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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모차르트 교향곡 25번 & 29번(Mozart, Symphony No.25 & No.29)

Bawoo 2014. 2. 13. 10:42

Mozart, Symphony No.25 & No.29

모차르트 교향곡 25번 & 29번

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

Karl Böhm, conductor

Wiener Philharmoniker

Musikvereinssaal, Wien 1974

 

모차르트의 교향곡 창작 이력은 상상 이상으로 길다. 그가 첫 교향곡을 작곡한 것은 여덟 살 때인 1764년 런던 체류 중의 일인데, 이것은 그보다 24세나 연상이었던 요제프 하이든보다 겨우 5년 늦은 출발이었다. 그 후 그의 교향곡 창작은 이른바 ‘3대 교향곡’으로 불리는 마지막 세 작품이 나오는 1788년 여름까지 이어진다. 그러니까 모차르트는 불과 35년 남짓한 생애 중에서 무려 25년간에 걸쳐 교향곡 창작을 이어나갔던 것이다.

그런데 그 25년 가운데 1773년 10월 초에서 1774년 4월 초에 이르는 6개월간은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시기에 모차르트의 교향곡 양식이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1773년 여름에 빈으로 여행을 다녀온 후 모차르트는 전혀 새로운 스타일의 교향곡 두 편을 쓰게 된다. 이 작품들에서 그는 이전까지의 이탈리아 풍 ‘신포니아’ 스타일에서 탈피하여 오스트리아적인 스타일로 전향했고, 나아가 자신만의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 두 교향곡은 바로 알프레드 아인슈타인이 ‘기적과도 같은 작품들’이라고 찬사를 보냈던 제25번 G단조와 제29번 A장조였다.

세 번째 빈 여행

1773년 3월, 세 번째 이탈리아 여행에서 돌아온 모차르트는 잘츠부르크에 억류될 위기에 처했다. 주군인 콜로레도 대주교가 그에게 궁정악사로서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할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그는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 작곡을 해야 했고 궁정악단 수석 바이올린 주자로서 정기적으로 무대에 올라야 했다. 여느 음악가라면 그런 안정된 직장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겠지만, 모차르트에게 있어서 한 곳에, 그것도 잘츠부르크처럼 답답한 곳에 얽매인다는 것은 차라리 죽느니만 못한 일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여름이 되자 솔깃한 정보가 들려왔다. 빈의 궁정악장인 플로리안 가스만이 중병에 걸렸다는 소식이었다. 레오폴트 모차르트는 그것이 아들에게 좋은 기회가 되리라고 생각했다. 즉, 가스만이 물러나 빈 궁정악단에 빈자리가 생기면 거기에 아들을 앉혀볼 심산이었던 것이다. 제국의 수도인 빈은 음악적인 환경에서 잘츠부르크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풍요로운 도시였고, 무엇보다 아들이 그토록 바라마지 않는 오페라를 작곡할 기회가 많은 곳이었다. 그래서 대주교가 요양 차 자리를 비우는 틈을 타서 다시 한 번 휴가를 얻어 아들과 함께 빈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를 알현한 순간, 그들의 기대는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말았다. “황후 폐하께서는 우리에게 더할 나위 없이 친절하셨소. 그러나 그뿐이었소.”

오스트리아 빈의 쇤부른 궁전.

질풍노도 운동의 영향

비록 희망은 좌절되었지만 보상은 있었다. 당시 빈의 문화계에서는 ‘질풍노도’(Sturm und Drang)의 사조가 위세를 떨치고 있었다. 클롭슈토크, 레싱, 괴테의 문학작품들이 인기를 끌었고, 강렬한 기운과 비장한 색채를 내세운 가스만, 하이든, 글루크 등의 음악작품들이 각광을 받았다. 그러한 빈의 분위기는 사춘기 소년 모차르트의 영감을 자극했고, 그는 거기서 거둔 예술적 수확을 바탕으로 잘츠부르크로 돌아온 직후에 자신의 첫 번째 단조 교향곡인 교향곡 25번 G단조를 작곡했던 것이다. 이 곡을 완성한 것은 1773년 10월 5일의 일이었다.

