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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장편소설]땅의 혜택- 크누트 함순

Bawoo 2018. 1. 10. 22:26

땅의 혜택

 

 

[소감]

20대 젊은 시절 조금 읽은 외에는 거의 안 읽은 외국문학 작품을 조금씩이나마 읽어보려고 마음 먹은 뒤 처음으로 선택한 작품. 작가 이름이 낯 익은 데다가 제목으로 봐선 전원풍의 작품이 아닐까 싶어서였다. 북유럽 국가인 노르웨이를 배경으로 한 것도 호기심이 동했고. 그러나 작품에 대한 느낌을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기대 이하였다. 책 뒷표지에 있는 유명작가들의 극찬 이유를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라는 느낌.

노르웨이 산골짜기를 배경으로 하여 살아가는 사람들이 주인공인데 작품 맨 처음에 등장하는 부부가 중심이 되어 대서사시가 전개될 걸 기대했는데 아니었다. 그림으로 치면 수채화처럼 잔잔하게 전개되기는 하지만 등장인물의 개성도 약하고 배경이 되는 산골 묘사도 미흡하다. 때문에 잔잔하게 전개되는 것도 같으니 이게 작가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쓴다면 등장 인물도 좀 더 강하게 시대적 배경도 상세하게 묘사하고 싶다. 기법도 마음에 안 든다. 작가 혼자 말하고 답하는 식의 문장은 많이 거슬렸다.

고 박경리 선생의 '토지'와 비교하면 너무 격이 떨어진다는 느낌인데 이 작가가 노벨상을 타게 된 데에 이 작품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하니 노벨상 그거 '지나가는 개가 물어가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좀 심했나?^^) '이보 안드리치의 드리나강의 다리'란 작품을 읽으면서도 '이게 왜 노벨상감이야?'라는 의문을 가졌더랬으니 읽을 작품을 고를 때 무슨 상 수장작 이런 거에 기준을 두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어쩐다? 읽어야 할 책은 많고, 시간은 자꾸 줄어들고 있어 이런 개떡같은 기준에 의지해서 골라야 하니. 애고! 세월이란 참. 서글프다 서글퍼.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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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의 전문적인 소개 글]

 

[책 소개]

근대문학사에 새로운 조류를 불러온 크누트 함순의 대표작!

국내 초역으로 출간된 노르웨이의 국민 작가 크누트 함순의 대표 걸작 『땅의 혜택』. 크누트 함순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긴 이 작품은 자연의 위대함과 인간의 생명력을 찬미한 작품이다. 언제나 문명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아내는 그의 작품들 가운데 특히 후기 작품 세계는 자연을 찬미하고 문명에서 유리되고자 하는 목가적인 작품이 주를 이룬다. 그중에서도 노르웨이 변경을 배경으로 한 농부의 인생을 그린 1917년작 『땅의 혜택』은 산업화, 도시화에 대한 비판과 기계 문명에 대한 회의를 담아내며 전쟁으로 피폐해진 유럽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함순이 1920년 노벨문학상을 받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저자소개

저자 넛 피너센 함순

저서(총 8권)
1859년 노르웨이 중남부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세 살 때 북극권인 노를란 지방으로 이주하여 백야가 계속되는 여름과 암흑의 겨울 등 신비롭고 환상적인 자연 환경 속에서 성장했다. 열네 살 때부터 상점 점원, 제화공 도제, 사무 보조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열여덟 살 때 짧은 소설 《수수께끼의 남자》를 발표했다. 경제적 어려움을 벗어나기 위해 미국에 두 번 건너갔다가 귀국한 뒤 미국 문명을 통렬하게 비판하는 팸플릿을 내기도 했다. 1890년 생활고와 싸우는 작가로서의 경험이 반영된 장편소설 《굶주림》을 발표해 커다란 호평을 받고 자국을 넘어 유럽 문단 전체에 이름을 알렸다. 인간 심리의 비합리적 약동을 여실하면서도 힘차게 묘사한 이 작품은 유럽 전역에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근대문학사조에 변혁을 가져왔다. 이후 《미스터리》(1892), 《목신 판》(1894), 《빅토리아》(1898), 《로사》(1908) 등을 발표하며 작가로서의 명성을 공고히 했다. 50대 이후에는 노를란 지방에 농장을 구입하여 직접 경작하면서, 동토의 땅을 개척하는 농민들의 생활을 서사시적으로 묘사한 《시대의 아이들》(1913), 《세겔포스 마을》(1915), 《흙의 혜택》(1917)을 발표했고, 마지막 작품인 《흙의 혜택》으로 노벨문학상(1920)을 수상했다. 신비로운 자연을 배경으로 인간 의식의 우연성과 섬세한 내면의 흐름을 간결하고도 서정적인 문체로 표현한 함순의 독특한 소설 미학은 이후 토마스 만, 프란츠 카프카, 막심 고리키, 헤르만 헤세, 어니스트 헤밍웨이 등 20세기 문학의 거장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1939년 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을 때 노르웨이를 점령한 나치에 동조한 일 때문에 전쟁이 끝난 뒤 ‘반역 혐의’로 정신병원에 구금되기도 했다. 당시 나이 86세였다. 평생을 ‘방랑자’로서 독자적인 자신만의 세계에서 살아온 함순은 1952년 93세를 일기로 시골 자택에서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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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크누트 함순

역서(총 13권)
역자 안미란 (역자평점 0)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독일 킬 대학교 언어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강대학교 한국어교육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인형의 집』 『오래 슬퍼하지 마』 『바다의 학교』『이상한 집에서』 『의사소통적 교수법』 『쓰기 교수법』 『공부의 비결』 등이 있다.
 

