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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장편소설- 제6회 직지소설문학상 대상 수상작] 직지 대모 : 송주성

Bawoo 2019. 6. 17. 23:14

 

직지 대모

직지 대모 제6회 직지소설문학상 대상 수상작
 
 
[소감] 소설이라기보다는 직지를 찾아내 유네스코에 등재케 하고,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에서 약탈해간 외규장각 의궤를  발굴하고 반환받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 2011년 대여 형식으로 반환받고,  88세를 일기로 프랑스에서 세상을 떠나  국립 현충원에 안장된 고 박병선 (역사학자)  박사의 일대기이다.
 
실제로 작품상의 주인공도 박병선 박사이다. 문학적인 면- 문장력, 구성-보다는 작가가 직지와 관련된 내용을 깊이있게 파고 들었다는 걸 절로 알게될 정도로 관련 분야 공부를 많이했다. 가독성도 뛰어나다. 직지와 외규장각 의궤 관련 내용을 모두 알게 해준다.
 
* 사족: 박병선 박사가 외규장각 의궤를 찾게 된 계기가 스승 이병도 박사의 조언 때문이라고 한다. 지금은 식민사학의 태두로 부정적인 면으로 주목받고  있으나 이와는 관계없이 제자 박병선 박사에게 긍정적인 역할을 한 걸 알 수 있다.
 
[참고 자료-다음백과]
박병선(朴炳善) 1923년 3월 25일 ~ 2011년 11월 22일)
 <요약 > 1455년 구텐베르크 성서보다 78년 앞서 1377년에 만들어진 금속활자본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과 약탈문화재인 외규장각 의궤를 찾아냈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역사교육학과를 졸업했고, 1955년 한국 여성 최초로 프랑스 유학 비자를 받고 프랑스로 가서 소르본대학교와 프랑스 고등교육원에서 각각 역사학과 종교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7년 동베를린 간첩단사건이 터지자 프랑스로 귀화해 프랑스국립도서관에서 근무했다. 외규장각 의궤를 찾아냈을 당시 도서관의 비밀을 발설했다는 이유로 사직을 권고 당했다. 1980년 사표를 낸 후 10여 년간 도서관 이용자로 외규장각 도서 열람을 신청해 한 권씩 목차와 내용을 정리했다. 생을 마칠 때까지 해외에서 한국 역사와 문화적 진실을 밝혀내는 데 힘썼다.
 
박병선(朴炳善)

대한민국의 역사학자이다.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이 현존하는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임을 밝혀 내었다.

아버지는 1950년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다 전라북도지사를 지냈던 박정근(朴定根)이다. 서울 진명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역사교육학과를 졸업했다. 1955년 한국 여성으로는 최초로 프랑스 유학 비자를 받고 프랑스로 가서 소르본대학교와 프랑스 고등교육원에서 각각 역사학과 종교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7년 동베를린 간첩단사건(동백림사건)이 터지면서 프랑스에 파견된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 요원들이 귀국을 강요하자 프랑스로 귀화했다.

이후 프랑스국립도서관(BNF)에서 근무하면서 서울대학교 재학 때 교수였던 이병도가 병인양요 때 프랑스 군대가 약탈해간 고서들을 한번 찾아보라고 한 이야기를 잊지 않고 3,000만 종이 넘는 장서를 뒤졌다.

1972년 박병선은 동료 사서가 말한 “아주 오래된 동양 책”인 ‘직지’, 곧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 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을 발견했다. 상권은 사라지고 하권도 첫 장이 찢겨나간 파지 상태였으나 그녀는 책에 찍힌 ‘鑄造’(주조)라는 글자를 통해 이 책이 1455년판 구텐베르크 성서보다 78년 앞선 1377년에 만들어진 금속활자본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목판과 금속활자의 차이를 실증하기 위해 프랑스 내 대장간을 돌고 활자 실험을 거듭하여 직지가 금속활자로 인쇄되었다는 사실을 국제 학계에 입증해 보였다. 이 일로 그녀는 ‘직지 대모’라는 이름을 얻었으며, 직지는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다.