한편 그로부터 6개월 후 모차르트는 다시금 진일보한 교향곡을 선보인다. 이번에는 함께 잘츠부르크 궁정악단에 몸담고 있던 미하엘 하이든의 영향을 받았는데, 미하엘은 다름 아닌 요제프 하이든의 동생이었다. 모차르트는 형인 요제프보다 덜 유명하면서 시인 같은 풍모를 지닌 미하엘 하이든에게 남다른 친근감을 느꼈다. 그는 미하엘의 많은 작품들에 대해서 통째로 베껴볼 가치가 있을 정도로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했다. 그가 1774년 4월 6일에 완성한 교향곡 제29번 A장조도 미하엘의 A장조 교향곡과 많이 닮아 있다. 하지만 물론 세부의 처리에 있어서는 모차르트의 작품이 더 세련되고 뛰어나다.

Karl Böhm conducts Mozart's Symphony No.25 in G minor K.183

교향곡 25번 G단조

영화 <아마데우스>의 오프닝 장면에 사용되어 유명세를 타기도 했던 이 작품은 흔히 ‘모차르트의 첫 번째 걸작 교향곡’으로 거론된다. ‘큰 사단조 교향곡’으로 불리는 훗날의 교향곡 40번 G단조에 비하여 ‘작은 사단조 교향곡’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 강렬하고 격정적인 작품에는 모차르트가 빈 여행에서 접했던 ‘질풍노도 양식’의 영향이 현저한데, 특히 하이든의 교향곡 39번 G단조와의 연관성이 발견된다. 두 곡은 조성과 주제의 성격이 유사하고, 당시로서는 이례적으로 4대의 호른을 사용한 점도 공통된다. 그런가 하면 아인슈타인은 당대의 ‘수난 교향곡’이 항상 단조로 작곡되었던 사실을 지적하면서도, 이 작품은 ‘감람산이나 십자가에 대한 경건한 생각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완전히 개인적인 고뇌의 체험’에서 비롯된 것으로 여겼다. 그의 견해에 따른다면 이 곡은 이탈리아 여행부터 빈 여행까지 연이어 인생의 쓴 맛을 보았던 모차르트 내면에서 우러난 작품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교향곡 25번 1악장 첫머리는 영화 <아마데우스>의 오프닝 신에 사용되었다.

이 곡에서 모차르트는 오랜만에 미뉴에트를 포함한 4악장 구성을 취했다. 1악장은 분노한 듯한 표정의 제1주제와 이와는 대조적으로 다소 장난스러운 느낌의 제2주제가 절묘한 균형을 이루며 치열하고 치밀하게 전개된다. 특히 제1주제는 긴박한 싱커페이션 리듬, 폭넓은 음정, 급속히 상승하는 선율선을 특징으로 하는 것으로 대단히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2악장은 바이올린과 파곳의 대화로 시작되는 우아하면서도 우수 어린 느린악장인데, 중간에 부파(buffa)적인 경쾌한 선율이 등장하는 다소 이질적인 부분이 삽입되어 있다. 3악장은 강약의 대비가 두드러지는 짧고 정연한 미뉴에트로, 중간에 밝고 부드러운 트리오가 나온다. 4악장에서는 다시 첫 악장의 분위기로 돌아가 다시금 긴장감 넘치는 흐름이 부각된다. 1악장에 사용되었던 싱커페이션 리듬이 다시 나타나고, 예리한 리듬과 각진 선율이 강렬한 파토스를 표출한다.

Karl Böhm conducts Mozart's Symphony No.29 in A major K.201

교향곡 29번 A장조

이 매혹적인 교향곡은 사람들이 모차르트에게 기대하는 전형적인 이미지를 충실히 구현하고 있다. 즉, 경쾌하고 우아하며 생동감이 넘칠 뿐 아니라, 듣는 이 누구에게나 행복감을 만끽하게 만드는 ‘해피 에너지’를 가득 머금고 있는 것이다.   경쾌하고 화사한 기운이 가득한 교향곡 29번.

