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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에 선 여인들:역사의 급류에 휩쓸린 동아시아 여성들의 수난사:야마자키 도모코

Bawoo 2023. 7. 15. 12:05

경계에  여인들:역사의 급류에 휩쓸린 동아시아 여성들의 수난사

저자:야마자키 도모코, 출간:2013.12.9.
 

[소감] 19세기말부터 20세기 초까지(1868~1945년) 아시아 지역을 식민지화, 전장화한 제국 일본의 통치 권력을 쥐고 있는 인간들 때문에 벌어진  여성들의 이야기를 기록한 책. 이 방자 여사, 무용가 최승희 등 유명인 이야기도 있지만 내가 주목한 건 그동안 전혀 모르고 있었던 인물들에 대한 내용들이다. 아래 목차의 2, 4, 5, 6, 7장 이야기에 해당한다.   

*참고*
1. 2장의 내용은 소설 "세상 의 아이들" "인간의 조건  - 전6권 (고미카와 준페이 대하소설)"이란 작ㅍㅁㅇ 잘 나와았습니다.

2. 6장의 리샹란 이야기는 " 개의 이름으로"라는 자서전이 나와 있고

3. 처음 안 "목포 공생원" 관련 이야기는 유튜브에 일부 나와 있으니 참고하기 바랍니다.   

 

책소개: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발췌 - 전문은 책 제목을 클릭하면 있습니다. 

 

『경계에 선 여인들』은 근대라는 역사의 급류 속에서 강압적인 권력에 떠밀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위태롭고 고통스럽게 험난한 경계위에 서 있을 수밖에 없었던 여성들을 조명한 아시아 여성 교류서이다. 이 책은 일본에서 여성연구가로 활동하는 저자가 일본 여성과 동아시아 여성들 사이에서 주고받은 영향에 주목하여 쓴 것으로, 생생한 역사를 온몸으로 살아낸 여인들의 삶의 현장을 역사적으로 살펴보았다.

조선의 이은 세자의 비로 간택된 이방자 여사, 중국의 마지막 황제 푸이의 동생 푸제의 비로 간택된 사가 히로의 이야기를 통해서 대한제국과 만주국을 손에 넣으려는 일본 제국주의 비극을 보여준다. 또한, 일본군 성노예로 전락한 종군위안부의 모습, 모던 댄서로 활약한 최승희가 분단된 조국의 현실에서 끝내 북한에 숙청당한 비참한 사건들뿐만 아니라, 일본제국주의를 비판하며 반전운동을 펼치며 자신의 운명과 싸운 하세가와 테루 등의 이야기도 심도 있게 다루었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목차

머리말

1장 두 개의 인신공양 결혼 ―이방자와 아이신줴뤄 히로
국가 정책과 결혼/ 아닌 밤중의 홍두깨 식 약혼 보도 / 일본의 식민지 획득 정책 / 국장과 3·1독립운동의 불꽃 / 민갑완, 이은의 약혼자 / 만주국 황제의 동생과 일본 화족의 딸 /
히로의 집안과 삶의 역정 / 조선 왕족과 일본인 아내의 여로 / 만주국 황제의 동생과 일본인 아내의 여로 / ‘정치의 폭풍’과 ‘인간의 행복’

2장 버림받은 일본 여성들― ‘내선결혼’과 ‘대륙의 신부’
피지배자의 ‘인신공양 결혼’ / ‘내선결혼’이란 무엇인가 / ‘내선결혼’의 세 가지 유형 / ‘유출 조선 청년’과 가난한 ‘일본의 딸들’ / ‘연애’에 근거한 ‘내선결혼’ / 한국경주의 나자레원 /
기쿠치 마사카즈와 김용성 / ‘대륙의 신부’란 무엇인가 / 여성들이 만주로 건너간 동기 / ‘오족협화’와 맞지 않는 ‘대륙의 신부’ / 개척단의 8월 15일 / 제2차 세계대전 후의 ‘대륙의 신부’ /
‘내선결혼’과 ‘대륙의 신부’의 현재