1975년 박병선은 프랑스국립도서관 별관 창고에서 외규장각 의궤를 찾아냈으나 도서관의 비밀을 발설했다는 이유로 사직을 권고 당했다.

1980년 도서관에 사표를 낸 후 10여 년간 도서관 이용자로 외규장각 도서 열람을 신청해 한 권씩 목차와 내용을 정리했다. 외규장각 도서는 1991년 서울대학교 규장각에서 처음으로 반환을 주장했고, 이듬해 한국 정부가 프랑스 정부에 이를 공식적으로 요구하여 2011년 대여 형식으로 한국에 돌아왔다

그녀는 파리에 머물며 한국 독립운동사를 연구하는 등 생을 마칠 때까지 해외에서 한국 역사와 문화적 진실을 밝혀내는 데 힘썼다. 대한민국 문화훈장(1999), 국민훈장 동백장·제7회 비추미 여성대상(2007), 자랑스러운 서울대인상(2010), 제7회 경암학술상 특별공로상·국민훈장 모란장(2011) 등을 수상했다. 주요 저서로 〈조선왕조의궤〉, 〈한국의 인쇄사〉, 〈한국의 무속사〉, 〈한국의 역사〉, 〈병인년, 프랑스가 조선을 침노하다〉 등이 있다.

외규장각 도서를 반환하는 데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되었다.

 

 
 

책소개-인터넷 교보문고

제6회 직지소설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다. 심사위원들로부터 직지소설문학상 중에서 가장 빛나는 작품이 될 것이라는 호평을 받은 소설 『직지 대모』는 직지를 찾아내 유네스코에 등재케 한 박병선 박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우리나 민간인 여성 최초로 프랑스 유학 비자를 받아 유학을 떠난 박병선은 공부를 끝내고도 당시의 국내사정 때문에 귀국을 못하고,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동양의 고서를 파악하는 연구원으로 일을 한다. 연구원으로 있으면서 ‘병인양요 때 프랑스가 약탈한 우리문화재를 꼭 찾아’ 보라는 스승의 말을 기억하고 밤낮없이 도서관의 책을을 뒤지다가 우연히 ‘직지’라고 선명하게 찍힌 한 권의 책을 발견한다. 그것은 구텐베르크 성서보다 78년이나 더 오래된 금속활자본이자, 고려시대의 활자 문화를 보여주는 세계최고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였다. 직지를 찾아 든 박병선은 우리문화재의 자부심을 되찾고 그것을 전 세계에 입증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한다. 5년 후인 1972년 파리 국립도서관에서 ‘유네스코 세계도서의 해’ 기념 전시회에 직지심체요절을 출품해 ‘1377년 금속으로 만든 활자본’이라는 설명을 붙일 수 있도록 하여 ‘직지’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이라는 것을 세계 학계에 공식적으로 알린다. 그의 끈질긴 집념은 결국 2001년에 ‘직지’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에 등재되도록 해 우리나라를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기술을 창조한 나라로 국제사회에 각인시킨다.

우리 문화재를 찾기 위한 박병선의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병인양요 때 강화도를 침범한 프랑스 군대에게 약탈당한 외규장각 의궤 297권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게 된다. 하지만 그 일로 한국의 스파이라는 모함을 받으며 감시를 당하다가 도서관에서 불명예 퇴직을 당한다. 그런데도 그는 우리 문화재 연구를 위해 도서관이 문을 여는 시간을 기다려 도서 열람을 신청하지만 스파이 혐의 때문에 대여 불가의 차별을 받기도 한다. 그런 역경 속에서 겨우 얻은 대여 시간을 아끼기 위해 점심을 거르면서 책을 대여해 읽다가 직장암 4기 선고를 받는다. 50년 동안 식사를 거르면서 먼지 속에서 자료를 찾은 결과였다.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도 ‘직지’, ‘외규장각 의궤’와 결혼했다고 자랑스러워한 박병선 박사이다. 그래서 그의 육성이 담긴 소설의 결말은 큰 울림으로 독자들에게 다가온다.

