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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헨델 ‘수상음악’(Händel, Water Music Suite HWV 348, 349, 350)

Bawoo 2014. 2. 10. 14:18

Händel, Water Music HWV 348, 349, 350

헨델 ‘수상음악’

Georg Friedrich Händel

1685-1759

Hervé Niquet, conductor

Le Concert Spirituel

l'Arsenal de Metz, France

2002.09

 

Hervé Niquet/LCS - Händel, Water Music Suite No.1 HWV 348

Hervé Niquet/LCS - Händel, Water Music Suite No.2 HWV 349

Hervé Niquet/LCS - Händel, Water Music Suite No.3 HWV 350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의 유명한 작품 <수상음악>(Water Music)은 18세기 초 영국 왕실의 뱃놀이 연회가 열렸을 때 연주되었던 곡이다. ‘음악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헨델은 바흐와 동갑인 독일의 작곡가로 1710년 6월부터 하노버의 게오르크 선제후(選帝侯) 악장의 지위를 맡고 있었다. 그러나 독일의 하노버에서는 그의 주특기인 ‘오페라 솜씨’를 마음껏 발휘할 수가 없었다. 헨델은 악장에 취임하고 얼마 안 되어 1년의 휴가를 얻어 영국 런던으로 건너갔다. 영국에서 헨델의 음악은 대성공을 거두었고, 성공 후에 일단은 하노버로 다시 돌아왔으나 15개월 후 재차 휴가를 얻어 또 한 번 영국 땅을 밟았다. 이번에도 그의 음악은 크게 호평을 받았고, 국왕인 앤 여왕의 총애를 받은 후 런던이 완전히 마음에 든 헨델은 휴가가 끝난 후에도 귀국 명령을 무시하고 독일로 돌아가지 않았다.

영국 왕실의 뱃놀이 연회에서 연주되었던 음악

그런데 공교롭게도 1714년 49세의 앤 여왕이 갑자기 사망했다. 이후 그가 이제까지 의리를 저버리는 일을 거듭해 왔던 하노버의 게오르크 선제후가 영국의 왕위를 물려받아 조지 1세가 되었다. 헨델은 위기의식을 느끼기 시작했다. 새로운 국왕의 노여움을 두려워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던 헨델은 1717년 여름 템스 강에서 국왕의 뱃놀이 연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입수했다. 헨델의 친구인 킬만세기 남작은 이때를 이용해 새로운 곡을 작곡해서 조지 1세 앞에서 연주해 볼 것을 권했다.  ▶곡을 구상하고 있는 헨델.

이런 창작 배경을 가진 헨델의 <수상음악>은 3개의 모음곡으로 이루어진 관현악 악장들의 조합이다. 1717년 7월 17일 여름에 런던의 템스 강에서 초연됐다. 헨델과 함께 배에 탄 50명의 연주자들이 조지 1세가 탑승하고 있는 왕의 배 근처를 맴돌며 이 곡을 연주했다고 한다. 당시 왕의 배에는 볼턴 공작부인, 뉴캐슬 공작부인, 고돌핀 백작부인, 킬마녹 부인과 오크니 백작 등 조지 1세와 절친한 귀족들이 모두 타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다행스럽게도 조지 1세는 헨델의 <수상음악>에 대단히 만족해했다. 램버스에서 출발해 첼시에 도착할 때까지 배가 왕복하는 약 한 시간 동안 세 차례, 갈 때 두 번, 돌아올 때 한 번 연속으로 연주를 주문했다고 한다.

왕은 작곡자가 헨델이라는 것을 알고는 과거의 섭섭함을 흔쾌히 털어버렸고, 이후 앤 여왕 이상으로 헨델을 우대했다고 한다. 일설에는 조지 1세가 하노버 선제후 시절 자기가 영국 왕위를 계승하게 될 것을 알고 헨델을 미리 런던으로 장기간 휴가를 보냈으며, 헨델이 휴가기간이 지난 후에도 돌아오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도 전해진다. 헨델이 독일에서나 영국에서나 자신을 위해 봉사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작곡의 유래 그 자체에도 진위를 알 수 없는 면이 있으나, 영국 왕실의 뱃놀이 연회는 1715년과 1717년, 1736년의 3회에 걸쳐서 개최되었다. 그 당시 헨델이 작곡한 음악을 모은 것이 오늘날 <수상음악>으로 전해지고 있는 것이다.

국왕 조지 1세에게 <수상음악>을 소개하고 있는 헨델(왼쪽)의 모습.

Hervé Niquet/LCS - Händel, Music for the royal fireworks & Water music

Hervé Niquet, conductor

Le Concert Spirituel

BBC Proms 2012

‘왕궁의 불꽃놀이’와 ‘수상음악’이 이어서 연주됩니다. 먼저 곡에 대한 소개가 있은 뒤 ‘왕궁의 불꽃놀이’가 03:50~18:40에 연주되고, ‘수상음악’은 18:50부터 연주가 시작됩니다.