 목차

 

 

[출판사 서평]

 

함순의 기념비적인 작품, 『땅의 혜택』을 기리며.
_ 노벨문학상 선정 이유


1920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노르웨이의 국민 작가 크누트 함순의 대표작 『땅의 혜택』이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29번으로 출간됐다. 『땅의 혜택』은 황무지에 자리잡은 한 남자의 일생을 서사적으로 그린 소설로, 자연의 위대함과 그에 순응하며 정직하게 살아가는 인간의 생명력을 찬미한 걸작이다. 산업화, 도시화에 대한 비판과 기계 문명에 대한 회의를 담고 있는 이 작품은 전쟁으로 피폐해진 유럽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함순이 1920년 노벨문학상을 받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크누트 함순의 작품이 유럽 근대문학에 끼친 영향은 실로 거대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굶주림』 『목신 판』 외에 제대로 알려진 작품이 거의 없어 아쉬운 면이 있었다. 이번에 국내 초역으로 출간된 『땅의 혜택』은 함순의 대표 걸작으로, 작가의 문명 비판적인 시선과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철학이 잘 드러나 있어 크누트 함순을 이해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땅의 혜택』의 출간으로 함순 문학의 본령에 다가갈 수 있는 초석이 놓인 셈이다.

작품 소개

노르웨이의 국민 작가, 크누트 함순


근대문학의 새로운 장을 연 노르웨이의 대표 작가 크누트 함순. 당시 지배적이던 사회주의 리얼리즘 소설에서 벗어나 인간의 부조리한 행동과 복잡한 내면의 흐름을 서정적으로 묘사한 그의 작품은 근대문학사에 새로운 조류를 불러왔다. 의식의 흐름과 내적 독백이라는 함순의 독특한 소설 미학은 토마스 만, 헤르만 헤세, 프란츠 카프카, 어니스트 헤밍웨이, 아이작 싱어 등 여러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아이작 싱어는 함순을 두고 “근대문학의 아버지”라 칭하면서 “20세기 소설의 모든 새로운 유파는 그에게서 나왔다”고 평했으며, 헤밍웨이는 “함순에게서 글쓰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토마스 만은 “함순보다 더 노벨문학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 작가는 없다”고 단언했고, 막심 고리키는 “함순 외에 창조력 그 자체라 부를 수 있는 작가는 알지 못한다”고 찬사를 표했으며, 슈테판 츠바이크는 함순의 소설을 모르고 살던 지난 인생을 상상할 수 없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크누트 함순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긴 걸작
자연의 위대함과 인간의 생명력을 찬미한 대서사시


『땅의 혜택』은 함순의 문학적 생명력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나온 소설로, 그의 최고작으로 꼽힌다.
함순의 작품에는 언제나 문명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 있는데, 특히 후기 작품 세계는 자연을 찬미하고 문명에서 유리되고자 하는 목가적인 작품이 주를 이룬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작품이 『땅의 혜택』이다. 황무지에 자리잡은 한 남자의 일생을 서사적으로 그린 『땅의 혜택』은 출간되자마자 2만 부 가까이 팔리면서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았으며, 여러 평론가들과 작가들에게도 극찬을 받았다. 산업화, 도시화에 대한 비판과 기계 문명에 대한 회의를 담고 있는 이 작품은 전쟁으로 피폐해진 유럽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함순이 1920년 노벨문학상을 받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920년에 함순이 노벨문학상을 탄 것은 전적으로, 노르웨이 변경을 배경으로 한 농부의 인생을 그린 1917년작 『땅의 혜택』 덕이라 할 수 있다. _뉴요커

『땅의 혜택』은 작가가 추구한 이상적인 삶이 그대로 녹아 있는 작품이다. 함순에게 기계 문명이란 인간을 소외시키는 물질주의의 원흉이었다. 이런 근대 문명의 공허함 속에서 인간다움을 되찾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함순의 답은 명료하다. 자연으로 돌아가 땅을 경작하면서, 모든 생명을 존중하며 소박하게 사는 것.
주인공 이사크는 바로 그런 삶을 사는 인물이다. 이사크는 타고난 농부로, 씨를 뿌릴 때면 경건한 마음으로 신을 벗고 맨발로 흙을 밟으며 수확할 때는 하늘에 감사를 드린다. 그는 위대한 자연, 광대한 우주에 비하면 인간이란 작디작은 존재임을 잊지 않으며, 한순간도 땅을 떠나 살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사크는 아무도 살지 않는 깊은 산속, 마을에 가려면 꼬박 하루를 걸어야 하는 황무지에 자리잡는다. 일을 도와줄 여자를 구하던 그에게 어느 날 잉에르가 찾아온다. 두 사람은 묵묵히 나무를 베고 가축을 기르고 땅을 갈고 씨를 뿌린다. 자연을 경외하고 사랑하는 두 사람의 영혼은 자식들과 다른 젊은 농부들이 이어받는다. 광산 개발에 따라 산 아래 마을에서 돈이 돌고 영락을 좇던 여러 사람이 떠나는 동안, 이사크와 그의 가족이 자리잡은 황무지는 삶으로 가득해진다. 그곳에는 거짓도 위선도 없고, 오로지 광대한 자연과 영원한 생명이 있을 뿐이다.

