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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장편소설] 호 아저씨를 기다리며 : 백시종

Bawoo 2019. 5. 12. 22:39

 
[소감] 가독성 면에서는 최고인 작품. 소설이라기보다는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에 우리나라에 호찌민같은
큰 지도자가 나오길 바라는 바람을 담은 작품이라고나 할까? 작품성 면에서는 크게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작품 속에는 우리 현대사를 살고 간 주요 인물들이 실명으로 대거 등장하는데 정작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인물들은 거의가 가명이다. 작가가 분명할 화자의 어릴 적부터 친구인 조국상이란 작가는 누구일지 가늠이 안 됐다. 조갑상이란 이름을 가진 작가가 있긴 한데 경남 의령 출신이어서 이 작품에 나오는 무진-순천일 거로 보인다-출신인 거와는 맞지 않는다. 작품 내용 중 특이한 점은 분명 한나라당 출신 이정현 의원으로 짐작이 가능한 정치인-작중 김민웅으로 나온다-이야기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면서 나오는데 그것도 아주 긍정적인 묘사다. 자칫하면 이정현 의원 선전 책자로 오인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중  어릴 적 친구인 조국상이 베트남전에 참전하여 양민 학살에 가담하고 그에 대한 자책감으로 거의 매년 베트남 학살 현장을 찾고 거기서 학살을 면한 소년-작중에서는 이미 40중후반이다-을 우리나라로 데리고 와서 직업훈련을 시키는 걸로 일말의 속죄를 하려고 하고, 고엽제가 원인일 수도 있는 죽음에 이르러서는 화자에게 호찌민의 전기 미완성분을 넘겨주면서 완성하라고 부탁하는 거로 끝이 나는데 이 책의 제목이 "호 아저씨를 기다리며"이다. 우리나라에는 왜 호찌민 같은 진정한 지도자가 없는 가를 아쉬워하며 이를 바라는 마음이겠지만, 책 내용 전체에 흐르는 분위기가 딱 맞아떨어지는 것 같지는 않다. 무엇보다도 이정현 의원 이야기가 너무 비중이 크다. 이정현 의원의 실제 행각이 그리 올바른 처신 일색인데 우리 국민들이 너무 몰라주는 걸 안타까워하는 것일까?  이것만 배제한다면 우리 현대사를 알게되는 한 자료로 괜찮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친일인명사전을 주도해서 낸 문학 평론가 임헌영 씨에 관련된 일화- 20여 년 간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강사로 있다가 쫒겨난 이유가 주 러시아 대사를 지낸 이인호라는 인물이 임헌영씨가 자기 아버지의 친일 행적을  밝혀낸 데 분노해서 박근혜에게 말해 쫓겨나게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전혀 모르고 있었던 내용이니까.  아무튼 이정현 의원이 그토록 괜찮은 인물이라면 순천 시민들이 내년 국회의원 선거 때 살려내지 않을까?
이 책이 이정현 의원 홍보용으로 쓰여진 건 아니길 바라본다.
 

 

[책소개 -인터넷 교보문고]

『호 아저씨를 기다리며』는 오늘 이 시점에서, 대한민국 땅에 ‘베트남의 호치민’ 같은 큰 일물이 나타나기를 학수고대하는 아주 특별한 소설이다.
나는 『학원』이라는 학생문예지를 매개로 하여 조국상과 만나고, 문학지망생이라는 동질성에 이끌려 애증 어린 우정을 평생 동안 이어간다. 그리고 죽음에 직면한 조국상으로부터 ‘호치민 전기’를 마무리해 달라는 유언을 떠맡게 된다.
조국상이 집필하다가 마무리하지 못한 ‘호치민 전기’는, 이 땅에 그런 큰 인물이 나타나기를 바라는 조국상의 염원이자 나의 염원이기도 하다.
소설 『호 아저씨를 기다리며』는 나와 조국상의 만남으로부터 출발하여 이별하는 데서 끝을 맺지만, 나와 조국상의 염원 때문에 시작점으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는 운명을 지니게 된다. 끝내서도 안 되고, 끝날 수도 없으며, 끝나지 않은 소설인 것이다.

