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 묶음 세트(전20권) : 야마오카 소하치
| 출판:동서문화사 | 2020.6.5.
[읽은 소감]
일본 전국시대를 통일하고 에도막부를 설립한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중심-출생부터 사망까지-으로 하여
전개한 일본 전국 시대 이야기. 소설 형식으로 쓰여 있어서 전국 시대의 역사적 사실에 대해 좀 더 깊이 알고자 한 나의 의도와는 달리, 작가의 주관과 문학적 수사가 너무 많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그런대로 얻은 게 많다. 읽어내는데 들인 시간에 비하면 아쉬운 점은 좀 있으나, 일본 전국시대를 교양 수준으로 알기에 적합한 책이 이 책 외에 별로 없는 걸로 아는 내 수준으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이 작품을 읽기 전에,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자신의 주군인 '오나 노부나가'가 부하 '아케치 마쓰히데'의 모반으로 자결하고 난 뒤 권력을 쟁취하는 과정까지를 그린 "전국지"와 '오다 노부나가' 이야기를 쓴 단행본을 읽었지만 이 책 '대망'을 못 읽은 데 대한 아쉬움이 컸었는데 이번에 해결했다.
전국 시대(戰國時代, Warring States period, 기원전 476년 또는 기원전 403년 ~ 기원전 221년) 는 중국에도 있었다. 그럼에도 일본 전국 시대가 나-우리-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 건 아무래도 전국시대 3대 주요 인물 중 한 명인 '도요토미 히데요시' 때문일 것이다. 오다 노부나가의 뒤를 이어 권력을 쥔 뒤 우리나라-조선-를 침략하여 7년간 전란에 휩싸이게 한 인물. 그럼에도 이 책이나 도요토미 히데요시 자체를 다룬 책에서도 임진왜란 이야기는 아주 미미한 부분만 차지한다. 이 책 대망도 11권 중반 이후에 간략하게 비판적인 내용으로만 언급된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사후 최종적으로 권력을 쥐게 된 계기는 도요토미 히데요시 파-서군-와 자웅을 겨룬 "세키가하라 전투[1600년 음력 9월 15일(10월 21일)]에서의 승리이다. 이후 히데요시의 아들-도요토미 히데요리-를 제거하는데 15년 세월이 걸리는데 이 책에서는 이 과정에 책의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세키가하라 전투보다 오사카성 전투에 훨씬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총 20권 분량중에 3권 이상을 할애하고 있는 것 같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지나칠 정도로 우호적으로 그린 이 작품은 저자가 태평양 전쟁에서 패망한 일본을 보면서 썼다고 하는데- 에도 막부 시절은 전쟁이 없는 평화 시기였다- 아마 300만 명 이상이 죽어야만 했던 전쟁에 대한 염증 때문은 아니었을까?
참고로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설립한 에도 막부는 정권을 잡은 기간 내내 조선과 평화 관계를 유지했다.
"종교-카톨릭-문제 때문에 쇄국정책을 쓰면서도 조선과는 통상 관계를 유지했는데 이 에도 막부를 쓰러뜨린 주체 세력이 1600년에 있었던 세키가하라 전투 당시 히데요시 편-서군-에 가담했던 세력 중 하나인 사쓰마 번의 시마즈 요시히로 -임진왜란 때도 적극적으로 참전하여 노량 해전에서 이순신 장군을 전사하게 하고 일본군을 탈출시킨 인물이다-인데, 승기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동군쪽으로 기울자 전황 파악 후 적진을 정면으로 돌파, 철수한다. 전투에 참가한 1,500명의 병사 중 300여명만이 살아남는 비극 속에, 그나마도 집요한 동군의 공격을 받아 사쓰마로 최종 탈출한 인원은 80여 명에 불과했다고 한다. 이 사쓰마 번이 동남아와의 교역등으로 군비를 확장하는 걸 본 이에야스는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 나베시마 나오시게(鍋島直茂)를 주축으로 한 사쓰마 토벌군을 보내지만 번번이 패했고, 승리하지 못하는 장기전으로 막 출범한 막부 위신의 손상을 우려한 이에야스는 정벌 중단 명령을 내린다."(위키 백과에서 발췌)
결국 사쓰마 번은 에도 막부 시절에도 거의 독립적인 지위를 유지하게 되는데 이 번의 하급 무사들-죠슈, 도사번등 가세-이 주체 세력이 되어 에도 막부를 쓰러뜨리는 메이지 유신을 일으키고, 이들의 다음 세대가 대만과 조선 병합, 중일 전쟁,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주체 세력이 된다. 논리의 비약인지는 몰라도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비원인 조선 경유, 중국 정벌이 300여 년이 지난 뒤에 자기 지지 세력이었던 사쓰마 번 -여기에 조슈, 도사번도 가담- 일파에 의해 이뤄졌던 거니 역사의 아이러니 아닐까?