3장 ‘일본군 성노예’의 비극― ‘종군위안부’가 된 아시아 여성들
‘가장 불행한’ 아시아 여성 교류 / ‘일본 여성’에서 ‘아시아 여성’으로 / 한 ‘일본인 위안부’의 기나 긴 항로 / ‘타이완’ ‘조선’ 여성의 경우 / ‘중국’ ‘동남아시아’ 여성의 경우 /
‘네덜란드 여성’도 그러했다 / 누가 ‘종군위안부’ 시설을 설치했는가 / ‘부정적인’ 아시아 여성 교류 / ‘새로운 아시아 여성 교류’의 싹

4장 일본의 ‘반전’ 방송 ― 에스페란토주의자 하세가와 테루
‘베르다 마요’라는 이름 / ‘에스페란토’의 사상이란 / 사랑하는 에스페란토주의자는 중국 청년 / 일본의 ‘반전’ 방송 / 에스페란토와 반전평화의 사상 / 새로운 ‘반전운동’을 향한 여행 /
그늘에 가린 여성들

5장 민족과 민족의 ‘틈바구니’에서 살다 ― 최승희와 리샹란
‘민족적 국가인’이라는 ‘아이덴티티’ / 최승희, 모던 댄스의 길로 / 일본에서 자리를 잡음 / ‘피압박민족’의 일원으로서 / 타협하여 지키는 ‘민족심’ / 일본에서 떠나는 방책 /
‘북쪽 나라’를 선택하다 / ‘천국’에서 ‘지옥’으로 가는 길 / ‘만주국’ 출생 일본인 소녀 / 영화배우 ‘리샹란’의 탄생 / 민족의 ‘틈바구니’에서 산다는 괴로움 / ‘리샹란’의 종언 /
‘여성정치가’로의 행보 / 두 사람의 인생과 두 개의 나라

6장 전쟁이 낳은 두 아내 ― 후지와라 미치코와 야마자키 아인
소녀 시절의 기억 / 겐지와 미치코가 결혼하기까지 / 궁지에 몰린 사회주의자 / 보르네오 섬 지사가 되다 / 아인, ‘개인용 가정부’ / 패전, ‘현지처’를 어떻게 할 것인가 /
미치코의 이혼 결행과 그 이유 / 브라질로 향한 꿈과 좌절 / 이후 미치코와 아인

7장 한국 고아에게 헌신하고, 고독한 재일 조선인 노인에게 봉사하다 ― 다우치 치즈코와 자녀, 윤기
부자 2대에 걸친 아시아 교류 / 조선 청년과 일본 여성을 이어주는 것 / 8월 15일의 도래 / 한국전쟁의 폭풍에 휘말려 / 남편 윤치호의 행방불명 / 두 번의 배신을 견디고 /
공생원에 대한 평가 상승 / 치즈코, 생일날 죽다 / 다우치 후미에의 등장 / 고독한 재일 조선인 노인들 / ‘고향의 집’, ‘마음의 가족’ / 치즈코의 손자, 후미에의 딸

옮긴이의 말/주/사진 도판 출처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출판사서평

침략국과 피식민지 조국의 경계를 넘나들며 1930~40년대를 살아낸 여성 20인의 기록!

남성 중심의 역사는 여성의 삶을 자주 간과한다. 1930년대와 1940년대에, 동아시아의 여성들은 식민지 수탈, 제국주의 전쟁, 경제적 약탈, 첨예한 이념 대립이 휘몰아친 역사의 격랑 속에서 강압적인 권력에 떠밀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위태로운 삶을 살아야 했다. 이 책은 이러한 남성 중심의 역사 속에서 국가와 민족의 모호한 경계 위에서 위태로운 삶의 균형을 잡아야 했던 여성 20인을 조명하며 알려지지 않은 역사의 이면을 드러낸다.
이 책의 저자 야마자키 도모코 자신도 이러한 역사의 희생자 가운데 한 명이었다. 20대 초반에 조선 청년과 호적에 올리지 않은 결혼을 하지만, 강한 내셔널리즘 풍조에 떠밀려 조선총련학생부위원장이었던 남편과 결국 이별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민족과 국가의 경계 사이에서 존재의 균열을 겪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도모코는 국경을 넘어 모이고 흩어지며 만나고 어긋나는 동아시아 여성들의 삶을 발굴하고 복원해낸다. 이방자 여사와 같은 익히 알려진 인물에서부터 꽃다운 나이에 전장으로 끌려가 성 노예로 살아야 했던 이름 없는 종군위안부 여성들과 ‘대륙의 신부’들에 이르기까지, 식민지 시대 동아시아 여성들의 비극적인 역사가 아리게 펼쳐진다.

