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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장편소설] 초록의 전설:강병석

Bawoo 2022. 9. 6. 11:27

초록의 전설:저자 강병석 | 북인 | 2011.8.20

 

[소감] 현역으로 군대에 갔다 온 대한민국 남자라면 소설 한 권을 쓸 정도의 이야깃거리를 머릿 속에 간직하고 평생을 살게 마련이다. 나도 예외는 아니어서 제대한 지 5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군 복무 시절을 떠올릴 때가 많다. 글로 옮기고 싶어서 수정을 요하는 단편 분량 글을 써놓은 것도 가지고 있다.

이 작품은 작가의 나이로 보아 나보다 3년 정도 앞선 시기의 군대 이야기이다.( 아래 작품 해설로 보면 어쩌면 시기가 일부 겹칠 수도 있겠다. 내가 복무한 시기가 71년 12월 초부터 74년 9월말까지였으니까.)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시기는 복무 기간도 길고-아마 3년을 거의 다 채웠을 것이다. 나도 33개월 보름을 복무했다- 거기에다가 베트남전 파병까지 당한 세대이다. 일반 부대와 달리 헌병대라는 군 사법기관에서 복무한 병사들의 이야기라는 게 좀 특이한데 그래서 그런지 병사들의 사망 사건이 주를 이룬다.

군 복무하면서 화염방사기 훈련 중 옆 병사의 실수로 화상을 입은 병사 이야기를 들은 것과 수송대 병사가 기름을 빼돌려 팔다가 헌병대에 발각되어 군 교도소에서 6개월간 복역한 사건을 직접 본 것 외에는 내무반 내 고참병의 횡포-그래봤자 분위기 경직 정도 - 를 본 정도인 나에게는 아주 놀라운 사건의 기록이다. 선후배 차이는 있겠으나 같은 공간에서 복무한 병사들 간의 우정이 제대 후에도 이어지는데 군대 쪽은 두 번 다시 쳐다보기도 싫은 나에게는 특이한 느낌이 들었다. 한 헌병대장을 내세워 권력을 탐하여 높은 지위에 이른 이런 인간들은 하나같이 부정을 저지르는 인간들이고 이런 인간을 제어하기엔 한 개인의 힘은 너무나 미약하다는 암시는 민중은 개돼지라는 어느 영화에 나온 표현이 딱 맞는다는 절망감을 느끼게 한다. 나는 분명 아닌데 이 더러운 놈들은 그리 알면서 표를 구걸할 때나 허리를 굽힌다는 슬픈 현실. 그나마 옛 왕조 시대보다는 나아진 게 이 정도라는 가슴 아픈 현실. ㅠㅠ.

참, 나도 꼭 보고 싶은 후배가 있기는 하다. 동갑내기이지만 계급 차이 때문인지- 나는 하사였고 이 후배는 일반병이었다. 내가 제대할 때 상병-제대 후 연락이 끊겨버린, 지금도 보고 싶은 후배이면서 친구. 내가 제대할 때 부대 밖으로 데리고 나가 송별회를 해준 고마운 후배이자 친구. 김수용. 보고 싶다. 제대 후 복학하여 축구 선수 생활은 잘하고 이후 사회생활도 잘했는지.......

* 작품 내용은 아래 책소개에 잘 나와있습니다.

책소개 : 책 제목을 클릭하면 전문을 볼 수 있습니다.

1970년대 군부대의 각종 사망사건을 조명한 소설!

군부대 사망사건을 조명한 강병석의 장편소설 『초록의 전설』. 1970년대 군부대에서 일어난 각종 사망사건을 수사, 처리하는 헌병대 수사요원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각기 다른 1인칭 화자가 자신과 얽혀 일어난 사건사고를 풀어가는 이야기 여덟 편이 수록된 연작 형태의 장편소설이다. 군대의 폭력적 지배구조를 문제 삼고 있지만 그것의 비인간성이나 잔혹성을 고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런 끔찍한 상황 속에서 오히려 빛을 발하는 인간애를 조명한다. 특히 월남전 참전 병사의 고엽제 후유증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출판사서평