일본은 지금도 사쓰마 번과 죠슈 번 출신들이 계속 정권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조선-과 평화 관계를 이뤘던 도쿠가와 막부-에도 막부- 후손도 사라지고 도요토미 히데요시 후손은 1600년 초에 사라지고 없지만, 현재 일본의 핵심 세력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꿈꿨던 한반도 병합, 중국, 동남 아시아 제패를 지금도 꿈꾸고 있는 건 아닐까? 가정이지만 에도 막부 세력들이 유신 세력에게 무너지지 않고 서양 세력의 침입을 자력으로 막아낼 수 있는 방위력을 키웠다면 아시아 지역이 일본 때문에 참화를 안 겪지는 않았을까?
전쟁을 일으키면 자국민도 피해를 입을 건 자명한 사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민중의 이런 비극을 고려치
않고 한반도 조선을 침공해서 자국민은 물론 조선인에게 엄청난 피해를 입혔으며, 지지세력이었던 사쓰마 번의 후손들 역시 똑같은 전철을 밟아 자국민 300여 만명을 죽게 만들었으니 이를 직접 겪은 저자가 에도 막부 통치 시기 내내 평화를 유지하는 초석을 다진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공적을 책으로 되살려 평화가 좋은 거라는 걸 국민들에게 알리고 싶었던 건 아닐까?
[여담]
이 작품은 일본 역사에 대하여 아는 게 별로 없던 젊은 시절에 "대망"이란 제목으로 출간되어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아는데- 광고 효과가 컸을 것이다- 그때는 읽을 기회가 없었다. 직장 생활의 피로가 책 읽는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어서였는데, 은퇴 후 동네 도서관에 드나들며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하면서도 읽을 엄두가 안 났었다. 출간된 지 오래되어 이용자들의 손 때가 너무 묻은 낡은 책이어서일 뿐만 아니라 활자도 너무 작아서였다. 그러다가 이번에 "도쿠가와 이에야스"란 제목으로 솔 출판사에사 나온 책이 있는 것을 다른 도서관에서 보고 활자가 작은 데도 읽기 시작했는데-해설 자료 등 내용이 알찼다-, 동서문화사에서 2015년에 새로 출간한 책이 활자가 큰 걸 발견했다. 이에 주로 이용하는 도서관에 새로 구입 가능 여부를 확인했는데 고맙게도 구입해줬다. 총 20권 분량이어서 구입 가격도 적지 않았을 텐데. 새삼 우리나라가 참 살기 좋은 나라가 되어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참고]대망을 읽기 이전, 이후나 함께 읽을 만한 책.
[전문적인 책 소개- 위키 백과, 나무 위키]
도쿠가와 이에야스 (徳川家康)는 1950년 3월부터 1967년 4월까지 홋카이도 신문, 도쿄 신문, 주니치 신문, 서일본 신문에 연재된 야마오카 소하치(山岡荘八)의 소설. 소프트 커버판, 고단샤 문고판을 지나, 현재 고단샤의 야마오카 소하치 역사문고(전26권)가 발행되었고, 오랫동안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주인공 도쿠가와 이에야스 (1543~1616)의 생모인 오다이의 혼담부터 이에야스의 사망 시점에 이르는 70여 년을 그리고 있다. 완성을 위해 사용된 원고용지는 400자 원고지 17,400장에 달한다. 태백산맥 (소설)의 두 배 분량이다.
야마오카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종군작가로써 많은 특공대원을 취재한 경험이 있었다. 그때, 느낀 일본의 존속이나 세계 평화에로의 기원을 마음속에 간직했던 그의 마음을,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원했던 '태평(泰平)'에 겹쳐 글을 썼다.
연재 당초에는 신흥의 오다 가와 초대국(大國)인 이마가와 가의 사이에 끼여, 독립도 뜻대로 되지 않는 마쓰다이라 가의 고난과 발전을, 당시의 일본의 모습에 겹쳐서 생각하는 독자도 많았다고 한다. 또한, 메이지 이후의 일반적인 이에야스의 이미지에서, ‘전쟁이 없는 세상을 만들려고 하는 진지하게 노력하는 이에야스.’, ‘어떻게든 오사카 전투를 피하여 도요토미 히데요리의 목숨을 살려주려는 이에야스.’, ‘황실을 공경하는 생각이 두터운 이에야스.’ 의 이미지가 되어 ‘너구리 영감 이에야스’ 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에 많은 공헌을 했다. 후에는 비즈니스 본으로써 평가되어 경영자의 교과서 같은 대우를 받고 있다. 자이언트 바바나 요코야마 미쓰테루 등, 각계의 저명인사도 애독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1970년 대망(전 12권)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어 베스트 셀러가 되었고, 2000년 도쿠가와 이에야스(전 32권)라는 제목으로 재번역 되었다. 그 외 중국에서도 2007년 가을에 발행한 이후 전 13권 200만 부가 팔려 베스트 셀러가 되어, 높은 평가를 얻었다.