 

나의 스승님이 외규장각 도서를 찾으라고 나에게 부탁하셨듯 나는 대한민국의 청년들에게 부탁합니다. 한국인의 위대한 자긍심 직지가 있어야 할 곳은 대한민국입니다.

소설 『직지 대모』는 남의 나라 창고에서 한낱 종잇조각으로 그쳤을지도 모르는 위대한 직지심체요절과 외규장각 의궤가 세계적으로 주목받을 수 있도록 한 박병선 박사의 연구정신과 끈질긴 과정을 생생하고도 촘촘한 짜임새로 밀도 있게 그리고 있다. 또한 우리 문화의 가치를 찾기 위해 교황청과 프랑스 도서관 그리고 원나라를 넘나드는 역사의 현장을 장쾌하고도 경이롭게 형상화하고 있다. 그러면서 강대국의 약소국 문화재 약탈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역사의식도 날카롭게 서술한다. 타임지가 선정한 지난 1천 년 간 인류를 바꾼 가장 위대한 발명, 금속활자인쇄술을 집대성한 소설 『직지 대모』는 독자들의 마음에 우리 문화의 자긍심을 깊이 심어주는 값진 작품이다

 

저자 : 송주성
1963년 전남 신안 출생.
동국대부속고등학교 졸업. 한국방송통신대 국문과 졸업.
2014년 단편 「금샘」으로 제1회 금샘문학상 수상하고 작품 활동 시작.
2017년 함안 중편소설공모전 「노아」 가작.
2018년 제6회 직지소설문학상 『직지 대모』대상.

 

책 속으로


나는 도서관 지하 서고로 향했다. 앙드레가 말한 한국 도서를 찾기 위해 동양서고의 엄청난 고서 중에 한참을 헤매다 앙드레가 말한 위치에서 책 한 권을 빼 들었다. 황색 종이가 거의 검은색에 가까도록 먼지가 수북했다. 오른손으로 책을 받치고 왼손바닥으로 표지의 먼지를 쓸어냈다. 코로 입으로 수백 년 된 매캐한 먼지가 들어왔다. 숨을 쉬지 못하도록 기침이 나왔다.
황색 표지 위 왼쪽에 직지라고 쓰여 있고 아래 하 자가 쓰여 있었다. 가로 25센티미터, 세로 17센티미터 크기였다. 우측에 다섯 구멍을 뚫고 붉은색 끈으로 묶은 5침안전법의 선장본이었다. 나는 다섯 구멍으로 책을 묶은 홀수장정법을 보고 한국의 책이라는 것을 확신했다. 중국과 일본은 4침이나 6침의 짝수장정법을 사용했다. 동양서고에 한국, 중국, 일본 서적들이 한자문화권이라는 이유로 뒤섞여 있어 삼국 중 어느 나라 문헌인지 구별하기 쉽지 않지만 나는 5침장정법으로 한국 문헌은 쉽게 구별할 수 있었다.
직지에는 COREEN109 등록번호가 찍혀있었다. 종이는 한눈에 봐도 한지였다. 표지는 한지를 여러 장 붙여 배접하였고 능화판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나는 표지를 넘기려다 손을 멈추었다. 직지 책이름 옆에 프랑스어로 기록된 글이 보였다. 나는 천천히 먼지를 털며 검은 얼룩 속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문장을 읽어 나갔다.
“이 책은 1377년 꼬레아에서 금속활자로 인쇄하였다.”
나는 심장이 일순간 정지했다.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누가 기록을 했는지 서명이 없어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기록이 사실이라면 인류의 역사를 바꿀 책이었다. 분명히 금속활자라는 뜻이 담겨있었다. 금속활자는 ‘움직이는 쇠글자’라는 뜻이다. 또한 ‘인쇄’라는 분명한 뜻도 나타나 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마지막에 쓴 ‘date.1377’이었다. 1377년에 인쇄했다는 기록이었다.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 인쇄술을 발명하였다는 독일 요하네스 구텐베르크의 1455년 42줄성경보다 무려 78년이나 앞서는 금속활자본이었다. 나는 누군가 잘못 기록했을 것이라 생각하고 하권이면 상권이 있을 것이므로 주변의 책장을 하나하나 찾아나갔다. 하지만 상권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상권은 다음에 찾기로 하고 직지의 표지를 넘겼다. 하지만 첫 장은 찢어져 나가고 없었다. 가슴의 살가죽이 찢어지는 듯했다. 두 번째 장을 넘기자 600여 년의 묵향이 알라딘 요술램프의 요정처럼 피어올랐다. 평생 다시는 못 맡아볼 것 같은 그윽한 검은 먹의 향기에 뜨거운 눈물이 났다. 천천히 한 장 한 장 직지를 넘겨갔다. 600여 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듯 38장을 넘기자 마지막 장이 나타났다.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 권下’이라는 긴 제목을 적고 ‘宣光(선광)칠년정사칠월’ (고려 우왕3년) 발행 연월을 정확히 기록하였다. ‘청주목외 흥덕사’ 청주 외곽의 흥덕사로 인쇄처를 밝히고 ‘주자인시’ 쇠를 녹여 부어 활자를 만들어 인쇄하였다고 명확히 기록했다. 그리고 연화문인, 석찬, 달잠이 간행인 임을 밝히고... 비구니 묘덕의 시주로 직지가 발행되었음을 분명히 했다. 선광7년은 북원 연호로 서기 1377년이었다.

