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kolai Rimsky-Korsakov
Russian Easter Festival Overture, Op. 36 (1888)
[ 서곡 러시아 부활제 ]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서곡 ‘러시아 부활제’〉는 〈스페인 기상곡〉, 〈세헤라자데〉와 함께 그의 관현악 음악의 정수를 담은 작품으로 손꼽힌다.
러시아 5인조를 기리며
이 작품을 작곡하던 당시, 림스키코르사코프는 척박한 러시아 음악계를 함께 이끌어온 음악적 동지, 러시아 5인조인 무소륵스키와 보로딘의 잇따른 죽음으로 크게 상심해 있었다. 그리하여 동지들의 음악적 정신을 기리기 위한 음악을 쓰기로 하였으며, 러시아 민중들의 신앙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다. 림스키코르사코프 자신은 신앙을 갖고 있지 않았지만 언제나 종교적 주제와 종교음악에 흥미를 가지고 있었기에, 러시아 정교회 성가에 기반을 둔 음악을 통해 종교적인 장엄함과 축제의 이교도적인 느낌을 함께 그려내기로 구상했다. 이렇게 완성된 〈서곡 ‘러시아 부활제’〉는 러시아 민족주의 음악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되며, 작곡가와 뜻을 같이 했던 무소륵스키와 보로딘에게 헌정되었다.
신비로운 밤과 축제의 날
림스키코르사코프는 이 음악을 종교음악으로 구상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수난 토요일 밤의 신비롭고 장엄한 분위기와, 러시아 정교회에서 ‘밝은 축일’(Светлыйпраздник)로 불리는 부활절 아침의 들뜬 분위기를 서사적으로 그려내고자 했다. 그렇지만 그는 이 작품의 악보에 시편과 마가복음에서 가져온 세 개의 인용문을 기록함으로써, 이 음악 속에 담긴 종교적인 분위기를 명시하고 있다. 또한 그는 러시아 정교회 성가집 〈오비호드〉(Obikhod)의 선율을 기반으로 음악을 펼쳐간다. 이 찬가집은 1848년부터 모든 러시아 교회에서 사용하도록 정해진 것으로, 모든 러시아인들에게 친숙한 선율이었다. 따라서 림스키코르사코프는 러시아인들의 신앙을 상징하는 의미 뿐 아니라, 러시아 민중들의 민족주의적 감성에 호소하기 위해서 이 선율을 사용한 것이다. 그런 만큼, 이 작품은 신비로움과 흥겨움을 종교적인 성격과 함께 러시아 민중들의 소박함과 원시적인 역동성으로 펼쳐내고 있다. 림스키코르사코프의 다층적인 오케스트레이션과 극적인 대비를 이루는 구성은 종교적 경건함과 민족적 특징을 탁월하게 표현하였다.
작품 구성
기본적으로 소나타 알레그로 형식을 따르고 있지만, 다채로운 오케스트레이션과 박자변화로 혁신적인 시도를 보여준다. 여느 서곡과는 달리 고요하고 유려한 선율이 긴 서주를 시작한다. 점차 관악기와 타악기가 가세하면서 분위기가 고조되고, 박자가 5/2박자로 바뀐다. 5박자(2+3)로 이루어진 작품이 드문 만큼, 이 작품은 5박을 사용한 가장 유명한 관현악 작품으로 손꼽힌다. 러시아 정교회 성가들이 다양하게 인용되는 가운데 분위기가 절정으로 향해가고, 그와 교차되는 바이올린 카덴차가 원시적인 역동성을 매력적으로 그려낸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2/1박자와 3/1박자로 박자가 전환되면서 역동적인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이 예외적인 박자표는 림스키코르사코프의 혁신적인 음악세계를 보여주는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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