각 권의 타이틀(일본판)
- 1권 출생 난리의 권 (오다이, 히로타다의 혼인, 이에야스의 탄생)
- 2권 사자자리의 권 (이마가와 가에 인질로 가는 도중, 오다 가에 납치, 아버지 히로타다의 죽음과 인질교환으로 이마가와 가로 간다.)
- 3권 아침 이슬의 권 (오다 가의 대두, 오케하자마 전투)
- 4권 갈대 곰팡이의 권 (오카자키로 귀환, 오다 노부나가와의 동맹 잇코 폭동)
- 5권 소용돌이의 권 (미카타가하라 전투 대패, 신겐의 죽음)
- 6권 불타는 흙의 권 (다케다 가쓰요리와의 전투, 가신의 배신)
- 7권 강풍의 권 (노부야스의 할복, 나가시노 전투)
- 8권 심화의 권 (다케다가의 멸망, 혼노지의 변)
- 9권 벽운의 권 (하시바 히데요시와 오다가의 내분)
- 10권 무상문의 권 (히데요시와의 확집, 외교전략)
- 11권 용호의 권 (히데요시의 대두, 화해)
- 12권 화엄의 권 (히데요시와의 동맹)
- 13권 와비차의 권 (호조씨 멸망, 관동이동)
- 14권 깜빡이는 금성의 권 (리큐의 죽음, 임진왜란)
- 15권 나니와의 꿈의 권 (히데요시의 죽음, 이에야스의 대두)
- 16권 일식월식의 권 (이시다 미쓰나리와의 확집)
- 17권 군 도리의 권 (관동출병, 미쓰나리의 음모)
- 18권 세키가하라 전투의 권 (세키가하라 전투)
- 19권 태평태동의 권 (전후처리, 도요토미가와의 관계 구축)
- 20권 에도, 오사카의 권 (이에미쓰의 탄생, 내분)
- 21권 춘뢰원뢰의 권 (국내통치, 해외 무역)
- 22권 백뢰, 떨어지다의 권 (오사카의 군비증강)
- 23권 유쿠후(蕭風)성의 권 (평화교섭 결렬, 일촉즉발)
- 24권 전쟁과 평화의 권 (사나다 유키무라 입성, 오사카 겨울 전투)
- 25권 고성낙월의 권 (오사카 여름 전투, 도요토미가의 멸망)
- 26권 입명왕생의 권 (다테 마사무네의 반란, 이에야스의 죽음)
역사의 표면에 드러나지 않는 중요한 등장인물(가공인물 포함)
- 다케노우치 나미타로 (나야 쇼안):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아케치 미쓰히데, 덴카이 등이 경의를 표하고 있는 유력한 고시(郷士). '오케하자마 전투'의 작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후반에는 사카이의 거상으로 이에야스의 앞에 나타난다.
- 다케노우치 히사로쿠: 오다이의 오빠 노부치카. 암살될 뻔한 것을 계기로 원래의 이름을 버리고, 재혼한 여동생의 신변을 보호한다.
- 차야 시로지로[1] (1~3대): 전 도쿠가와가의 가신, 상인이 되어 이에야스에게 협력한다.
- 혼아미 고에쓰 : 도검 감정가이며, 이에야스에게 심취하여 협력한다. 니치렌슈의 신자로 청렴결백한 인물.
- 덴카이 : 때때로 수행도중에 나미타로의 저택에 가서, 천하 국가에대해 이야기한다. 모반할 것인지 망설이고 있던 가신에게 조언을 하거나, 호조 우지나오에게 간언하여 도요토미 히데요시와의 강화를 권유하기도 한다.
젊은 시절의 이에야스를 가르친 인물
- 다이겐 셋사이: 이마가와 요시모토의 군사. 다케치요(이에야스)가 난세를 끝낼 인물이라는 걸 알아채, 이에야스에게 장래를 맡기며 교육한다.