당시 유행한 춤곡을 모은 합주 협주곡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 작품은 전부 스무 곡 남짓한 소곡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당시 유행한 춤곡을 모은 합주 협주곡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일반적으로 야외에서 연주되는 음악처럼 낭랑한 울림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현악 합주 외에도 호른이나 트럼펫 같은 금관악기와 플루트, 오보에 등 목관악기가 각각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남성적인 강인함과 여성적인 차분한 정서가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영국 혹은 독일 스타일이라기보다는 산뜻한 이탈리아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또한 거대한 뱃놀이의 선상 연주를 위해 바로크 오케스트라에 사용되는 모든 악기들이 배에 실렸다. 단, 하프시코드는 그 크기로 인해 선적할 수 없었다고 한다.

악장에 따라 주도적인 악기들이 달라지지만 이 곡을 연주하기 위해서는 최소 한 대의 플루트, 두 대의 오보에, 한 대의 바순, 두 대의 호른, 두 대의 트럼펫, 현악기와 콘티누오가 필요하다. 이러한 악기 구성으로 야외연주에서 좀 더 효과적인 사운드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수상음악>의 일부는 좀 더 작은 편성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악보로 보전되기도 했지만 작은 편성의 오케스트라 버전은 야외 공연에는 부적합하다. 현악기 위주의 편성만 가지고서는 음이 밖으로 퍼져나가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수상음악>의 형식은 프랑스 풍의 서곡이 곡의 처음을 열고 미뉴에트와 부레, 혼파이프 등의 악장이 이어지는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크게 HWV(헨델 작품번호) 348, 349, 350 등 세 곡의 모음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순서는 다음과 같다.

모음곡 F장조 HWV 348

1. 서곡(라르고 – 알레그로) 2. 아다지오 에 스타카토 3. 알레그로 - 안단테 - 알레그로 다 카포 4. 미뉴에트 5. 에어 6. 미뉴에트 7. 부레 8. 혼파이프 9. 알레그로 10. 알레그로 11. 알라 혼파이프

모음곡 D장조 HWV 349

1. 서곡(알레그로) 2. 알라 혼파이프 3. 미뉴에트 4. 렌토 5. 부레

모음곡 G장조 HWV350

1. 알레그로 2. 리고동 3. 알레그로 4. 미뉴에트 5. 알레그로

그러나 당시 뱃놀이에서는 이와는 다른 배열로 연주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조지 1세 앞에서 연주되었을 때는 왕이 탄 배와 놓여 있는 거리의 멀고 가까움에 따라서 연주 스타일과 곡목이 정해졌다고 한다. 즉, 왕의 배와 가까이 접근했을 때는 느리고 조용한 음악을, 왕의 배와 멀어졌을 때는 좀 더 크고 강인하고 빠른 음악을 연주했다는 것이다. 출판업자 프리드리히 크리산더가 출판한 헨델 전집 악보에 의하면 D장조와 G장조 모음곡이 각 부분의 춤곡들을 섞어서 연주되곤 했다고 한다.

이런 배열은 1788년 사무엘 아놀드가 출판한 헨델 당대의 필사본 카피에서부터 연유한다. 크리산더의 판본을 보면 HWV 349의 첫 두 악장이 1715년에 작곡된 F장조로 되어 있기도 하다. 이 편성은 원래 두 대의 내추럴 호른과 두 대의 오보에, 바순, 현악과 콘티누오로 이루어져 있었다. 호른의 팡파르와 오케스트라의 응답 말고도 오리지널 버전에서는 협주곡과 유사한 바이올린 파트도 등장하지만 나중에 삭제되었다. 오늘날 연주시에는 각각의 모음곡에 특별한 순서가 존재하지는 않는다.

 

추천음반

해석은 원전연주가 대세이나 조지 셸 지휘, 런던 심포니 음반(Decca)에서 하티가 편곡한 화려한 관현악은 그냥 지나치기 힘들어 먼저 언급하고 싶다. 엘리엇 가디너가 지휘한 음반(Philips)은 간결하고 명쾌하며 참신한 곡상을 전개하고 있다. 트레버 피노크 지휘(Archiv)도 이 곡의 필수 음반으로 빠지지 않는다. 시원스레 뿜어내는 내추럴 호른 연주와 현악의 앙상블은 물보라가 튀듯 상쾌한 물 위의 분위기와 부합된다. 예르베 니케(Glossa)는 원전연주이면서 야외음악에 걸맞게 110여 명 연주자들이 박진감을 선사하는 새로운 명연이다.

 

류태형(음악 칼럼니스트) 현 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 전 대원문화재단 사무국장, 전 <객석> 편집장 역임. 옛 음반과 생생한 공연의 현장을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처럼 누비길 즐겨 한다.

 

  출처 : 네이버캐스트 오늘의 클래식>명곡 명연주 2009.11.02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66&contents_id=1396

 

출처 : 클래식 사랑방
글쓴이 : 라라와복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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