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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장편소설] 산하를 찾아서 - 김창환

Bawoo 2019. 6. 6. 22:15

산하를 찾아서:김창환 | 문학의식 | 2019.1.5.

산하를 찾아서

[소감]
도서관 신착도서 코너에서 이 작품을 꺼내들었을 때 묘한 기분이 들었다. 자신의 이름으로 낸 창작집인데 그 어디에도 작가에 대한 구체적인 소개가 나와있지를 않았기에. 기본적으로 글쓰기와 연관되는 등단 경력 같은 게 있을 줄 알았는데 전혀 없었다. 있는 거라곤 모습을 상상하기가 어려운 사진 한 장과 글을 쓰게 된 동기 정도. 그런데 책 제목이 서사가 담긴 내용같아 일단 빌려가지고 왔다. 정식 등단 작가가 아닌데 기본 글쓰기 실력은 되어 있는 것인지, 내용은 과연 무엇인지가 궁금해서였다. 작품 내용이나 글쓰기 실력이 미흡하다면 그때 가서 읽는 걸 그만 두면 될 일이기에. 일말의 기대는 있었다. 책 뒤쪽에 있는 평론가의 발문에 서서히 빠져들었다는 평과 함께 괜찮은 작품이라는 내용이 실려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읽는 처음에는 애를 먹었다.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것인지, 과연 소설 형식은 갖춘 것인지 판단이 안 섰기 때문에. 그러다가 서서히 빠져들었다. 아마 작가 자신일 주인공-현식-은 직업군인으로서의 군생활에 실패하고 대위로 전역, 아내와는 이혼하게 된다. 주인공의 아버지도 종교인으로서의 생활에 실패하고 지리산에 들어가 혼자 살고 있고, 할아버지는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에 참여한 전력도 있다. 작품은 주로 작가의 시각으로 본 우리 현대사의 아픈 면을 조망하는데 자료 조사에 충실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 현대사 중 그동안 모르고 있던 내용을 새롭게 알게 되는 소득도 있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주인공 외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너무 구체성이 없다는 느낌이 든 거였는데, 그 이유를 작가가 글을 쓸 소재를 미리 구상한 뒤에 인물을 억지로 끼워맞춰서 그런 것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한 예를 들자면 지리산 속에서 혼자 살고 있는 아버지를 만나고 서울로 올라가는 기차에서 만난 현순이란 여성과는 잠자리까지 하는 관계로 발전하지만 남편의 바람기 때문에 이혼한 40대 여자라는 것 외에는 알려지는 내용이 없다. 둘이서 상당히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데 이게 작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두 사람이 나눠서 하는 느낌이었다.  이런 정도로 깊이있는 대화를 하려면 여성의 학력 정도는 나와줘야 한다는 생각인데 그저 이혼 후 먹고사는 문제에 매달려 있는 정도만 알 수 있을 뿐이다.  결론은 소설이라기보다는 작가의 평소 생각을 설파하기 위해 쓴 듯한 글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한 번쯤은 읽어 볼만 하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고.

책소개- 인터넷 교보문고

우리에게 조국은 없다.
다만 산하가 있을 뿐이다.

민중이 주인이 되는 민주사회가 도래했지만 민중이 진정한 주인이 되는 시대는 요원한 듯 대립과 갈등의 골은 여전하고 메워지지도 못한다. 대다수의 민중들에게 조국은 관념으로만 존재할 수도 있다. 누구든 탐욕의 사슬에서 자유롭지도 벗어난다는 것도 불가한 지경이기 때문이다.

- 서문 중에서

 

목차

 

책머리에 / 3

아내가 집을 나갔다 / 12
그 해 유월 / 35
남부군 / 44
지리산 / 52
은일(隱逸) / 86
문수골 / 121
인연 / 151
산에서 산다 / 186
이야기들 / 203
실체 / 242
솔롱고스 / 258
박 씨 / 271
현장 / 278
산에 오르다 / 302

발문 / 332
문학 평론가 박정용

출판사서평

 

■ 김창환

까까머리 중학생시절 읽었던 소설 상록수,
그 주인공처럼 농촌운동가가 되겠다는 지순한 바람을 품었으나? 비겁하게 푸른 제복으로 젊음을 건너왔다.
무릎이 성치 못하다는 판정을 받고 시작한 것이 거칠게 산을 오르거나 마라톤이었으니 내면의 반향이었을까?
숱하게 오르내린 지리산은
소도(蘇塗)와도 같은 곳이었다.
누군가와의 만남은 필연적으로 이야기를 만든다.
그 이야기 속에는 연민과 원망도 담기게 되지만
그리움이 궤적으로 남는다.
들로 산으로 난 오솔길을 오가며 만나지는 것들,
그리움이 되었고 잊혀진 그리움을 찾아주기도 했다.
그 길에 반짝이던 사금파리를 주워 와서는
그 그리움의 이야기들,
부끄러운 독백처럼 수필로 일곱 번,
시답지 않은 시로 한 번,
소소(小小)한 소설로 한 번의? 집을 지었다.

 

■ 기획의도

최근 남북의 화해분위기속에서 수면 하에 있던 이념문제가 오히려 불거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6.13 지방선거 결과는 과거의 지역주의를 무력화하듯 긍정적인 분위기속에서 불확실한 남북문제 전개 및 주변국과의 문제는 수면 하에 있는 이념문제를 노출시키는 기제로 작용하고 있고 상황에 따라서 격화될 조짐도 보이고 있는 현실이다.
이와 같은 갈등은 어디에서 비롯되었고 국가라는 정체성은 무엇인가를 되짚어, 3.1독립운동이 일어났던 해에 태어난 할아버지와 해방 후에 태어난 아버지, 군사정권하 조국근대화시대에 태어난 아들, 3대가 살아왔고 살아가는 모습을 지리산이라는 이 땅의 산하, 상징적인 존재에 재조명하고픈 의도이다.
할아버지는 생존과 민족의 정체성, 이념의 질곡 속에서 아버지는 조국근대화와 종교 속에서 그 아들은 다시 퇴보하듯 원초적인 삶의 문제에 경도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삼대가 흘러온 시간들은 외부적인 요인과 내부적인 요인이 충돌하며 또렷한 흔적을 남기고 있다. 거기에는 노동에 대한 왜곡이 깊게 똬리를 틀고 있는 셈이라 하더라도 피해자와 가해자, 아니면 방관자의 모습으로도 각자 자신들의 모습을 들여다보는 좀 더 성숙한 모습을 찾고 더불어 나누고 싶었다.

■ 대상 독자층

기성세대는 흘러간 물처럼 수난의 역사를 반추하는데 회의적이고 청년세대는 아예 다가설 의도나 의욕초차 없는, 아예 회피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을 전제하고. 압축적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었던 한계도 있지만 소설의 형식으로 기성세대 포함 다양한 독자층을 이룰 것이다.

 

김창환 장편소설 <산하를 찾아서>를 통해

지리산이라는 서사와 서정의 공간을 바탕으로 격변의 소용돌이 속에 굴곡진 삶을 영위해야 했던 3대의 삶을 재조명하여 가해자와 피해자, 방관자로서 각자의 모습을 투명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것이다. 그런 중에 만난 보통 사람들의 다양한 삶과 애환을 포착해 진술함으로써 오늘 지금의 역사를 기...록으로 남긴다는 의미가 크고, 또 급격히 개인화 파편화돼 가는 우리 사회 시스템 안에서도 오롯이 자기 식의 삶을 실천해온 이름 없는 사람들을 조명함으로써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