- 혼다 시게쓰구: 이에야스의 가신. 젊은 시절의 이에야스를 교육한다. 가끔은 이에야스를 바보취급하기도 한다.
소설 속에서의 여성의 역할
소설 속에서는 약한 입장인 여성도, 평화를 위해 남자들에게 정면으로 대하는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
- 이에야스의 할머니 게요인은 인질이 된 다케치요(이에야스)의 양육을 위해 다이겐 셋사이와 교섭하여 거주지를 오카자키에서 슨푸로 옮겼다.
- 이에야스의 어머니 오다이는 잇코 폭동으로 인해 거역하는 가신에게 격노한 이에야스를 나무란다.
- 마에다 도시이에의 아내 호슌인은 하시바 히데요시와의 화해를 남편에게 진언한다. 도시이에가 사망한 후, 이에야스에게서 혐의가 걸렸을 때 자진해서 인질이 되어, 마에다가의 100만 석을 지켰다.
- 히데요시의 정실 기타노만도코로는, 남편이 사망한 후 오사카 성의 자신의 거처를 자진해서 이에야스에게 비워주었고, 그 후의 교섭을 유리하게 진행시켰다.
- 호소카와 다다오키의 정실 가라샤는, 세키가하라 전투의 직전 이시다 미쓰나리가 인질로써 오사카 성에 들어가도록 요청한 것을 거절하고, 자살하였다. 미쓰나리는 다른 집안의 여성이 이것을 보고 따라할까봐 두려워 하여 인질요청을 단념했다.
- 이에야스의 불신을 받아 근신당한 남편 마쓰다이라 다다테루를 구하기 위해, 정실 이로하히메는 덴카이에게 관대한 처분을 내려주길 탄원하였다.[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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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오카 소하치가 쓴 대하소설. 1951년부터 67년까지 집필했으며 총 20권, 각 권당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자랑한다.
한국에서는 '대망'이라는 제목으로 해적판[1](동서문화사, 중앙문화사)이 출간되어 큰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국내에는 주로 이 제목으로 알려져 있으며, 해적판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과 다르게 번역의 질이 매우 높다. 인기가 높아 지금까지도 증쇄하여 판매하고 있고, 번역 면에서도 십수년간 많은 수정을 거쳤기 때문에, 오히려 이후 출간된 정식 출간본보다 문장이 매끄럽다는 평가를 받는다. 원래 소설은 전체 3부이며, 이 중 1부의 제목이 대망이다.
나중에 '도쿠가와 이에야스'이란 이름으로 재출간(솔)되었다. 동서문화사에서도 기존 번역본을 대망이라는 이름으로 2005년 재출간했다.
엄밀히 말하자면 해적판으로 출시된 동서문화사 판은 어느 판본이던[2] 도쿠가와 이에야스뿐만 아니라 요시카와 에이지의 미야모토 무사시, 시바 료타로의 료마가 간다, 나라 뺏은 이야기, 언덕 위의 구름 등 어지간한 일본의 역사소설들을 모두 수록했으므로, 사실상 국내 유일무이한 일본 역사 소설 선집[3]에 가깝다. 각각 7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이 스무권이 넘는다. 대망에 포함된 역사소설의 대부분은 현재는 별도로 번역되어 출판되어 있지만, 70년대 판에는 같은 작가의 '다테 마사무네'가 수록되어 있다. 책이 나온 시기가 아직 '다테 마사무네'가 연재 중이었던 만큼 완역은 아니지만 그래도 국내에서 유일한 번역이므로 나름의 가치가 있다. 해적판도 이 정도쯤 되면 나름대로 예술이다.
태평양 전쟁 이후 불어온 이에야스의 재평가에 큰 영향을 끼친 소설이며 국내에서도 전국시대에 관련해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기도 하다.
요코야마 미츠테루가 만화로 만들었으며 AK커뮤니케이션즈가 한국에도 번역 출판하였다.
2. 특징 및 호평
2.1.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군상극
제목이 제목인만큼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주인공으로 하고 그 생애를 두고 이야기가 전개되긴 하나 동시대 인물들의 비중 또한 만만찮다.
이에야스와 동시대를 살았던 이마가와 요시모토, 다케다 신겐과 같은 당대의 명장들이나 오다, 도요토미, 도쿠가와 가의 가신들과 거기에 연관된 다이묘들에 대해서도 분량이 할애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등장인물의 수가 어마어마하고 이야기의 구조 또한 상당히 복잡하다. 그럼에도 각각의 인물들의 성향를 잘 잡아내 수준 높은 극을 그려내고 있으며[4] 등장인물들의 가치관 등을 세세하게 묘사하기 때문에 이야기에 더 몰입하기 쉽고 독특한 개성을 지닌 몇 등장인물들 덕에 재미있다.