모차르트는 이 곡에서 이탈리아적인 양식과 오스트리아적인 양식을 절묘하게 융화시켰다. 즉, 이탈리아적인 유창한 선율미와 화사한 색채감을 오스트리아적인 체계적인 형식과 유기적으로 결합시켰던 것이다. 특히 각 성부가 독립적으로 움직이고 주선율과 화성이 섬세하게 얽히는 등 실내악적인 서법이 두드러지는데, 이 역시 빈에서 접한 음악들의 영향이었다. 아울러 첫 악장과 끝 악장에서 볼 수 있는 주제의 통일성, 미뉴에트를 제외한 모든 악장을 소나타 형식으로 구성한 점, 제시부는 물론이고 발전부와 재현부도 반복하며 그 뒤에 코다를 붙인 점 등도 빈에서 배운 것이었다.

1악장은 제1바이올린이 청초한 주제선율을 꺼내놓으면 다른 현악기들이 실내악적으로 정교하게 움직이면서 출발한다. 마치 파도의 일렁임을 연상케 하는 그 움직임이 서서히 힘을 더해가서 포르테(forte)에 이르면 관악기들도 가세하여 주제를 반복하고, 비올라와 첼로는 카논으로 주제를 모방한다. 그야말로 모차르트의 이전 교향곡들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밀도 높은 서법이 돋보이며, 듣는 이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 정도로 매혹적인 오프닝이 아닐 수 없다. 이후에 한결 차분한 느낌으로 제시되는 제2주제도 감미롭고 아름다우며, 그것이 잠시 고조되었다가 갑자기 피아노(piano)로 가라앉으면 흘러나오는 새로운 주제도 매혹적이다.

2악장은 매우 우아하고 기품 있는 느린악장으로, 내성부의 정성스러운 짜임새와 풍부하고 깊이 있는 울림에서 한 단계 성숙한 소년 모차르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3악장은 관악기들의 팡파르가 가미된 미뉴에트로, 점음표를 지닌 리드미컬한 주부와 사뿐거리면서도 차분한 트리오가 절묘한 대비를 이룬다.

4악장은 전형적인 고전파 교향곡 스타일의 피날레로, 분위기와 주제의 연관성 등에서 1악장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활기차고 열정적이면서도 품위를 잃지 않는 제1주제와 보다 우미하고 선율적인 제2주제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상당히 길고 충실한 발전부에서는 제1주제에 사용된 동기들이 줄기차게 반복되면서도 교묘하게 처리되어 끊임없는 긴장감을 유발한다. 특히 시원스럽게 상승하는 음형이 극적으로 사용되어 듣는 이에게 후련한 쾌감을 안겨준다.

 

추천음반

두 곡이 함께 수록된 음반들을 골라보았다. 우선 영화 <아마데우스>의 사운드트랙에서 연주를 맡았던 네빌 마리너와 세인트 마틴인더필즈 아카데미(Decca)는 주제들의 표정을 잘 살린 극적인 연주를 들려준다. 레너드 번스타인의 음반(DG)에서는 다른 악단들은 절대로 흉내 낼 수 없는 빈 필만의 매력이 돋보인다. 한편 시대악기 오케스트라인 잉글리시 콘서트에서 상쾌한 울림을 이끌어낸 트레버 피노크의 음반(Archiv)에서는 바로크적 미감과 고전파적 미감의 기분 좋은 조화를 만끽할 수 있다. 찰스 매케러스와 프라하 체임버의 음반(Telarc)은 현대악기의 울림과 시대악기 연주 스타일의 장점을 적절히 혼합한 절충주의 노선의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준다.

 

황장원(음악 칼럼니스트) 클래식음악 감상실 ‘무지크바움’ 실장과 한국바그너협회 사무간사 역임. 무지크바움, 부천필 아카데미, 성남아트센터, 풍월당에서 클래식음악 교양강좌를 맡고 있다. <객석> <스테레오뮤직> <그라모폰> <라무지카> 등에 칼럼을 기고했고 현재 서울시향 프로그램 노트를 담당하고 있다.  

 

  출처 : 네이버캐스트 오늘의 클래식>명곡 명연주 2011.12.30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66&contents_id=7040

 

출처 : 클래식 사랑방
글쓴이 : 라라와복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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