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의 고향
[읽은 소감]
특정 지역에 매료되어 그 지역을 소재로한 작품을 주고 그리는 작가들을 소개해 놓은 책.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는 것과 별도로 그 지역에 얽힌 이야기를 각종 자료를 조사하여 기록한 내용이 제법 심도가 있어 도움이 만ㄹ이 되었다. 기자 생활하면서 단련되었음이 틀림없을 글솜씨도 일품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보다
많은 작품, 작가가 소개되었으면 하는 점인데, 이는 지면의 제약이나 작가 스스로 '들어가는 글' 말미에 밝힌 '인용한 열세 명은 내 좁은 시야에 들어왔을 뿐이다'라는 말로 갈음될 수 있겠다. 작가가 새로운 작가를 얼마나 발굴하느냐에 따라 후속작이 나올 수 도 있겠다는 기대를 하게 하는 말. 기대된다. ^^
책소개
『작품의 고향』은 우리 땅과 시대를 뜨겁게 작품에 담아온 작가와 작품을 소개한다. 작품은 그들의 치열한 삶만큼 감동적이고, 저자의 글에는 이들 작가와 작품을 사랑하는 마음이 그대로 녹아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작가들은 겸재 정선, 한국 남종화를 지켜온 허련 허형 허건, 박대성, 오윤, 강요배, 서용선, 황재형, 김기찬, 송창, 이종구, 전혁림, 김경인 이길래 등 모두 당대를 대표한다.
저자 : 임종업
저자 임종업은 한겨레신문사 입사를 최고의 선택으로 꼽는다. 30여 년 신문편집과 책, 영화, 미술 분야 취재를 담당하며 참 좋은 사람들을 만나 신나게 일했다. 《신문기사 제목 달기》 《한국의 책쟁이들》 《미술마을 인문여행》을 쓴 건 그런 행운의 결과였다. 스스로 가장 잘할 수 있으며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탓에 일과 놀이가 구분되지 않는 행운도 누렸다. ‘내일 일은 난 몰라요’가 삶의 모토. 그날 일 그날 하고,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 제때 말하기를 원칙으로 한다. 나중에 쓸모있다며 자꾸 사들이는 책 때문에 아내와 딸의 지청구를 달고 산다. 보통사람이 세상의 주인이라고 믿는다. 조명받지 못한 인물, 사건, 유적에 관심이 많다.
아! 돌에도 피가 돈다 / 불국사와 박대성
인왕제색, 정신을 압도하고 감정을 울리는 / 인왕산과 겸재 정선
새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의 산 / 지리산과 오윤
남화는 조선의 남화, 유화는 조선의 유화 / 진도와 허씨 삼대
붉게 스러져간 넋들, 지는 동백꽃처럼 / 제주와 강요배
푸른 물과 푸른 산이 만든 슬픈 노래 / 영월과 서용선
스스로 광부가 된 화가 / 태백과 황재형 I
이호이호, 그만두어라 그만두어라 / 태백과 황재형 II
골목길 사람들의 삶과 애환의 기록 / 골목과 김기찬
강 따라 흐르는 현대사의 파노라마 / 임진강와 송창
쌀부대에 그린 고향 / 오지리와 이종구
삶을 갈아 만든 색, 코발트블루 / 통영과 전혁림
소나무를 그린다는 것은 한국을 그리는 것 / 소나무와 김경인?이길래
책 속으로
반 고흐는 왜 아를 들판을 헤매고, 오베르 쉬르 와즈에서 영혼을 소진했을까. 그에 앞서 탄광촌으로 들어간 까닭은 무엇일까. 광산은 무엇을 그려야 하는가라는 주제의 탐색, 프로방스는 어떻게 그려야 할까라는 빛과 색채의 발견, 그리고 오베르 쉬르 와즈는 그가 깨달은 바를 펼치려 숨어든 안식처였다. …… 나는 그림에서 순교자처럼 살다 간 한 인간의 시대증언을 들었다.
내게 감동을 준 작품들의 장소를 찾아 나섰다. 거기에 작가가 있었다.
결론으로 얻은 단 한 문장, “장소는 역사다”. 5000킬로미터 거리를 두고 꽃핀 경주 로마문명, 골육상잔으로 기반을 다진 조선왕조, 조선을 조선이게 한 진경산수 시대, 일제강점기 한반도의 재
편, 이데올로기로 찢긴 남북, 도시와 농촌에 휘몰아친 개발 광풍.