특히나 당시로선 상당히 희귀할 정도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말년에 대해 정확히 묘사했다. 물론 이에야스에 대한 정통성, 대의 부여의 측면도 있겠으나 21세기로 넘어오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히데요시의 말년은 대충 넘겼던 당시 문화와 비교해보면 상당히 충격적인 부분이기도 하다. 당당하게 태양의 아들을 외치던 히데요시가 자식인 히데요리를 위해 가신들에게 호소하고 양아들인 조카와 그 가문을 몰살하는 등 비참하기까지 느껴지는 내용은 특이하고 호평할만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리고 사무라이의 로망을[5] 장중하게 그려냈다는 평을 받는다. 물론 그만큼 할복이나 '깨끗한 죽음'과 같은 관념이 자주 다뤄지기 때문에, 21세기를 살아가는 한국인이라면 아연실색할 장면도 가끔씩 나온다. 작품이 다루는 시대의 특이성과 작품이 쓰여진 시기의 특이성을 잘 가감하고 읽자.
2.2.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대한 색다른 해석
이 소설이 나오기 전까지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대한 묘사는 메이지 유신으로 인해 천황의 지위가 올라가고 막부에 대한 평가가 나빠짐에 따라 비열하고 간사한 너구리라는 이미지가 확고했다. 그러나 태평양 전쟁을 거치며 점차 재평가의 바람이 불었고 그 와중에 이 소설에서 표현한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상당히 특이했다.
기존에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쇼군이 되기 위해 온갖 수법으로 힘을 모으고, 상대를 속여 함정에 빠트리는 치밀한 전략가였다면 야마오카 소하치는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참고 또 참는 인격자이며 평화주의자로 묘사된다.
의외로 이러한 해석은 참신하다. 기존의 이에야스에 대한 음흉한 너구리 묘사가 대부분 도요토미 히데요리를 상대로 한 일련의 사건들(호코지 종명, 오사카 성 전투)로 인해 생긴 이미지라면 야마오카 소하치의 이러한 해석은 이전에 있었던 사건들에 대한 해석으론 큰 반감없이 받아들여질만한 해석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고난의 삶을 살았고 미츠나리와의 세키가하라 전투를 제외하면 자신의 정적을 계책 등으로 물리치거나 강한 상대와도 패권을 두고 다투는 일보단 스스로 숙이고 들어가 인고의 시간을 기다렸으며 이마가와 요시모토의 아들인 우지자네를 그냥 살려주는 등 적대 세력의 잔당이라고 해도 비정하게 죽이는 일은 드물었던 이에야스의 전반적인 일생과, 기존의 평가인 음흉한 인상을 히데요시가 가져간 덕에 소설 내에서 이에야스의 행보는 나름대로 적당한 설득력을 얻었고 소설의 전개에 큰 무리를 주지 않을 수 있었다. 요컨대 천하통일을 원했던 건 다른 자들과 똑같았지만 근본적으로 일본의 평화를 위해 싸웠던 인물로 표현될 수 있었고 이는 소설 전개에 큰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동시에 참신함을 가져다줬다.
딱 하나 이에야스의 가족관계에 있어서는 색다른 해석이나 미화가 거의 등장하지 않았다. 장남인 노부야스를 죽음으로 몰아넣은게 비통하다고 하는 것이나 유키 히데야스, 마츠다이라 타다테루를 박대한 것을 슬쩍 없애는 등 아예 없던 것은 아니지만 히데야스를 히데요시의 양자로 내보낼 때 되어서야 가까이 하는 걸 두고 혼다 시게츠구가 '지금까지 아무것도 해준게 없으면서 막상 히데요시를 더 아버지처럼 여길 것 같으니 신경 좀 쓰이시나 봄?이라고 비웃는다.[6]
2.3. 3인 3색의 전국 3영걸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비중은 워낙 엄청나서 노부나가가 죽는 6권, 히데요시가 죽는 12권까지는 이에야스의 독자적인 주인공 형식이라기보단 3인 주인공 체제에서 차례차례 떨어져나가 최종적으로 이에야스가 홀로 남는 구도라고 보는 것이 맞다.