오야 소이치 논픽션 수상작가 야마자키 도모코가 심혈을 기울여 쓴 40년에 걸친 대장정의 결정판!

이 책의 원제는 [아시아 여성 교류사 쇼와편]이다. 쇼와편이라는 데서 알 수 있듯, 저자는 19세기 말에서 21세기에 이르기까지 시대 별로 여성들이 겪었던 삶을 치밀한 취재와 방대한 자료조사를 통해 되살려내고 있다. 이 책 『경계에 선 여인들』은 저자의 메이지 시대편(1868~1912)인『피와 선혈』(1970년)과 다이쇼 편(1912~1926)인 『아시아 여성 교류사 다이쇼편』(1995년)에 이어 마지막 결정판인 3편에 속한다. 1970년에 집필을 시작해 2011년에 이 책이 출간됐으니 40여 년에 걸친 대장정이 아니라 할 수 없다.
저자는 오랫동안 여성 연구가로 일본에서 활동하며 소외된 여성들의 삶에 주목하는 글을 써왔다. 특히 1972년 일본의 해외 원정 매춘을 그린 『산다칸 8번 창관』으로 문예춘추가 주관하는 권위 있는 오야 소이치 논픽션 상을 수상했으며 1974년에 책이 영화화되면서 베스트셀러작가가 되었다.
처음엔 일본 여성을 중심으로 한 개별 역사에 매달렸지만 점차 일본 여성과 동아시아 여성들 사이의 만남과 이들이 주고받은 영향들에 주목하면서 그 연구 범위를 넓혀갔다. 이 책은 그동안 저자가 저술해온 여성사 중에서도 제2차 세계대전을 전후로 가장 치열했던 삶을 살았던 여성들의 교류의 역사를 담고 있다.
저자는 일본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일본의 제국주의와 식민지 영토 분쟁의 역사 속에서 희생될 수밖에 없었던 여성들의 삶을 진심을 담아 속죄하는 심정으로 써내려간다. 무엇보다 일본인의 입장에서 일본이라는 국가가 저지른 억압과 폭력과 착취를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저자는 역사 속에 묻힌 여성들을 호명해 보임으로써 오늘날 날로 우경화의 길을 밟으며 과거의 식민지 지배와 전쟁에 대해 역사 수정주의적인 견해를 취하는 일본에 대해 다시는 과거의 과오를 되풀이해서는 안 됨을 엄중히 경고하고 있다.

