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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장편소설] 백년 여관 - 임철우

Bawoo 2019. 5. 11. 13:14

 

 
[이야기 전개 방식이 쉽게 소화가 되지 않았다. 어떻게든 읽어내려 했으나 결국 포기. 젊은 시절 같으면 악착 같이 읽어낼 필요성을 느꼈을지도 모르겠으나, 이젠 읽어야 할 책은 많으나 남아있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적은 나이인 탓에 어쩔 수 없이 읽다가 중단한 작품군에 넣었다.ㅠㅠ]   
 
 

[책소개-인터넷 교보문고]

6년 만에 돌아온 임철우의 신작 장편소설 『백년여관』은 그림자 섬 영도(影島)에 있는 '백년여관'을 중심으로, 일제 시대부터 4·3 사건, 6·25 때의 보도연맹 사건, 80년 광주항쟁까지 우리나라 100년의 역사를 '백년여관'에 모인 인물들의 갖가지 사연들을 통해 그려내고 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영도로 소환된 인물들의 내력과 비밀들을 퍼즐을 맞추듯 하나씩하나씩 풀어 나가는 이 소설은, 삶과 죽음을 한꺼번에 보듬고서 이 지상의 시간을 견뎌야만 하는 사람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이다.

 

저자 : 임철우
1954년 전남 완도에서 태어났다. 전남대와 서강대 대학원 영문과를 졸업했다. 전남대 대학원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1년 「개도둑」으로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었다. 창작집으로 『아버지의 땅』 『그리운 남쪽』 『달빛 밟기』, 장편소설로 『붉은 산, 흰 새』 『그 섬에 가고 싶다』 『등대 아래서 휘파람』 『봄날』 등이 있으며, 한국일보 창작문학상과 이상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한신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목차

 

프롤로그
제1부 그림자 섬
제2부 손님들
제3부 그해 겨울
제4부 해후
에필로그

작가 후기

 

책 속으로

 

당신의 눈앞에 지금 풍경 하나가 실루엣처럼 천천히 떠오른다. 버려진 옛 포구의 주택가 한쪽에 검버섯같이 우중충하니 돋아난 두 채의 건물. 당신 소설의 무대가 될 바로 그 집, 백년여관. 포구 동쪽 변두리의 막다른 골목 어귀에 그 삼류 여관은 서 있다 벽돌로 쌓아올린 2층 건물은 외벽 여기저기 벗겨져 나간 칠 자국과 거무죽죽 흘러내린 빗물 흔적 때문에 가뜩이나 추레하고 음울한 분위기를 풍긴다. 백년여관. 티브이 & 욕실 완비. 현관 전면 벽에 비뚜름히 내걸린 흰색 바탕의 작은 아크릴 간판이 없다면, 외지인들은 자칫 무심히 지나치기도 하겠다.

살아 있는 한, 고통이 여전히 지속되는 한, 그건 과거가 아니라 그들에게 엄연한 현재야. 그런데 그것으로부터 벗어나라고? 컴퓨터 자판의 '삭제'키를 눌러 버리듯이, 그렇게 간단하게 지워버리라고? 천만에. 너희들은 정작 그 사람들을 '삭제'하고 싶은 거겠지. 어쨌거나 너와 동시대인임에 분명한 그들의 삶, 아니 존재 자체를 깨끗이 지워버리고 싶어 견딜 수가 없는 거겠지. 왜냐면 지겨운 그들의 삶은 실상 바로 너희 어미와 아비, 할아비와 할미가 살아온 시간들이고, 그러므로 너하고도 결코 무관할 수 없을 테니까. 그 고약한 인분 덩이를 눈앞에 빤히 놓아두고서야 아무 일도 없다는 양 훌쩍 뛰어넘어, 저 현란한 너희들의 미래 속으로 홀가분하게 내달려가기란 아무래도 거북스럽고 기분 찜찜할 테니까. 안그래?

그건 또 왜였을까. 축 늘어진 사내의 야위고 흰 손과 벗겨진 한쪽 발에서 당신은 시선을 떼지 못했다. 한 남자의 생의 궤적에 숨겨진 처절한 고독과 누추함이 지금 눈앞에서 적나라하게 폭로되고 있었다. 그러자 당신은 목구멍이 뻑뻑하게 차오르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문득 그 사내를 향해, 애정이라고 말해도 좋을, 어떤 강렬한 친밀감이 솟아오름을 느꼈다. 당신 역시 그 무서운 고독과 쓸쓸함을 기억하고 있는 까닭이었다.

'복수야. 아버지 눈을 들여다보거라……. 자, 이제부터 아버지가 하는 말,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한다. 넌 반드시 살아남아야 해. 이 아버지를 위해서, 그리고 억울하게 죽은 우리 식구들과 다른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말이다……. 복수야. 너는 이 아비가 세상에 남기고 가는 유일한 미래란다. 울지 마라. 아버지는 영영 죽어서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네가 살아 있다면 이 아버지도 함께 살아 있는 것이야. 네 영혼 속에서, 너의 가슴속에서 말이다……. 자, 어서 가거라. 당장!'