그래서인지 3명에 대해서 각기 다른 개성을 많이 부여했다. 잔혹하지만 호탕한 철혈 군주 노부나가, 겉과 속이 완전 다른 악동 정치가 히데요시, 인내심이 강하며 평화를 위해 사는 인덕의 이에야스라는 재미있는 구도가 만들어진다. 이에야스가 특출나게 재해석됐지만 노부나가에게는 피도 눈물도 없는 놈이란 이미지보다는 호탕함을 강조해 상대를 끌어안을 줄도 아는 면모를 부각시키고[7] 히데요시에게는 덴노를 위한 대의를 지우고 상대의 속을 정확히 꿰뚫어보고 치밀하게 뒷공작을 하는 정치가로서의 이미지와 한편으론 누구보다 상대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천한 출신으로서의 열등감과 그에 따라 오게 되는 과대망상적인 언행이 잘 묘사됐다.
또한 일생도 상당히 차이나게 구성되어 있다. 노부나가와 히데요시는 처음부터 완성형 주인공이었고 그 때문에 등장 시작부터 상당히 비범하고 그 뜻이 끝까지 흔들리지 않으며 자신의 뜻대로 세상을 살아간다. 노부나가의 경우는 혼노지의 변 이전까지 단 한번의 시행착오를 겪지 않으며 히데요시 또한 시행착오는 겪게 되지만 죽을때까지 위기상황이라곤 하나도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이에야스는 처음부터 신불의 뜻을 품었던 것이 아니고 다혈질적인 면으로 인해 성급하게 나섰다가 전투에서 지기도 하고 힘이 부족해 주변 인물들을 잃기도 하며 소국에서 출발해 온갖 고난을 겪어가며 거기에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자세하게 그려나갔다. 즉, 성장형 주인공이다.
그래서인지 노부나가는 기존의 가신들과는 끈끈했으나 결국 미츠히데라는 새 가신에게 뒤통수 맞아버렸고 바라던 천하통일의 꿈은 사라지게 되었음에도 딱히 감정이 묘사되지 않고 불꽃처럼 사라져 간다. 히데요시는 임진왜란을 시작으로 갖은 시행착오 속에서도 끝까지 자신의 실수를 부정하면서 자가당착에 빠져 말년을 안쓰러울 정도로 보내다 죽고, 히데요시에게 절대적으로 충성하는 가신은 사실상 미츠나리 하나뿐이었다.
그러나 이에야스는 아무리 위험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가신들이 충성을 바치고 이에야스를 위해 싸워주는, 눈물 나는 군신관계를 가지고 있고 시행착오를 거쳐가면서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성장해간다. 출발선에서 다른 둘보다 불리했고[8] 위기상황도 많이 찾아왔지만 그 와중에도 고꾸라지지 않고 마침내 정상에 오르는 모습은 드라마틱하다.
3. 문제점
그러나 이러한 장점들은 어디까지나 전개 후반부로 넘어가기 전까지 이야기고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정적들이 모두 사라지고 에도 막부가 만들어지면서 독자적인 주인공화가 이루어졌을 때 싸그리 다 사라진다는 치명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3.1. 비현실적인 주인공 이에야스
이에야스에 대해 참신한 해석을 한 것은 좋으나 무리할 정도로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미화하는 면이 있다.
세키가하라 전투 정도까지는 관점에 따라 그렇게 볼 수도 있겠으나, 호코지 종명 사건이나, 오사카 성 여름 전투 등의 비열함까지 미화하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화가 심하다 보니 오히려 이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극중에서 가장 비현실적이고 괴이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가신 중 누구도 이에야스의 책략 전부를 꿰뚫어보지 못할 정도로 이에야스의 단수가 높지만, 어쩐지 사람들의 오해를 바로잡는데에는 그 능력이 전혀 발휘되지 못한다는 점에서 억지스럽다고 할 수 있다. 그의 아들들도, 요도기미도, 히데요리도, 미츠나리도 전부 오해를 하고 있었지만, 이에야스는 그 오해를 풀어주지 못한채 결국 몽땅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다. 그러나 이에야스는 다른 일에는 먼치킨이다 싶을 정도로 탁월한 대처를 보여주는 반면에 정작 이런 일들에는 끝까지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변명만 하고 있다.
초중반까지는 이에야스가 천하통일 나아가 전 일본 국민의 안녕이라는 대업을 위해 싸운다는 측면 때문에 불필요한 다툼을 피하고 강자에게 숙이고 들어가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신선마냥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같은 자세로 대하진 않으며 그 밑에서 열심히 머리를 굴린다. 장남을 잃을 때도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참으며 지금 자기한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깨닫고[9] 미래를 준비하지만 이야기가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신불의 뜻을 좇는 것이 아니라 그 경지에 오르려는 것으로 묘사하는 바람에 이에야스의 느긋한 자세와 겹쳐 이게 정치가인지 도닦는 스님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이렇게 이에야스가 신선마냥 경지에 올라 모든 것을 덕으로, 평화적으로 해결하려고 한다는 식으로 묘사되고 그렇다고 상대방을 무작정 나쁘게 묘사할 수 없으니 이에야스의 뜻을 '오해'했고 그 오해를 풀지 못해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해석하니 도요토미 가와의 분쟁이 터무니없을 정도로 비현실적이고 한편으론 정말 도요토미 가가 못나보인다. 특히 히데요리의 보좌역인 카타기리 카츠모토가 요도도노에게 이에야스와의 내통 혐의로 쫓겨나가는 과정에서 다름 아닌 요도도노의 시녀들의 오해를 사 쫓겨나가는 것은 가관이다.