전국 중고교 문예백일장에 참가하기 위한 상경 길의 기차에서 나와 처음 만났을 때의 조국상은 어른 같은 고교생 시인이었다.
그리고 조국상은 그때부터 큰 인물을 좇아서 섬기는 우상 꿈꾸기였으며,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나를 데리고 김대중 국회의원을 찾아갔다가 허탕을 친다.
나는 조국상은 반국가사범으로 퇴학을 당하고, 대학 진학을 위한 상경길에 조국상을 찾아갔던 나는 그의 부친 수술비로 입학금의 절반을 내놓게 되지만, 추후 그중 절반이나 회수하게 되었는지 흐지부지되었다.
나는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었는데, 어디론가 잠적했던 조국상은 김대중 대통령 후보 유세장에서 나와 잠시 마주쳤으나 김후보 낙선 뒤 다시 사라지고 만다.
나는 유신과 긴급조치 속에서 광고사태를 맞은 한 신문의 독자광고란에서 월남전 고엽제 피해장병 모임 회장 조국상이란 이름과 조우하게 되어 그를 찾았으나 ‘도적맞은 월남전 전투수당 반환과 6천5백 명 고엽제 환자를 보상 치료하라’고 외치다가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수배를 받고 피신중이라는 소식을 듣는다.
수배중이던 조국상의 소설 「맑은 날 내리는 비」가 『문학과 비평』 제1회 신인상에 당선하면서 거액의 상금을 거머쥐게 된다. 그러나 시상식 뒤풀이장에 찾아가 축하인사를 건네는 나에게, 조국상은 ‘수구 꼴통 김동리 강아지가 올 자리가 아닌디…… 뭣 헐라고 왔어?’ 하고 면박을 준다.
나는 그 후 나름대로 소설을 쓰면서 계간 『문예바다』를 발간하고, 한국소설가협회 이사장으로 일하며,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는 소설가들의 복지문제에 발 벗고 나서고, 야당 텃밭인 무진시 지역에서 여당 후보로 나서서 당선한 김민웅 의원의 도움을 받아 ‘한국디지털문학관’을 설립하기도 한다.
나는 김민웅 의원이 재선에 도전했을 때 측면지원을 위해 문인들의 무진모임을 주선하고 참가문인을 수배하던 중 그 지역에서 알아주는 조국상이 나타나 스스로 참가하기를 자청하고, 동행하게 되면서 끊겼던 교우관계가 회복된다.

조국상은 내게 자격 미달인 응우엔 티안을 국고보조기술훈련원에 넣어달라고 부탁하고, 나는 그걸 ...들어준다. 나는 조국상이 월남전 참전 중 양민학살에 가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때문에 응우엔 티안을 돌보려고 애쓴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조국상은 자신이 고엽제 후유증으로 두 달밖에 살 수 없음을 고백하면서 응우엔 티안을 돌봐달라는 말과 함께 『월남망국사』를 이야기하고, 마침내 자신이 집필하다가 만 ‘호치민 전기’를 마무리해달라고 부탁한다.
그 과정에서 현재 대한민국에서 활약하는 몇몇 정치인의 이름을 거명하기는 하지만 ‘호아저씨’에 비길만한 큰 인물을 꼭 집어내지는 못하였으므로, 이제부터 독자들이 함께 완성해야 할 미완의 소설인 것이다.

 

 

저자

 

백시종
백시종 소설가

경남 남해 출생. 1966년 전남일보 신춘문예 동화 <꽃마음>당선, 대한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나루터> 가작 1석, 전남일보 장편소설 공모 <자라지 않는 나무들> 당선. 1967년 현대문학 소설 1회 추천 <햇빛아래>, 동아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비둘기> 당선. 대한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뚝주변>당선, 현대문학소설로 추천 완료. 창작집 <들끓는 바다> <망망대해> <북망의 바다> <겨울 두마강> <황희의 끝>등 다수. 장편소설 <달래산 달래강> <길을 묻는 여자> <서울의 눈물> <돈황제>등 10여권. 대하소설 <걸여다니는 산>(전7권) <대물>(전5권) <재벌본색>(전5권) 현재 사단법인 맑은물사랑 실천협의회 상임이사.

 

 

출판사서평

 

『호 아저씨를 기다리며』를 읽고

우리에게 ‘호찌민’은 언제 올 것인가. 이 소설은 작가의 말 제목부터 대단히 도발적이다. 링컨이나 루즈벨트나 처칠이 아닌 호찌민이라니.
한때는 반공을 국시로 여기며 함부로 입 밖으로 내어선 안 될 이름이 아니었던가. 정녕 우리에게는 남과 북이 함께 사랑하고 받드는 그런 민족의 영웅은 없는 것일까. 영웅은커녕 지금 이 순간에도 부끄럽게 두 전직 대통령이 동시에 수감되어 있지 않은가.
이런 질문 아래 작가는 우리 현대사의 큰 물줄기를 문학적 창구를 통해 한 켜 한 켜 그 속살을 헤쳐 보인다. 60년대 운명처럼 만난 두 문학청년이 저마다 다른 길의 개인사와 더불어 펼치는 현대사의 거대담론이 매우 흥미진진하다.
무엇보다 근래 우리 소설계에 이만큼 큰 틀의 작품이, 한 인물의 개인사가 곧 시대의 격랑을 함께한 작품이 있었는가 싶어, 우리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게 한다. 역시 강이 깊어야 격랑도 크고 물도 멀리 흐르는 법이다.
이순원(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