작품의 고향을 더트는 일은 행복이자 고역이었다. 서울, 서산, 지리산, 진도, 제주, 통영, 경주, 영월, 태백, 임진강을 순례하는 동안 한반도의 산하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산은 꿈틀거리다 평야로 잦아들고, 강이 그 사이로 구비치고 그 끝에 바다가 파도쳤다. 이 땅에 살아왔고 지금도 질기게 살아가는 민중의 몸짓으로 바뀌었다. 연대기였던 한국사가 실물이 되었다.
나는 작가가 말하지 않은 것을 말하고 싶었다. 작품이 내게 전해준 느낌을 풀어내고 싶었다. 하여, 작가와 작품을 두고 불가피하게 사설을 늘어놨다. 아무리 긴들 형해화한 줄글로써 작품의 곡진함에 이를 수 있겠는가. 이 땅을 사랑하고 그 사랑을 내게 전해준 작가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
출판사서평
우리를 뜨겁게 하는 그림!
작품이 태어난 장소와 화가의 시대를 찾아서
고흐가 아를에서 명작을 많이 남긴 것처럼 우리 땅에서도 그런 작가들이 있다.
작가가 본디 나고 자란 고향으로 돌아가 작업하거나, 작가의 의식을 반영하는 제2의 고향을 찾아 그곳에서 살며 치열하게 작업한 작가들. 그런 작가들의 그림에는 치열한 삶이 녹아있기에 고흐의 그것처럼 감동적이다. 그리고 장소를 담는다는 것은, 고흐가 그랬던 것처럼 시대를 담는 일이기도 하다.
전혁림, 강요배, 이종구, 겸재 정선은 고향의 산천과 사람을 작품에 담고, 황재형은 태백을 찾아가 광부가 되고 그곳에서 수십년째 살며 작업하고 있다. 송창은 임진강에서 현대사를 그리고, 박대성, 서용선, 김기찬처럼 무의식의 끌림과 같은 안식처로서 ‘장소’를 선택해 작품에 담는 작가도 있다.
이 책은 이렇게 우리 땅과 시대를 뜨겁게 작품에 담아온 작가와 작품을 소개한다. 작품은 그들의 치열한 삶만큼 감동적이고, 저자의 글에는 이들 작가와 작품을 사랑하는 마음이 그대로 녹아있다.
또한 이 책에서 소개하는 작가들은 겸재 정선, 한국 남종화를 지켜온 허련 허형 허건, 박대성, 오윤, 강요배, 서용선, 황재형, 김기찬, 송창, 이종구, 전혁림, 김경인 이길래 등 모두 당대를 대표한다. 그러기에 이들의 작품의 고향을 찾아가는 길은 '장소‘와 ’시대‘를 중심으로 한국미술의 큰 흐름을 되돌아보는 일이기도 한다. 아울러 그동안 제대로 정리되지 못했던 민중미술의 맥을 짚어내는 일이기도 하다.
이들은 왜 "고향"이라는 안식처를 찾아 작품 활동을 했을까. 저자는 한겨레신문 출판 분야와 미술 분야를 오래 담당하고, 《한국의 책쟁이》 《미술마을 인문여행》을 출간한 임종업 기자. 특유의 따듯한 글쓰기와 밀착 취재가 좋은 작품과 어우러져 책 보고 읽는 재미가 솔솔하다. 겸재 정선이나 김기찬처럼 이 세상 인물이 아닌 경우, 저자는 그 장소를 열 번도 넘게 거듭하여 걸음으로써 작가의 마음을 헤아리고자 했다. 한국미술에서는 시도한 적이 없는 장소에 대한 인문학과 작가론이 이 책에는 함께 녹아있다. 저자에게 장소는 역사다.
'♣ 책 도서관 ♣ > - 예술, 인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토벤에 관한 책 >루트비히 반 베토벤 / 왜 베토벤인가 (0) | 2019.01.28 |
---|---|
[우리 옛그림] 옛 화가들은 우리 땅을 어떻게 그렸나 (0) | 2018.12.22 |
[회고록]남양섬에서 살다 - 조선인 마쓰모토의 회고록 (0) | 2018.10.11 |
[서양미술]미술관에 간 의학자 - 의학의 눈으로 명화를 해부하다 (0) | 2018.08.15 |
[서양 미술]명화들이 말해주는 그림 속 여성 이야기 (0) | 2018.06.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