3.2. 갈수록 늘어지는 전개
사실 이에야스가 신불의 경지에 오르는듯한 묘사는 이야기가 초중반에는 난세의 영웅들이 싸우는 군웅할거였고 이에야스는 소국이었기에 거기서 계속 성장하고 힘을 길러 적들을 하나씩 물리쳐야 했던 반면 후반에는 이에야스가 패권을 다 잡고 막부의 지도자로서 군림하는 때이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에야스가 마침내 신불의 경지에 오른다는 묘사는 드디어 난세가 끝났으며 앞으로는 평화의 시대가 찾아왔음을 말하는 것이고 앞으로 어떤 세상이 펼쳐질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런 내용이 분량을 너무 많이 차지한다.
작중 히데요시가 죽고 이시다 미츠나리와의 치열한 싸움과 그 대미를 장식하는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이에야스가 승리하고 쇼군이 된게 14권이다. 문제는 다음 이에야스의 중요한 전투인 오사카 성 전투가 18권이 되서야 나온다. 15~17권동안 하는 일은? 쇼군이 되고 나서 마치 일상물이 떠오를 정도로 도요토미 히데요리와 하하호호하다 오해 때문에 사이가 벌어지고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과 소소한 막부 운영을 이 세 권 동안 묘사하고 있다.
원래 이런 군상극이 후반까지 소설의 재미를 잃지 않으면서 꾸준히 잘 쓰는 것이 참 어렵지만 이런 맥빠지는 형식이라는 것은 치명적인 문제점이라 할 수 있다. 차라리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난세를 평정하고 쇼군이 되는 것을 끝으로 마무리되었거나 오사카 성 전투 이전까지의 일들은 짧게 줄이는 것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까지 든다.
3.3. 매력없는 후세대
이에야스의 아버지 대부터 충성을 바쳐왔거나 이에야스의 젊은 시절에 대두되는 주요 가신들, 오다, 도요토미 등의 당대 주 다이묘들과 그 가신들까지 초중반에는 난세에 걸맞도록 각자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 있었고 나름대로의 사연을 가지고 있는 등 세세하게 묘사됨으로서 하나하나에 감정 이입도 되고 다양한 삶을 보게 된다.
그러나 그런 1,2세대 무장들이 사라져가고 그 자리를 대신해줘야 할 캐릭터들이 후반부로 갈수록 전형적인 선비 스타일인 문관형, 꼰대 사무라이인 무관형으로 두 종류로 나뉘게 되고 그렇다고 특별히 감정이입할만한 껀덕지가 주어지지도 않는다. 도요토미 히데요리는 세상사 아무것도 모른 채 여자나 후리고[10] 아내를 때리기나 하는 개초딩 마인드고 그 밑에 가신들은 이에야스한테 설설 기거나 아니면 반항기 청소년도 아니고 쓸데없는 오해를 하고는 이에야스와 싸울 궁리만 하고 있다. 그나마 오사카 성 전투에 들어서 비장하게 전투에 임하는 무장들의 최후가 위안인 부분.
그렇다고 도쿠가와 쪽이라고 뭔가 다르면 모르겠는데 정작 중요한 사건으로서 다뤄져야 할 에도 막부의 파벌 싸움인 무단파와 문치파의 대립, 그리고 거기서 딸려오는 오쿠보 나가야스 사건은 두루뭉술하게 서술되면서 이야기 전개가 맥빠지고 도요토미 가와의 대립은 이에야스 혼자서 거의 다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또 다테 마사무네에 대해서 뭔가 계략을 꾸미는 듯한 묘사를 하는데 정작 마지막에 가서는 흐지부지해져서 아무 문제없이 끝나버리면서 독자들을 난감하게 만든다. 사위이자 이에야스의 6남인 타다테루 또한 비중 있게 다뤄지지만 이에야스와 크게 대립하지도 않는다. 실제 관계를 생각하면 참 오묘한 부분…
4. 총평
고난의 소년기, 군주로서 혈기를 주체 못해 일을 저지르다 여러 위기 상황을 겪으며 성장했던 청년기, 드디어 소국에서 탈출해 떳떳히 패국을 노릴 수 있음에도 평화를 위해 숙이고 들어갔으나 조용히 미래를 내다본 장년기, 그리고 중년에서 노년을 내다봐야 할 나이에 세키가하라 전투와 에도 막부의 건설 과정이란 지금까지 쏟아온 노력의 종지부를 찍는 것을 보면 한편의 대 서사시를 마무리짓는데 부족함이 없다.
