을 작곡했다. 이렇게 완성된 서곡 〈메시나의 신부〉는 슈만 자신이 뒤셀도르프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야심차게 초연되었지만, 청중들의 반응은 차가웠고 다시 한 번 슈만에게 좌절감을 안겨주었다.


    실러의 문제작을 음악으로 구현하다

    이 작품의 기반이 된 프리드리히 실러의 《메시나의 신부》는 1803년에 초연된 비극으로, 당시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킨 작품이었다. 실러는 당시에는 거의 외면 받았던 그리스 비극의 형식을 가져와 합창을 비중 있게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형식적 실험뿐만 아니라 더욱 논란이 된 것은 그 내용이었다. 서로 다른 이념 때문에 반목하는 두 형제가 한 여인을 사랑하게 되면서 갈등이 더욱 고조되는데, 결국 이 여인은 형제의 누이였음이 밝혀진다. 이 사실을 모르는 형은 수녀원으로 잠입해서 그녀를 납치하려다가 동생에게 죽임을 당하고, 동생 역시 모든 사실을 알게 된 뒤 자살을 택한다. 당시로서는 충격적이었던 내용을 실러는 고전적인 (문학?) 형식 속에 녹여내었다.

    뒤셀도르프 시


    슈만은 이러한 실러의 희곡에서 나타나는 낭만적 정신을 발견하고 음악으로 구현해내고자 했다. 특히 실러가 강조한 운명론적인 스토리와 이상주의적인 관념을 서곡의 음악적 형식 속에서 탁월하게 표현하고 있다.

    프리드리히 실러

    작품 구성

    서주부는 매우 느리게 시작된다. 불행한 운명을 예고하듯 c단조로 진행된다. 앞으로 펼쳐질 격정적인 비극을 암시하는 것처럼 격정적인 바이올린의 아르페지오 음형이 연주되고, 이와 대조를 이루는 피아니시모의 선율이 교차된다. 점차 템포가 빨라지면서 빠른 2/2박자의 제시부가 시작된다. 1주제는 서주의 첫 부분에서 제시된 아르페지오 음형을 발전시킨 것으로 격동적인 운명을 표현한다. 격정적으로 소용돌이치는 경과구를 거쳐 이어지는 2주제는 감미로운 E장조로 제시된다. 풍부한 표정의 클라리넷 독주가 연주하는 2주제는 마치 아름다운 여주인공을 묘사하는 듯하다. 피아니시모로 시작하는 발전부에서는 1주제가 변형된 선율과 경과구의 선율이 교차되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이후 1주제의 전반부가 제시되면서 점차 크레셴도 되어 재현부로 들어선다. 재현부는 제시부와 거의 비슷하게 진행되고, 이어지는 코다에서는 템포가 더욱 빨라지면서 1주제와 경과구 선율이 격렬하게 교차되면서 강렬한 비극으로 음악을 마무리한다.


    [글-이은진 /출처-클래식 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