 

출판사서평

 

인간 조건에 대한 최후의 질문과 마주서라 6년 만에 돌아온 임철우의 신작 장편소설 『백년여관』은 그림자 섬 영도에 있는 ‘백년여관’을 중심으로, 일제 시대부터 4.3 사건, 6.25 때의 보도연맹 사건, 80년 광주항쟁까지 우리나라 100년의 역사를 ‘백년여관’에 모인 인물들의 갖가지 사연들을 통해 그려내고 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영도로 소환된 인물들의 내력과 비밀들을 퍼즐을 맞추듯 하나씩하나씩 풀어 나가는 이 소설은, 삶과 죽음을 한꺼번에 보듬고서 이 지상의 시간을 견뎌야만 하는 사람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이다. 시애틀에서 자신의 과거를 찾아 돌아온 재미교포 김요안, 오랫동안 글을 쓰지 못하고 있는 소설가 이진우, 아직도 죽은 이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여관집 식구들 강복수, 미자, 신지 그리고 돌아가신 설분네 할머니를 중심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백년여관』은 몇 년 동안 구상 중인 소설을 쓰는 소설가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오랫동안 소설을 한 문장도 쓰지 못하고 있는 소설가 이진우는 환청을 듣게 되면서 영도로 찾아간다. 친구 케이의 죽음 이후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지 못한 괴로움에 시달려왔던 그는 영도로 가는 도중, 시애틀에서 온 간질을 앓는 요한 킴과 백년여관의 주인 강복수를 만나게 되고, 그들 모두 ‘백년여관’에 머물게 된다. 자신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 영도를 찾아온 요한 킴. 어린 시절 끔찍한 사건을 겪은 후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기억하지 못한 그는, 미국으로 입양된 후 홀로 외롭게 성장한다. 죽기 전 어렴풋한 기억을 토대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영도로 돌아온다. 백년여관 주인 강복수. 어린 시절 제주도에서 태어난 그는 빨갱이로 몰린 아버지와 어머니, 동생 길생까지 제주 4.3사건으로 잃는다. 스물네 명의 집안식구들을 잃은 후 그는 할머니 설분네와 어머니와 함께 영도로 건너온다. 사법시험에 붙었으나 연좌제로 인해 좌절한 그는 어린 시절부터 혼령들과 함께 평생 떠돌아다니는 삶을 살고 있다. 그러다가 광주에서 미자를 만나 영도에서 여관을 열고 있다. 백년여관의 여주인 허미자. 어릴 적 꿈 많은 소녀였으나, 오빠 문태가 베트남전쟁에서 한 팔을 잃고 오는 순간부터 인생이 꼬이기 시작한다. 버스차장을 하던 시절 귀머거리이자 벙어리인 청년을 만나 사랑했으나, 사고로 청년은 죽고 그녀는 다방을 전전한다. 그러던 중 복수를 만나 영도로 내려와 여관을 함께 운영한다. 복수와 미자의 아들이면서 자폐아인 신지는 어느 날 바닷가에서 실종되었으나 푸르스름한 손들의 도움으로 살아나고 집 주변을 떠도는 혼들을 만나게 된다. 소설가 이진우는 영도에서 80년 광주항쟁 때 알았던 순옥이를 만난다. 친구 케이에게 고백하지 못했던 괴로운 사실들을 이야기하는데, 결국 케이도 광주항쟁을 평생 한으로 간직한 채 괴로워하면서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6.25 보도연맹 사건 때 부모를 다 잃었던 충격으로 기억을 잃었던 요한 킴은 영도에서 사람들의 도움으로 어린 시절의 기억을 되찾게 된다.104년 만에 찾아오는 개기월식날, 굿을 열자고 무당 조천댁이 찾아...온다. 그녀의 엄마 귀덕녀도 제주 4.3 사건 때 죽은 혼들을 위로해주는 무당이었다. 바닷속, 물속을 떠돌아다니는 손님들을 위로하러 백년여관 식구들은 조천댁과 함께 굿을 준비한다. 일식이 시작되고 수천수만 숨결들의 주인들이 달빛 가득한 바다에서 거대한 손으로 떠오른다. 그러다 사라진다. 소설가 이진우는 다음날 새벽에 첫차를 타고 영도를 떠난다.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떠나는 그와 남겨진 사람들. 그리고 그는 소설의 첫 문장을 시작한다. '섬이 하나 있다. 그림자의 섬, 영도. 그것은 결코 환상도 허구의 이름도 아니다……'로. ◆ 추천의 말임철우는 다정한 작가이다. 그의 다정함은 늘 깨어지고 뒤틀어진 사람들의 상처를 응시하고 안아준다. 웅웅한 바람소리를 품고 있는 저 '백년여관'의 늙은 은행나무처럼 그에게 섬은 한과 그리움의 공간이다. 이 공간 속으로 부나비처럼 날아오는 군상들……. 산 자와 죽은 자가 공존하는 섬은 그러므로 사연 많은 이들에겐 마치 토마스 만의 『마의 산』과 같은 상징적 체계의 신화가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피비린내 나는 역사는 인간 내면 깊숙이 스며들어 마침내 인간 조건에 대한 최후의 질문과 마주하게 만들고 마는 것이다. -김영현(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