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bert Schumann: Märchenbilder Op. 113 (1851)[그림 동화 ]

Robert Schumann

Märchenbilder Op. 113 (1851)

[그림 동화 ]

슈만이 1851년 완성한 피아노와 비올라를 위한 4개의 소품집이다. 독특한 음색의 비올라를 독주악기로 선택한 보기 드문 작품으로, 온화한 곡의 분위기 가운데 화려한 비올라의 기교를 잘 살려내어 비올라의 매력을 최대한 이끌어내고 있다.

빌헬름 요제프 폰 바질레프스키

비올라 주역

슈만의 피아노와 비올라를 위한 〈그림 동화〉는 그의 창작력이 가장 왕성했던 1851년 뒤셀도르프에서 완성한 작품이다. 19세기까지 독주악기로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비올라를 주역으로 기용한 독특한 작품으로, 지휘자이자 바이올리니스트인 빌헬름 요제프 폰 바질레프스키에게 헌정되었으며 1853년 본에서 초연되었다.

독특한 음색으로 펼쳐내는 환상의 세계

당시 비올라는 화려한 바이올린과 중후한 매력의 첼로에 비해 큰 주목을 받지 못하던 악기였다. 그러나 강한 개성의 두 악기가 함께 어우러지기 위해서는 부드러운 음색의 비올라의 중재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비올라는 실내악과 관현악 편성에서 빠질 수 없는 악기이기도 하다. 슈만은 이 독특한 음색의 비올라에 주목하여 그 온화한 매력을 가장 아름답게 구현할 수 있는 4개의 소품을 완성하였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비올라와 피아노가 독특한 음색으로 그려내는 다감한 음악이 옛 이야기처럼 그려지는 작품이다. 4개의 소품 모두가 각각의 개성을 지니고 있으며, 다채로운 표정과 색채를 펼쳐 나간다. 색다른 음색을 효과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슈만 특유의 환상적인 세계를 담아내고 있다. 전반적으로 소박하면서도 온화한 느낌을 주지만, 격렬한 움직임 속에서 화려한 기교가 펼쳐지기도 한다. 비올라가 가진 매력을 최대한으로 이끌어낸 빛나는 작품이다.

비올라

곡의 구성

1곡: 빠르지 않게

비올라가 깊은 우수를 담은 선율을 연주하면서 음악을 시작한다. 이 애조 띤 선율은 16분음표 리듬으로 바뀌면서 역동적으로 전개된다. 다채롭게 변화하는 화성진행과 조성을 통해 긴장감이 고조된 뒤, 피아노가 연주하는 오스티나토 베이스 위에서 첫 선율이 반복되면서 고요히 마무리된다.

2곡: 생기 있게

F장조의 2곡은 전형적인 론도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말발굽소리를 연상시키는 리듬으로 시작된 음악은 모험을 향해 여정을 시작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뒤이어 비올라가 연주하는 유려한 선율이 긴장감을 해소시키고, 첫 번째 선율이 반복된 뒤 다시 당당한 느낌의 세 번째 선율로 이어진다.

3곡: 서둘러서

격정적으로 화음을 연타하는 피아노 반주 위에서 비올라가 격렬한 셋잇단음표 리듬의 선율을 연주한다. 비올라의 독특한 음색이 강렬한 음악적 전개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이윽고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중간부분으로 들어선다. 중간부분에서는 피아노가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면서,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깊은 인상을 주는 음악을 제시한다. 다시 첫 번째 부분이 반복되는데, 비올라가 현란한 기교를 보여주면서 화려하게 마무리된다.

4곡: 느리게, 감상적인 표정으로

비올라가 더없이 아름다운 주제선율을 여유로운 표정으로 연주하면서 음악이 시작된다. 무겁지 않으면서도 풍부한 비올라의 음색이 깊은 울림을 주며 전개된 뒤 중간 부분으로 들어선다. F장조의 중간부분에서는 피아노가 먼저 선율을 제시하고 비올라가 이에 가세하면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뒤이어 피아노는 강렬하게 화음을 연타하며 긴장감을 절정으로 몰아간다. 격정적인 클라이맥스에 이어 다시금 첫 부분의 유려한 선율이 반복된다. 비올라는 그 온화하고 차분한 음색으로 앞서 제시된 열정적인 흥분을 가라앉히며 고요하게 음악을 마무리한다.

[글-이은진/출처-클래식 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