군부대 각종 사망사건 조명한 강병석의 장편『초록의 전설』출간
처연한 감동의 빛 발하는 인간애 조명한 헌병 수사요원들의 이야기
최근 군부대에서 ‘기수열외’ '작업열외'등의 왕따현상으로 인하여 전우의 가슴에 조준사격을 가하는 것은 물론 자신도 수류탄 자살을 시도한 해병대 병사의 사건이 국민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런 때에 1970년대 군부대에서 일어난 각종 사망사건을 수사, 처리하는 헌병대 수사요원들의 이야기를 다룬 강병석의 장편소설 『초록의 전설』이 출간되었다.
각기 다른 1인칭 화자가 자신과 얽혀 일어난 각종 사건사고를 풀어가는 이야기 여덟 편을 모은 『초록의 전설』은 여느 장편소설과 다른 연작 형태를 띤 특이한 구성 양식이 경이로울 뿐만 아니라, 각 편마다 시점 분할을 통해 동일한 세계와 사물을 그만큼 다양한 시각으로 진술해 내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이채롭다.
우리 현대소설사에서 군대 이야기는 각별한 의미를 지니는데, 이 소설 또한 약육강식의 무자비한 폭력적 지배구조를 문제 삼고 있다. 생사를 함께하는 전우나 자기 심장을 쏘는 총기사고, 평생 몸과 마음에 깊은 흉터로 새겨지는 구타와 가혹행위, 부당한 명령과 무작정 복종을 강요하는 상급자들의 횡포와 탐욕, 불우한 가정 사정이나 신체적 정신적 장애로 인한 군대생활 부적응자의 탈영사고, 그로 인해 빚어지는 지휘관들의 사건사고 은폐와 축소 등은 젊은 시절 나라를 위해 인생의 가장 중요한 한 시절을 보내게 되는 군대에서 끊임없이 반복되어 온 고질병들이다.
하지만 각종 사건과 사고를 바라보는 작가의 진정한 관심은 그것이 드러내는 비인간성이나 잔혹성을 고발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그보다 작가는 그런 끔찍한 한계상황 속에서 오히려 처연한 감동으로 빛을 발하는 인간애 같은 것을 극적으로 조명해낸다. 때로는 웅변하듯 명쾌하고 활력 넘치는 어조로, 때로는 생살을 저미듯 치 떨리게 만드는 비정한 사실적 문체와 야유나 풍자, 아이러니와 유머가 뒤섞인 걸쭉한 입심으로, 또 때로는 시인의 여린 심성이 빚어내는 서정적인 언어와 가락, 이렇듯 우리말을 자유자재로 부리는 강병석 작가의 솜씨는 때론 거침없고 시원시원하고 더러는 섬세함을 갖추고 있다.
이 소설을 읽게 되면 도처에서 빚어지는 폭력과 죽음의 서사 앞에서 자주 감당하기 어려운 ‘무참함’에 짓눌리다가도 어느 순간, 그처럼 거칠고 속악한 세계를 문득 잊고 ‘망연자실’ 상태에 빠져들기도 한다. 그것이 숨길 수 없는 우리의 모습이고 삶이란 깊은 공감 때문이다.

월남전 참전 병사의 고엽제후유증 비중 있게 다뤄
헌병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왕현소. 그는 헌병대로 전입한 사흘 만에 어리숙한 외모에 속터질 정도로 느려터진 행동과 말씨 때문에 ‘어리바리 왕소’란 별칭을 얻었다. 그의 군대생활을 따라가며 그와 친하게 지냈던 헌병대 동료 병사들이 각 소설의 주인공으로 등장해서 자신의 시점으로 소설을 이끌어간다.
소설의 시작과 마무리는 월남전 참전으로 인한 고엽제후유증을 앓던 병사가 북한산 인수봉 귀바위에서 자살한 애끊는 사연이 그려진다.
● 최의균 = 향토사단 신병교육대와 헌병학교에서 왕현소의 동기 최의균. 그는 작대기 하나 이등병 계급장을 달고 헌병학교에 입교하던 날 토종꿀벌을 괴롭히는 장수말벌과 같은 내무반장 정용알 하사를 만나는데, 결국 그의 죽음을 진술한다. 그는 훈련병들의 봉급을 빼앗아 한밤중에 섰다판을 벌이고 돈을 잃은 날이면 훈련병들을 밤새 괴롭히는 피도 눈물도 없는 악마. 그 동안 쌓인 노름빚을 독촉 받게 된 그는 총과 실탄을 챙겨가지고 부대를 이탈, 민간인 일가족 3명을 사살하고 자신도 자살한다. 다음날 발표된 수사결과는 단순사고였다.
● 안정요 = 왕현소의 일병 때부터 헌병대 백차 운전병을 맡은 수송대 소속의 병장. 새벽이 막 지난 시간 부대 뒤편 저수지에 떠오른 사병의 시체에 대해 진술한다. 그는 수사요원으로 갓 임명된 왕현소 일병을 싣고 현장에 나가 현장검증과 탐문수사에 임하던 중 해질 무렵 저수지 한가운데를 맴도는 대나무를 발견한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건져 올린 대나무 끝 낚싯줄에 걸려 펄떡이는 커다란 잉어 한 마리. 그 잉어를 낚으려다 도리어 저수지로 끌려들어가 심장마비로 사망한 사병의 어이없는 죽음.
● 박종근 = 계급은 하사이지만 직책은 수사요원 왕현소의 조수. 내무반장의 구타와 가혹행위에 앙심을 품고 무장탈영하여 동료 병사에게 총을 난사하고 대공초소로 올라가 인질극을 벌이는 이명구 이등병에 대해 진술한다. 이명구는 원래 허약체질로 군복무 면제를 받았으나 집안의 생계를 책임진 동생 대신 또 한 번 입대하라는 아버지의 명을 받는다. 하지만 같은 사유로 신체검사에서 현역복무면제 판정을 받을 줄 알았던 기대와 달리 입대하게 되고, 상급자...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