정부가 결정한 결혼, 나시모토노미야 마사코 혹은 이방자

황족으로서 천황의 유력한 배우자 후보였던 나시모토노미야 마사코는 어처구니없게도 자신의 약혼 사실을 신문을 통해 알게 된다. 조선 세자의 비로 간택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우리가 이방자라는 이름으로 기억하고 있는 그녀는 당시 15세의 어린 소녀였다. 사실 황족이었던 마사코는 황실 전범에 따르면 황족이나 화족의 남성과만 결혼할 수 있었다. 이은은 일본 황족의 일원이 되기는 했어도 엄밀하게 따지면 황족이라기보다는 한 단계 아래에 위치한 왕공족이었다. 때문에 애초에 이 결혼은 성립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일본은 단 한 건의 결혼을 성사시키기 위해 ‘황실 전범’을 개정했다. 황족의 딸은 왕공족의 남성과도 결혼할 수 있다고 말이다. 식민 정책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러한 정략결혼은 조선에서만 일어난 일이 아니었다. 중국의 마지막 황제 푸이의 동생 푸제의 비로 간택된 사가 히로 또한 이러한 정략결혼의 희생자였다. 그녀는 일본 정부로부터 “귀댁의 히로 양을 만주국 푸이 황제의 동생, 푸제의 비로 삼는다는 것이 정부에 의해 내정되었습니다”라는 통보를 받았을 뿐이다. 이러한 정략결혼의 희생자는 또 있었다. 바로 이은의 약혼자였던 민갑완과 푸제의 정실부인이었던 탕스샤다. 일본 정부는 정치적 역학관계에 따른 정략결혼을 성사시키기 위해 약혼녀와 부인을 폭력적으로 몰아내는 만행을 저질렀다.
그러나 나시모토노미야 마사코, 즉 이방자 여사와 사가 희로의 삶이 비극적이지만은 않았다. 비록 일본 정부의 강요로 이루어지기는 했지만, 그들은 각자의 가정을 소중하게 꾸렸다. 당시 왕가는 관례적으로 몇 명의 측실을 둘 수 있었지만, 이은과 푸제는 따로 측실을 두지 않았다.

일본의 여성들도 버림받았다 ― 내선결혼과 대륙의 신부

하지만 정략결혼보다 더 비극적인 국제결혼이 있었다. 내선결혼과 ‘대륙의 신부’가 그것이다. 내선결혼이란 일본인과 조선인의 결혼을 의미한다. 일본 정부는 일본인과 조선인의 결혼을 장려함으로써 두 민족의 혈통을 하나로 합치려는 정책을 펼쳤다. 그렇게 하면 조선인도 일본인이 되어 일본의 순종적인 국민이 되리라는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러나 내선결혼을 통해 조선으로 돈벌이를 간 일본 여성들의 말로는 비극적이었다.
일본인 대다수는 식민본국의 민족이라는 우월한 입장에서 부유한 생활을 누리고 싶은 욕망을 품고 조선반도로 이주했다. 내선결혼을 한 일본여성들은 장래를 생각해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1945년 해방 이후 이들의 삶은 크게 뒤집히고 만다. 세월이 흐르면서 국적이 일본인인 이들이 설 자리는 점차 사라졌다. 게다가 남편이 먼저 죽기라도 하면 혈혈단신의 몸으로 생계를 꾸려나가지 않으면 안 되었다. 생계가 막막했지만 이들은 한국국적을 취득하지 못했기 때문에 국가의 보호를 받지 못한 채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반면에 대륙의 신부는 만주국으로 이주한 일본인 이민 청년에게 배우자가 될 일본 여성을 대륙으로 보내는 정책이었다. 만주가 섬이나 반도가 아닌 대륙이라는 점을 고려해 만주로 보낸 신붓감을 대륙의 신부라 불렀다. 어느 정도 자유로운 선택의 여지가 있었던 내선결혼과 달리 대륙의 신부는 한 시간 정도 선을 보거나 사진 한 장만 보고 감행하는 결혼이었다. 또한 내선결혼이 일본인과 조선인의 피를 섞는 정책이었던 반면, 대륙의 신부는 만주국의 개척 이민자들에게 일본 여성만을 배우자로 삼을 수 있도록 한 정책으로 이루어졌다. “일본이 국책에 따라 만주이민으로 보낸 청년에게 만주족, 한족, 몽고족, 조선족의 딸들을 신부로 대주어 그들 사이에서 자식이 태어난다면 일본 청년의 마음은 아무래도 일본에서 멀어질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즉 인구도 많고 종족도 다양한 데다 식민지 경영의 역사 또한 짧은 만주국에서 일본 정부는 일본 민족의 우월한 입지를 굳히기 위해 일본인끼리의 결혼을 추진했다.
만주로 옮겨간 일본인들은 어쨌든 일본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광활한 토지를 얻을 수 있었고 무엇보다 우월한 입장에서 편안한 생활을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1945년 해방을 전후로 상황은 달라졌다. 소비에트연방군은 만주국의 지배민족인 일본인의 재산을 약탈하고 여성을 강간하며 아이와 노인을 무참히 학살했다. 게다가 만주 농민도 가세하여 습격, 약탈, 살인을 일삼았다. 이러한 척박한 현실을 앞에 두고 만주 개척 이민자들은 집단 자결을 하거나 어떻게든 목숨만은 부지해 일본으로 돌아가려는 길을 택했다. 하지만 일본에 돌아오지 못하고 만주에 잔류한 대륙의 신부 대다수는 만주족의 도움으로 죽을 고비를 넘기고 그들의 아내가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의 패전으로 인해 이루어진 중일결혼은 수많은 일본 여성에게는 재난이었다. 중국인과 재혼한 대륙의 신부 중에는 일본을 그리워하면서도 만주 땅에 뼈를 묻을 수밖에 없었던 여성들이 많았다.

