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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우리 장편소설] 리셋 - 조광희

Bawoo 2020. 3. 15. 21:29
리셋:저자 조광희 |  | 2018.4.27.

리셋

리셋 -  조광희
 
[소감] 가끔 다니는 헌책방에서 읽을 만한 작품-우리 소설-을 고르다가 현직 변호사가 쓴 작품이란 소개글에 이끌려 선택한 작품. 죄를 지은 사람과 이를 잡아들이고 판결하는 판검사를 상대하는 직업인지라 소재의 스케일은 클 것으로 짐작되었으나 글을쓰는 힘이 어떨지는 미지수라 문장력이라든가 작품 구성력이 떨어지면 읽다가 포기할 생각으로였다. 결과는 기대 이상. 아니 웬만한 작가보다 훨씬 낫다는 생각을 하면서 빠져들어 5시간 정도 걸려 읽어냈다. 가독성 면에서도 만 점 이상이라는 얘기.
변호사인 주인공- 강동호-은 아내를 살해한 친구-승철-의 무죄를 입증하지 못한 좌절감에 미국으로 가 있는데 선거 운동을 도와준 현 시장-서울 시장?-으로부터 어떤 혐의를 조사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귀국하여 뒷조사를 한다. 전 시장과 건설회사 사장이 연계된 비리를 찾아내는 것. 이를 위해 데리고 있던 직원 -기철과 정미-을 다시 만나 함께 뒤를 캐는데...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비리- 권력과 금력의 유착-를 파헤치는 과정이 긴장과 반전을 이루며 혀를 내두르게 할 정도로 전개되는데 읽는 내내 빠져들게 했다. 소재야 주변에 늘 있겠지만, 전업 작가도 아닌 현직 변호사가 이리 뛰어난 작품을 쓸 수 있다니 인간 능력의 차이를 새삼 감탄하는 마음으로 절감했다. 
이 작품 반전의 압권은 친구 승철이 실제로 아내를 죽였다고 편지로 고백한 내용과 건설회사 사장의 청부살해업자가 자신은 경찰에게 사살당하면서도 사장을 도피시키는 내용인데 뒤 내용은  악인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암시를 작가는 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
 
* 참고: 리셋 [reset]① …을 고쳐 놓다 ② 다시 맞추어 놓다 ③ 바로 잇다 ④ 고쳐 놓기 

 

 

 

책소개 - 인터넷 교보문고


현직 변호사이자 칼럼니스트 조광희 첫 장편소설

“판사, 검사, 기자, 관료, 정치인 중에서
똘똘한 놈들에게 이십억만 제공하면
그 인간을 좌우할 수 있지.”

금력(金力)의 화신인 장 회장 vs
정의와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꿈꾸는 변호사 강동호

 

저자:조광희
1966년 서울 출생으로 1989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현직 변호사인 작가는 법조계만이 아니라 영화계 및 문학판에서도 꾸준히 활동해왔다. 다수의 영화 제작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고, 주요 문예 잡지 및 언론에 활발히 기고해왔다.
데뷔작인 장편소설『리셋』은 오늘날 한국 사회의 정치와 법조계 속에 스며들어 있는 부정과 비리를 정면으로 다루는 동시에 인간의 혼탁하고 악한 마음의 심층에 내재하는 순수하고 선한 능력을 흥미로운 이야기와 유려한 필치로 그려냈다. 이 작품은 [허프포스트코리아]와 [문학뉴스]를 통해 동시에 연재되어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책 속으로

 

“원심 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십이 년에 처한다.”
동호는 옆에 앉은 승철을 바라보았다. 그는 목이 부러지면 어쩌나 걱정될 만큼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왼쪽 뺨을 내보이고 있는 그의 얼굴빛이 순간적으로 짙어진 듯했다. 표정은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피고인을 징역 십이 년에 처한다.’ 동호는 12라는 숫자를 생각했다. 살면서 12는 늘 기분이 좋았던 숫자였다. 대학 시절 신촌 기차역 앞에서 간혹 승차하던 12번 좌석 버스에는 싱그러운 웃음을 띤 여대생들
이 가득했다. 어렸을 적 아버지가 사다 준 연필 한 다스는 얼마나 풍성했던가. 2로도, 3으로도, 4로도 나누어지는 12는 얼마나 많은 수학 시험의 정답이었던 것일까? 그런데 그 모든 즐거운 전조가 오늘의 악몽을 예비하고 있었던 것일까?
- 7쪽

