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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 미군기지의 흔적을 찾아서:신상수

Bawoo 2023. 8. 21. 12:22
저자:신상수
출간:2023.5.26.
 

[소감] 10대 시절 거의 대부분을 미군부대가 있는 파주 지역에서 살았다. 지금부터 60여 년 전. 국민(초등) 학교 4학년 말이던  10살 시절부터 고등학교 3학년이던 18살 1학기까지. 지역으로는 천현면 법원리(읍), 가야리, 주내면 향양리라는 곳이다. 주내면 용주골은 살지는 않았지만 중학교 시절 2학년 2학기부터 졸업할 때까지 1년 반을 버스 통학을 하면서 하루에 꼭 두 번 지나다닌 곳이다. 이 시절 학교를 오가며 수 많은 미군부대를 보면서 살았는데 지금도 부대가 있던 곳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내 경우에는 10대 시절을 보낸 이 지역이  아주 특별하다. 70이 넘은 지금도 느닷없이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이다. 태어나 9살까지 살았고 그 뒤로도 이따금 들렀던 고향 마을보다 더. 아마 철없이 뛰놀던 초, 중학교 시절, 사춘기가 찾아와 이성을 좋아하게 되고 장래 진로에 심각하게 고민하던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때문에 늘 이용하는 도서관 신간 코너에서 이 책을  발견했을 때 무척 반가웠다. 내가 10대를 보냈던 시절의 미군 부대, 지역에 관한 이야기를 볼 수 있으리란 기대여서였다. 지금도 내 기억 속에 생생하게 자리하고 있는 미군부대들. 정확하게 있던 위치까지 기억하고 있는. 

 

이 책은 이런 내 추억을 소환해주면서 내가 살았던 지역 이외의 미군 부대 이야기를 덤으로 알게 되는 소득도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다. 결과는 만족. 전방 지역 미군부대가 어느 지역에 있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후방에도 있었다는 것은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내 기억 속에 있는 미군부대가 부대명으로만 기록되어 있어 어느 부대인지 잘 모르겠다는 점이었다. . 60년 전이지만 도로는 그대로 있고 부대만 없어진 것- 부대 자체가 없어진 곳도 있지만 우리 군부대가 미군부대  대신 주둔한 곳도 있다- 이다. 대신 나라가 발전함에 따라 추가로 많은 도로가 생겨있다. 당시 나로선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곳에까지.  

저자는 80년 대 생인 것 같다. 초반. 2002년부터 군복무를 한 것으로 나온다. 그것도 카투사로. 그런데도 이리 공을 들여 미군부대 흔적을 찾아서 책으로 펴낼 생각을 했고 내용도 훌륭하니 그저 고마운 마음이 든다. 사료로서 가치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미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던 시절-내 기억으론 70년 초까지이다- 에 어린 시절을 보낸 나 같은 사람들이 아직 생존해 있는데 이런 사람들을 직접 만나 취재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점이다. 나를 예로 들자면 저자는 부대 명으로 기록해 놓았지만 부대 이름은 몰라도 있던 위치까지 정확히 기억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특히 가장 오래 살았던 주내면 향양리라는 곳에는  미군부대-선유리에 있는 본대의 파견부대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가 2개가 있었는데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없다. 미국이 베트남 전에 본격적으로 개입하면서 70년 초에 철수했을 것이다. 이런 세부적인 역사까지는 저자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 걸 보면 소규모 파견부대라 확인이 어려웠던 거 아닐까 싶다.
 
아무튼 어린 시절- 내 경우 50년 생인데 60년 생까지 해당하지 않을까 싶다. 미군부대가 본격적으로 철수한 시기가 70년 초인 것으로 알고 있으니- 미군부대에 얽힌 추억이 있는 분이나 우리나라 주둔 미군부대에 관해 알고 싶다면 아주 좋은 안내서라는 생각을 했다. 끝부분에 작가 자신의 복무 경험을 기록한 내용이 있는데 군 복무를 앞두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좋은 안내서가 될 듯하다. 일독 추천.

 

책소개

한국 현대사의 현장이자 수많은 퇴역 미군들과 카투사들의 젊은 시절 추억이 담겨 있는 반환 미군기지 카투사 출신 저자와 함께 굴곡진 현대사를 관통하는 미군 주둔 80년의 역사 속으로 당신을 초대한다!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한미동맹 80년의 역사
주한미군을 빼놓고 한국 현대사를 논할 수는 없다!

카투사 출신 작가가 전국의 반환 기지를 돌며
현장에서 확인한 미군 주둔의 생생한 흔적과 에피소드

카카오 브런치북에 연재되어 뜨거운 호응을 얻은 작품이
마침내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2003년 4월, 한미 간에는 주한미군기지 이전에 대한 합의가 도출되었다. 그 후 2004년부터 대한민국 영토 곳곳의 미군기지들 대부분은 순차적으로 폐쇄되었고, 그 부지는 한국정부에 반환되었다. 대한민국 현대사를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미군 주둔의 역사도 그렇게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2000년대 초반 파주 DMZ 인근의 미군부대 캠프 그리브스에서 카투사 전투병으로 군복무를 했던 저자는 군 제대 후에도 가끔 추억의 장소들을 찾아다니곤 했다. 그러다 미군부대 부지 반환에 점차 속도가 붙으면서 자칫 사라질 수도 있는 미군 주둔의 역사와 그에 얽힌 이야기에 대해 본격적인 아카이빙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그 작업을 카카오 브런치를 통해 절찬리에 연재하였고, 이것이 브런치북 공식 채널 추천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6·25에 참전했던 미군들의 이야기, 전후 복구와 “기브미 쪼꼬렛”의 시대에 미국으로부터 받은 원조에 대한 이야기, 미군부대 주변 기지촌 사람들의 삶과 애환이 담긴 이야기, 그리고 저자가 군복무 시절에 겪었던 이야기까지 알차게 담은 이 책은 그 자체로 훌륭한 기록물이다. 그때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세대에게는 물론이고 저자처럼 미군부대에서 복무했거나 관련 업무를 했던 이들에게는 추억 회상의 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