종군위안부와 아직 끝나지 않은 역사

일본군이 군대위안소를 설치하여 ‘군인과 병사 전용 창부’를 만든 것은 1932년에 중국과 일본이 상하이에서 벌인 전투인 제1차 상하이 사변 때였다. 이 비인도적인 시스템은 1945년 8월 15일까지 지속적으로 기능했다. 중국, 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대만 등 동아시아에서 20만 명이 넘는 여성이 종군위안부에 강제 동원됐다. 하지만 현재 일본 아베 정권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기강을 유지하기 위해 종군위안부 제도가 필요했다는 망언과 함께 군이 이들을 강제 동원했다는 사실조차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야마자키 도모코는 이러한 일본 정부에 대해 군 위안소 모집에 관한 육지밀 제745호 통첩이라는 부정할 수 없는 증거를 대며 일본 군부가 성욕을 해소하기 위한 시설인 위안소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밝혀낸다. 그리고 몸을 팔 수밖에 없었던 여성들과 매춘한 병사들의 증언을 토대로 전쟁 시기와 지역에 따라 종군위안부 제도의 역사가 어떤 양상을 띠고 변화해왔는지를 구체적으로 서술한다. 1941년 태평양전쟁을 전후로 일본군의 종군위안부 모집 방법은 한층 잔인해지고 폭력적으로 변한다. 후방기지와 최전선 기지에 따라서도 종군위안부를 대하는 태도는 달랐지만 모집 대상이 일본인이냐, 조선인이냐, 동남아시아 여성이냐에 따라서도 대우는 사뭇 달랐다. 태평양 전쟁에 돌입해 일본의 전세가 불리해지면서 최전선 기지의 조선이나 동남아시아와 같은 약소민족의 여성들은 점차 열악한 환경 속에서 처참한 대우를 받았다.
이 책은 일본, 타이완, 조선 그리고 중국과 동남아시아, 심지어 네덜란드 여성의 증언을 통해 당시의 상황을 생생히 재현한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처참한 성 지옥을 감내해야 했던 여성 하나하나의 육성을 통해 저자는 가장 불행했던 여성 수난의 현장을 목격한다. 이는 아시아 민족 여성과 그들 가족의 가슴속에 일본이란 나라와 민족을 증오하고 혐오하는 감정을 극대화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러나 이 책은 식민 시대 여성들의 수난이 한국과 중국, 동남아시아, 심지어 일본 여성을 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동아시아 여성 공동의 역사, 그 비극적인 수난사를 통해 야마자키 도모코는 뼈아픈 역사의 치부를 드러낸다. 하지만 그것은 한 집단이 다른 집단에 분노를 터뜨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 저자는 한 사람의 비극, 한 사람의 고난, 한 사람의 저항, 한 사람의 용기를 집단적인 개념에 융해시켜 버리지 않으며 짓밟힌 그 하나하나의 소중한 삶을 애도하고 기린다. 그로써 저자 도모코는 새로운 교류의 장이 열릴 수 있다고 믿는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