또한 전국 3영걸, 오다 사천왕, 시즈가타케의 칠본창, 도쿠가와 사천왕 같이 대 다이묘와 그 주군과 함께해온 가신들 등 수많은 인물들이 난세에서 활약하다 져가는 것을 군상극으로서 풀어가며 사무라이의 로망을 잘 그려내서 초중반만 보자면 대하소설 중에서는 수작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가 미적지근해지고 지루하게 전개되면서 용두사미화 되어가는 것은 아쉬우며 현대의 한국인이 읽기에는 조금 불편한 부분들이 있음은 어쩔 수 없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한국에서 일본의 전국시대를 알아보고자 한다면 한번쯤 읽어보자. 물론 지금은 폐기된 학설이나 군담소설의 일화들을 차용한, '어디까지나 소설'인 점은 분명하므로 맹신하는 것은 곤란하지만, 전국시대의 인물상과 대체적인 흐름을 잡으려 한다면 이만한 소설도 없다. 특히나 전국시대 관련 서적을 찾기 힘든 국내에서는 더더욱.
중국의 삼국시대를 소재로 한 유비 미화 경향의 삼국지연의 모종강본 만큼이나, 도쿠가와 이에야스빠가 쓴 이에야스 띄어주기 창작물. 이 소설을 읽고 일본 전국시대를 이해했다고 착각하면 안된다. 소설은 소설 일 뿐.
5. 기타[편집]
히데요시가 천하통일을 한 직후인 9권 즈음부터 사카이 상인들이 대륙 진출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나온다. 서양에서 속속들이 우리를 노리니 국내의 분쟁은 그만두고 밖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나. 이 때문에 작가의 성향과 맞물려 대동아 공영권 쉴드치는거 아니냐는 말도 있다. 다만, 사카이 상인들은 어디까지나 '전쟁의 시대는 갔다 대세는 교역이다'는 것에 가깝다. 물론 이들은 전쟁을 통해 급격히 세를 늘렸고 그 때문에 차야 키요노부가 대 상인의 사치를 보며 식은 땀을 흘리는 묘사도 있지만 정작 히데요시가 조선과 명을 정벌하겠다고 군대를 일으킬 때는 한사코 반대했다.[11] 그리고 히데요시가 죽고 그 뒤 이에야스가 패권을 쥐고 나서는 대외 정벌에 대해 꿈도 꾸지 않았고 사카이 상인들 또한 그 자식 세대가 되어서는 정치에 관여하거나 하는 것 없이 비중이 공기화되면서 자연스레 사라진다.
소설에서 임진왜란이 등장하다보니 조선에서 잡아온 호랑이 가죽이라던가 조선도자기라던가 조선이 여러번 언급된다, 소설이 소설인만큼 임진왜란 내내 이 전쟁에 대해 부정적인 묘사들이 대거 등장하고 초반 육군이 승승장구할 땐 좋았는데 이순신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장군에게 수군이 연거푸 격파당해서 병사들 태울 배가 없다고 투덜대는 장면이 나온다. 전쟁 중에 히데요시가 틈만 나면 자기가 직접 조선으로 건너가겠다고 주장할 때도 측근들이 '만에 하나 수군에 침몰이라도 당하면 어쩌려고 저러신담…' 하며 전전긍긍하는 묘사도 나오는 등 은근히 조선 수군을 띄워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선 철병 과정에서 이순신 장군의 전사에 대해서도 가장 큰 타격이라고 표현한다. '이 싸움 도중에 일본군으로선 첫싸움부터 무서웠던 적수 중의 적수인 이순신이 탄환에 맞아 전사했다. 아마 이 일은 조선의 수군에게 있어선 태양을 잃은 것만큼의 타격이었으리라.' 해전 중에서 소설에 언급되는 전투로는 '거제도 동쪽에서 크게 패했다'로 설명하는 옥포 해전, 구루지마 미치유키가 전사했다며 언급된 당포 해전, 그리고 위의 이순신의 전사를 통해 언급된 노량 해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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