기태는 카메라를 동영상 모드로 놓고 촬영을 시작했다. 남자는 전무에게 인사를 하는 듯하더니 갑자기 그의 배를 세게 걷어찼다. 보통 날렵한 솜씨가 아니었다. 전무가 비틀거리자 남자는 복싱 자세를 취하더니 전무의 안면을 주먹으로 가격했다. 전무가 뒤로 쓰러지자 남자는 그를 수풀로 안으로 끌고 갔다. 삼사 분쯤 지나자 남자는 마이바흐의 트렁크를 열고 축 늘어진 전무를 실었다. 기태는 조심스럽게 자기 차로 걸어갔다. 마이바흐가 떠나자마자 그는 재빠르게 차에 올라타 시동을 걸었다. 먼발치에서 그 광경을 보고 있던 동호는 이미 충격에 휩싸여 있었다. 기태가 차를 몰고 달리기 시작했다.
-105~106쪽

바쇼로 들어가는 도중에 다시 벨 소리가 울렸고 밖으로 나와 전화를 받았다.
“안 들려서 끊었어. 어디야?”
그때 기태의 목소리가 아주 작게 들려왔다.
“변호사님…….”
“기태, 무슨 일이야?”
“아, 제가 좀 아픕니다.”
기태는 숨을 헐떡였다.
“어디야?”
“그게 아니고…… 변호사님, 저 같은 놈 거둬서…… 사람 구실 하게 해주시고……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기태야, 그게 무슨 말이야?”
이때 우당탕거리는 소리와 함께 전화기의 잡음이 커졌다가 작아졌다.
“강 변호사, 좀 적당히 하고 다녀야지. 그렇게 말을 못 알아듣나? 한번 해보자는 거지? 이 인간은 이제 세상에 없을 거야. 이게 마지막 경고야. 그다음은 누군가 잘 생각해보라고.”
단신의 목소리였다. 통화는 바로 끊겼다. 전화를 곧바로 다시 걸었으나 그새 꺼져 있었다. 다시 안으로 들어온 동호는 애써 침착하게 급한 일이 있어 가봐야겠다는 말만 남기고는 허겁지겁 나왔다. 그러고는 곧장 정미에게 전화를 걸었다.
―207~208쪽

 

 

출판사서평

 

“한 인간의 인생을 사버리는 데 이십억이면 충분하더군!
돈에서 해방시켜주는 거지.
그럼 나를 위해서 무엇이든 하게 돼.”

금력(金力)의 화신인 ‘장 회장’ vs
정의와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꿈꾸는 변호사 ‘강동호’
살아 있는 캐릭터와 실화 같은 사건, 폭발적인 서스펜스!
사회 정의를 송두리째 무너뜨린 기업과 정치의 블랙 커넥션!

현직 변호사이자 칼럼리스트인 조광희의 첫 장편소설 『리셋』은 주인공인 ‘강동호’ 변호사를 통해 오늘날 정치권과 기업, 법조계 간의 부정부패와 비리 양상과 그 속에서 드러나는 타락한 인간의 모습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작가는 소설 속에서 사건의 진실을 추적해가던 ‘강동호’가 오히려 사건 피의자로 전락하면서 당하게 되는 사회적 폭력, 그로 인한 고뇌와 갈등에 침잠하는 모습을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작가는 ‘강동호’라는 인물과 추리소설의 기법을 통해 우리 사회가 직면해 있는 ‘정의 실종’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우리는 『리셋』을 읽어나가면서 이 사회가 형식적으로 말하는 ‘정의’가 무엇인지, 진정으로 그것이 도래할 수 있는지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정의로운가, 그것으로 포장된 거짓인가?
돈과 정치의 은밀한 관계를 현실적으로 묘사한 정치 소설

『리셋』은 사회파 소설 장르가 보여주는 현실의 어두운 이면과 명징한 사회 고발성 메시지를 충실히 담아내고 있다. 소설에 등장하는 변호사 ‘강동호’와 부학개발 회장 ‘장수철’을 비롯해 현 서울시장 ‘고윤석’, 국회의원 ‘민상철’, 고 시장의 정치 컨설턴트인 ‘연 박사’ 등의 인물과, 그들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일련의 사건은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TV 뉴스를 통해서, 다른 언론 매체의 사회면을 통해서 우리가 접하던 기업과 정치권의 비리와 부패, 불법적인 권력 남용의 모습이 소설 속에 그대로 녹아 있다. 더 나아가 작가는 각종 매체가 빠트린, 혹은 누락시킨 사건의 행간을 『리셋』을 통해 독자들에게 공개한다.
작가는 주인공인 강동호가 기업 총수와 정치권, 사법부가 얽힌 비리 사건을 조사하면서 당하게 되는 모략과 회유, 불평등한 사법권의 행사 등의 정황을 극히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그리고 주인공이 겪는 심적 갈등과 불안, 고뇌 등을 세밀하게 묘사함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강동호’라는 인물에 쉽게 이입할 수 있게 만든다. 때문에 우리는 강동호라는 인물에 의탁해 사건을 몸소 체험함으로써 그동안 알기 어려웠던 실제 정치 사건들의 본질과 메커니즘을 확인해볼 수 있다..

