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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관련]무엇이 중도층 움직였나..①코로나19 與 전화위복 ②꼰대 野 ③제3당 실종

Bawoo 2020. 4. 19. 07:13



무엇이 중도층 움직였나..①코로나19 與 전화위복 ②꼰대 野 ③제3당 실종

[이승주 입력 2020.04.19. 05:50 ]

          

      

전문가들이 꼽은 與 압승-野 참패 주요인과 과제
코로나 사태, 다른 국가보다 잘 대처한 文대통령
국가 위기 상황서 지도자 중심으로 뭉치는 경향
野, 대안 없이 '비판 위한 비판', 내부 의견도 충돌
공천·막말 파동에 "오만한 꼰대..야당 심판으로"
제3당 실종에 여권 표 분산 안 돼..초접전지 유리
대선 2년여 남은 상황서 與 '겸손', 野 '쇄신' 과제
"협치하며 계파 갈등 주의".."새 인물로 체질개선"
[서울=뉴시스]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국 개표결과 지역구 의석은 더불어민주당 163석, 미래통합당 84석, 정의당 1석, 무소속 5석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지도의 면적이 아닌 모든 지역구 같은 크기로 표시한 지역구 당선 현황.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승주 김성진 기자 = 21대 총선에서 '여권 압승, 야권 참패'의 배경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란 국가적 위기상황, 야권의 공천·막말 파동 및 지도부 무능 등이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범여권이 무려 180여석을 확보한 것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비교적 코로나19 사태를 잘 해결했다는 국민 인식을 꼽았다. 코로나19 사태가 선거와 맞물리면서 다른 이슈는 가려진 점도 여권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봤다.

사태 초기에는 정부 여당의 대응이 미숙했다는 질타도 많았다. 하지만 어느 정도 수습 국면에 접어들면서 정부 대처에 긍정적 기류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세계적으로는 코로나 사태가 확대되면서 다른 국가 정부들의 미흡한 대처와 비교가 가능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문 정부는 사태 초기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질타도 받았다. 하지만 마스크 사려고 줄서서 기다린다는 국민 불만이나 전문가 의견 등을 적극 반영해 시정하려 했고 결과도 좋았다"며 "국민 뜻을 잘 반영해 위기를 극복하려 노력한 점을 좋게 평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코로나19 공동 대응을 위한 ‘아세안+3 특별 화상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2020.04.14photo@newsis.com

게다가 국가 위기 상황에서는 국가 지도자를 중심으로 뭉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점에서 중도층·부동층이 여권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야권은 무능했다고 비판했다. 일반적으로 대통령 임기 중간에 치러지는 선거에서 야권의 '정권심판'은 큰 힘을 발휘한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선 '비판을 위한 비판'만 있었을 뿐 대안이 부재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코로나 재난 대책에 대해서도 통합당 내에서 의견이 충돌하는 등 대안정당으로서 신뢰를 주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다.

당내 끊임없는 공천 파동과 막말 논란도 참패에 주요 역할을 했다.

미래통합당의 공천 반발,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순번 재조정 등 잡음이 끊이질 않은데다 황교안 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실언도 계속 터져나왔다. 선거 막판에는 차명진 후보의 막말, 이에 미온적으로 대처한 당 지도부의 무능함까지 더해져 마지막까지 고민하던 중도층이 등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 이인영 원내대표, 더불어시민당 최배근, 우희종 공동대표 등 지도부가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국민에게 허리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2020.04.17.kkssmm99@newsis.com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계속된 실언에 젊은층들이 통합당을 오만한 꼰대정당이라고 본 것 같다"며 "차명진 논란에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당 지도부를 보며 통합당의 위기 대처 능력에 실망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정치학 박사인 장성호 건국대 행정대학원장도 "이번 선거에서 투표율이 높은 동시에 여권 표가 많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야당을 미워하는 유권자가 많았다는 뜻이다. 정권이 아닌 야당을 심판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구도 차원의 요인도 거론된다. 국민의당이 돌풍을 일으켰던 지난 총선과 달리 제3세력인 민생당 등이 저조한 결과를 내면서 전국 지역구에서 사실상 '여야 1대 1' 구도가 형성됐다는 점에서다.

이전처럼 여권 표가 분산되지 않고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양자 구도가 형성된 점이 여권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이번 선거에서 양당의 초박빙 지역이 유독 많았는데, 막판에 통합당 막말 리스크가 터져나와 이들 지역에서 근소한 차이로 승패가 갈렸다는 분석이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머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2020.04.17. bluesoda@newsis.com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뉴시스에 "지난 총선에서 제3당에 표를 준 국민들이 20대 국회에서 당을 쪼개고 싸우는 과정을 보며 이들에게 크게 실망했다. 결국 이번 총선은 제3당 없이 치러진 셈"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여권은 선거 전략이나 홍보, 공천 과정 등에서 야권보다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됐다는 점에서 우위를 점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180석 압승'이 여권에게 마냥 기쁜 결과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유례없는 거대 여당이 되면서 개헌을 제외한 나머지를 밀고 나갈 추진력을 얻었지만 마음껏 밀고 나가기는 막상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전처럼 야당이 발목잡아서 힘들다고 말 못하게 됐다"며 "정치적인 동력은 확보했지만 야당 핑계를 대지 않고 스스로 잘 끌고나가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7일 오전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이 열린 서울 마포구 국민의당 서울시당에서 당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04.17. amin2@newsis.com

앞으로 대선까지 2년여 남은 상황에서 여야에게 주어진 과제는 뭘까. 전문가들은 여권은 '겸손', 야권은 '쇄신'을 꼽았다.

장 원장은 "여권이 호랑이 등에 올라탔다고 본다. 조금만 무리수를 두면 국민 기대감이 큰 만큼 실망도 클 것이다. 국민들이 마음을 준 만큼 돌아서기도 쉽다"며 "대선을 앞두고 여권 파이가 커져 내부에서 계파 갈등이 커질 수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야당과 협치하고 끌어안아야 한다. 탕평해야 한다. 입조심하고 겸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야권엔 당을 갈아엎는 수준의 대대적인 쇄신을 강조했다. 박 평론가는 "비대위원장으로 김종인이 또 거론되는데 그는 1970년대 인물이다. 얼마나 역할을 할 사람이 없으면 같은 인물이 계속 언급되나"라며 "당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 기조와 정신, 영혼을 뼛속까지 바꾸는 혁신이 필요하다. 이를 책임질 지도부를 당선자 중에서 새 인물로 찾아 꾸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oo47@newsis.com, ksj8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