자네들은 날이면 날마다 푸른 산을 바라보지. 인간이 만들어낸 물건이 아니고, 오래된 산, 우리가 알 수 없는 먼 옛날부터 서 있는 산이야. 그 산이 자네들의 벗이라네. 자네들은 그렇게 하늘과 땅과 함께 살아가고, 하늘과 땅, 넓은 자연과 하나가 되어 그 안에서 살지. (…) 자네들이 생명을 유지하지. 한 세대가 다른 세대를 잇고, 한 세대가 죽으면 다른 세대가 그 자리를 채워. 영원한 생명이란 바로 그런 거야. (468~469쪽)

또한 『땅의 혜택』에는 작가 자신을 대변하는 인물도 등장한다. 지방 행정관 게이슬레르는 부초처럼 떠돌아다니는 방랑자지만, 그가 가장 높이 평가하는 것은 땅에 뿌리를 박고 사는 사람들이다. 자신은 한곳에 머무르지 못하지만 땅에 자리잡고 사는 사람들을 돌보며, 시류를 읽을 수 있지만 그것으로 한몫 챙기는 일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스쳐지나가는 돈에 눈이 먼 마을 사람들을 비판하고, 묵묵히 농사를 짓는 이사크 가족에게 호의를 베푼다. 가난 탓에 오랜 기간을 떠돌며 살아야 했지만 복잡한 사회와 거리를 두고 자연에 머무르고 싶어한 함순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는 것이다.

크누트 함순의 작품이 유럽 근대문학에 끼친 영향은 실로 거대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굶주림』 『목신 판』 외에 제대로 알려진 작품이 거의 없어 아쉬운 면이 있었다. 이번에 국내 초역으로 출간된 『땅의 혜택』은 함순의 대표 걸작으로, 작가의 문명 비판적인 시선과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철학이 잘 드러나 있어 크누트 함순을 이해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땅의 혜택』의 출간으로 함순 문학의 본령에 다가갈 수 있는 초석이 놓인 셈이다.

 

책속으로

황야를 지나 숲으로 통하는 기나긴 길. 그 길을 낸 것은 누구였을까? 이곳에 처음으로 왔던 남자, 그 사람이었으리라. 그가 오기 전에는 길이 없었다. 그가 다녀간 후로 이런저런 동물들이 습지와 황야에 찍힌 그의 희미한 발자국을 따라가며 그 길을 한결 또렷하게 만들었으리라. _9쪽

사랑은 똑똑한 사람도 바보로 만든다. 이사크는 자기 나름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 했고, 지나칠 정도로 애를 썼다. 그러니까 이런 말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감자 캐느라 애쓰지 마. 내가 저녁에 와서 할 테니까.”
그렇게 말하고 그는 도끼를 들고 숲으로 갔다.
나무를 베는 소리가 들렸다. 먼 곳은 아니었는데, 넘어가는 소리를 들으니 큰 나무줄기들이었다. 한동안 소리를 듣던 그녀는 밖으로 나가 감자를 캤다. 사랑은 바보도 똑똑하게 만든다. _17~18쪽

그녀는 남자를 들이받았지만, 남자는 너무나 굳게 땅을 디디고 서 있었다. 그는 땅에, 자기 땅에 있는 자신의 자리를 한 번도 떠난 적이 없었다. 그를 밀쳐버릴 수는 없었다. _184쪽

황무지에서는 모든 계절이 경이로웠지만, 언제나 한결같이 하늘과 땅에서 어둡고도 신비로운 소리가 들려왔고 사방은 숲으로 둘러싸여 있었으며, 숲은 어둡고 나무들은 정다웠다. 모든 것이 묵직하고 부드러웠고, 할 수 없는 생각이라고는 없었다. _201쪽

황무지가 잠들었다는 건 더이상 사실이 아니었다. 오히려 황무지에는 삶이 넘쳤다. 두 명이 이사를 오면 손이 넷 느는 것이고, 그만큼 밭과 초지와 집이 늘어나는 것이다. 아, 숲 사이의 탁 트인 초록 비탈과 오두막과 샘물, 아이들과 짐승들! 쇠뜨기가 무성하던 습지에서 곡물이 자라고, 언덕에서는 초롱꽃이 고개를 흔들었으며, 집 앞에서는 벌노랑이에 금빛 햇빛이 쏟아졌다. 사람들도 여기에 있어 말하고 생각했으며, 하늘과 땅과 하나가 되었다. _42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