 

[심사평]
대상 수상작으로 결정된 「직지 대모」는 작품의 바탕과 뼈대가 탄탄하다. 줄거리 전개에서 드러나는 사실의 고증이 명확하기 때문에 읽는데 지루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유익한 정보와 밝혀야 할 숨겨졌던 사실들을 발굴, 정리해 낸 그 자체가 업적이다.
소설의 배경을 청주와 흥덕사, 인물로는 석찬을 비롯한 몇몇 인물에서 벗어나지 못한 기존의 응모작과는 이 소설은 사뭇 다르다. 세계최초의 금속활자와 직지의 가치를 규명하려 교황청과 프랑스도서관과 원나라를 넘나드는 역사적 고증이 장쾌하고 경이롭다. 프랑스도서관 지하 서고에서 먼지에 묻힌 『직지』 하권을 발견하면서, 세계최초 금속활자로 유네스코 문화제에 등록하는 각고의 과정이 이 소설은 감동으로 전해주고 있다.
작가는 약소국의 문화재들이 강대국에 의하여 약탈당해온 침탈의 비문화성을 비판하면서 한국의 여러 학자들이 우리 민족문화에 대하여 얼마나 비루하게 폄훼해 왔는가에 대해서도 가차 없이 고발해준다. 실로 작가의 역사의식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아마 그간의 직지소설문학상 중에서 가장 빛나는 작품이 될 것이다.
『직지 대모』를 대상작으로 선정하는데 심사위원 누구도 이견을 제시하지 않은 만장일치였다. 작가의 대성을 빈다.

 

[당선 소감]
태풍 솔릭이 한반도를 강타하는 시간에 한국소설가협회에서 전화가 왔다. 내 인생에서 가장 강한 폭풍이었다. “송주성 선생님 직지소설문학상 대상에 당선되었습니다.” 함성을 지르고 만세를 부르며 책상에서 뛰어나왔다. 모두 놀라는 것도 잠시 뜨거운 축하가 이어졌다.
『직지 대모』는 분한 마음에서 쓰기 시작하였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은 1377년 고려시대에 청주 흥덕사에서 발행한 『직지』이다. 독일 구텐베르크의 성경보다 78년 앞선다. 하지만 세계의 역사교육은 아직도 구텐베르크를 금속활자 발명자로 교육하고 있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금속활자는 인류사에 가장 위대한 발명이며 인류 최초로 금속활자를 발명한 한국인의 우수성을 알리는 자부심이다. 위대한 한국인의 자긍심을 되찾아야 한다.
심사위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좋은 소설로 보답하겠습니다. 여러모로 성원해준 친구들 고맙고 함께 문학을 논한 <문학창작동네> 문우들 감사합니다. 그리고 끝까지 믿고 응원해준 가족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