 

한 편의 범죄 영화를 보는 듯한 강렬함
추리적 기법이 살아 있는 한국형 사회파 소설

조광희 작가는 『리셋』에서 추리적 기법을 활용해 한 편의 범죄 추리 영화를 보는 듯한 긴장감과 쾌감을 선사한다. 소설 속에서 강동호는 ‘민상철’ 의원의 단순 비리처럼 보였던 사건의 베일을 걷어내고 거대하고 추악한 속살을 ...드러낸다. 작가는 형사물 또는 탐정물처럼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파편적인 단서들을 찾아 조합하고 사건의 윤곽을 잡아가는 과정이 긴박하게 그려지는 한편, 예기치 못한 돌발적인 상황들이 변수로 등장시키면서 전형적인 결말 예측을 방해한다. 이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처음부터 끝까지 작품 읽기에 몰입하도록 유도한다.
또한 현직 변호사이자 영화사 ‘봄’ 대표를 역임한 조광희 작가는 소설 속에서 자신의 경력을 충실히 풀어내고 있다. 작가는 변호사로서 현장에서 직간접적 경험한 현실을 극적으로 녹여내면서 소설 속 주제와 사건의 현실성을 부각시킨다. 특히 소설 내에서 ‘법정’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주인공 강동호와 담당 변호인, 담당 검사, 재판관 간의 구체적인 공방 내용과, 검사와 피의자 신분의 강동호 간의 신경전 등은 실제로 경험하지 않으면 사실적으로 묘사하기 불가능하다. 이러한 사실적인 묘사는 독자로 하여금 실제 현장에서 법정 상황을 직접 보고 있는 듯한 쾌감을 선사한다.

작가는 영화계에 몸담으면서 체득한 영화적 상상력과 스토리텔링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현장성을 살림으로써 각각의 인물 간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한편 작가의 주제의식도 명확히 드러낸다. 작가는 추리적 기법을 통해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한편,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강동호의 목소리를 통해 돈과 권력에 휘둘리는 현실을, 우리 사회가 얼마나 비인간적이고 물질화되어 있는지를 극적으로 보여준다. 『리셋』을 읽으면서 우리는 이 시대에 ‘강동호’라는 인물이 왜 필요한지 공감하면서 조광희 작가가 다음에 내놓을 새로운 작품을 기대하게 된다.

 

[책속으로 추가]
“…… 제안을 하나 하지.”
“무슨 제안?”
“좀 들어 봐. 세 가지를 해결해줄게.”
“세 가지?”
“그래, 세 가지. 첫째, 내일 구속영장을 기각시켜 줄게.”
“당신이 무슨 능력으로? 판사를 매수라도 한다는 건가?”
“요즘 매수되는 판사가 어디 있나? 하지만 검찰이 영장을 청구했어도 자네의 구속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판사가 생각하게 할 수 있지. 그런 상황에서 어느 판사가 굳이 영장을 발부하겠는가?”
“그럼, 검사를 움직인다는 뜻?”
“지금 자네를 집요하게 잡으려고 하는 게 검사 새끼 지 뜻이겠나, 아니면 내 뜻이겠나? 이제 내가 잡아넣지 말라고 하면 걔들은 거기까지만 하는 거지.”
동호는 침을 삼켰다. 사우나실의 열기를 견디기가 더 버거워졌다.
“검찰에 내 식구 같은 애들이 몇 명 있네. 걔들 젊었을 때부터 내가 후원했지. 이제는 부장검사도 하고, 검사장도 하고 그렇지. 그중 어떤 놈은 조만간 검찰총장도 할 거고. 걔들이 내 말을 듣는 건 단순히 내가 후원해서가 아니야. 나를 존경해서야. 야심 있는 놈들에게 돈 걱정 안 하게 해주고, 출세할 수 있게 밀어주고, 지들보다 똑똑하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게 해주었지.”
-276~277쪽



추리 미스터리적 기법을 통해 돈과 권력, 그것을 쫓는 정치 세력 간의 블랙 커넥션을 파헤치는 조광희 변호사의 첫 장편소설. 오늘날 한국 사회의 어두운 이면이 생생하게 공개된다.

변호사인 강동호는 친구인 ‘승철’의 살인 사건 변호를 맡았으나 무죄 입증에 실패하고, 그 죄책감에 미국으로 건너간다. 뉴욕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던 그는 현 서울시장과의 인연으로 전임 시장이자 현재 국회의원인 ‘민상철’의 비리를 조사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옛 동료들을 규합하여 민 의원의 비리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 동호는 부동산 개발 회사인 부학개발 ‘장 회장’과 미래화랑 ‘오 관장’, ‘민 의원’ 간의 불법적인 커넥션의 실체에 접근하게 된다. 비리 사건을 해결할 열쇠를 손에 쥔 동호는 그만 불법적인 조사를 벌였다는 혐의로 순식간에 사건 피의자로 전락한다. 또한 동료들마저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데……. 과연 강동호는 자신을 옭죄는 검찰 수사망 속에서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고 기업과 정치, 법조계가 얽힌 비리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