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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장편소설] 태안선:이병순

Bawoo 2024. 8. 13. 13:21
저자:이병순
출간:2024.6.20
 
 
[소감] 책 뒤표지에 해저 유물을 소재로 쓴 작품이란 소개를 보고 읽어보게 된 작품. 책표지를 넘기니 작가의 말이 먼저 눈에 들어왔는데 "논픽션을 소설로 엉구려니 쓰면서도 늘 현실과 꿈 사이를 오가는 기분이었다"라는 표현에서 작가의 글쓰기 내공이  상당한 경지에 올라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본문 몇 줄을 읽어보고 이내 덮게 되는 졸작이라고 부르기도 시원찮을 작품(?)을 제법 많이 보게 되는 터인데 이 작품은 그럴 걱정을 할 염려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내용이 어떨까 하는 것.  그런데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매끄럽게 잘 썼다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다만 내 욕심이라면 좀 더 깊게 다루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을 느꼈다. 등장인물에 대한 입체감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보다 더 깊이 표현했다면 작품의 분량도 늘어났을 것이기에 그만큼 작품의 무게가 더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림으로 비유하자면 강조-임팩트?- 부분이 좀 약하다는 느낌(?). 내용 전체가 매끄럽게만 넘어간다는 생각을 했다. 해저 유물 발굴하는 내용에 중점을 두다 보니 그리 쓴 것 아닐까 싶은 생각도 했지만 내내 아쉬운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등장인물 이야기에 좀 더 살을 붙였으면 입체감,  깊이 면에서 좀 더 뛰어난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을 읽는 내내 했다. 그래도 좀처럼 읽을 만한 작품을 발견 못하고 있는 요즈음인데  모처럼 푹 빠져 완독했다. 개인적인 욕심이 있다면 대작을 써주면 좋겠다는 생각. 작가의 글쓰기 역량으로 볼 때 충분히 가능한데 노고에 따른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 현실이 이를 가로막고 있는 것 아닐까 싶어 안타깝다.
 
작품 내용은 아래 출판사 서평[줄거리]을참고 바랍니다. 

출판사서평

 

[줄거리]
송기주는 고고학을 전공한 수중고고학도다. 아버지는 그가 태어나기도 전에 원양어선을 타러 라스팔마스로 갔다. 그의 할아버지도 강진의 선단船團에 들어가 돛배 선원으로 일했다. 배를 탔던 조부와 아버지의 영향인지 기주는 어릴 때부터 바다에 호기심이 많았다. 중학교 3학년 여름방학 며칠 앞둔 어느 날 기주 아버지가 풍파를 만나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목포에는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다 방학을 맞아 귀향한 사촌누나가 있었다. 기주는 누나로부터 ‘수중고고학’이라는 말을 듣게 되고 신안 앞바다에 빠진 신안선과 유물을 해군이 모두 인양했다는 말을 듣고 수중고고학도로서의 꿈을 품는다. 고고학과에 다니면서 잠수와 스쿠버다이빙을 배우고 익힌다. 일찍부터 카메라를 다룰 줄 알았던 기주는 대학 선배의 알선으로 해양다큐작업도 했다. 그런 경력과 잠수의 실력을 인정받아 기주는 해양유물전시관에 취직이 된다.

해양유물전시관에 근무한 지 몇 년 되지 않은 2007년 5월 태안 대섬에서 주꾸미그물에 청자 접시가 딸려왔다는 한 어부의 제보가 있었다. 그때 해양 유물탐사대원들은 군산 야미도 발굴 마무리작업을 하고 있던 때였다. 팀장은 야미도에 몇 명만 남기고 긴급탐사에 필요한 대원만 꾸려 태안에 간다. 팀장 지시로 본격적으로 대섬을 수색한다. 기주는 태안 대섬 발굴팀에 배정받아 임만형과 긴급탐사를 한 결과 태안 마도와 대섬 바다에는 청자가 수두룩하게 빠져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기주는 대섬에 고급 청자 운반선이 침몰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침몰선을 인양하는 꿈에 부풀어 있다. 탐사현장에는 해양유물전시관 직원 외에 민간잠수사가 기용된다. 그들은 대부분 SSU나 UDT출신들이다.

기주는 민잠 중에 신원표와 친하다. 신원표는 기주보다 한 살 많으며 한때 기주에게 잠수를 가르쳤던 강사였다. 신원표의 제안으로 기주는 그와 친구가 되고 둘은 가까워졌다. 그는 대학 때 만난 영지라는 여자가 있었다. 영지 부모는 기주가 잠수라는 위험한 일을 한다는 이유로 딸과 결혼하는 걸 반대했고 늘 기주를 지지했던 영지도 언제부턴가 기주를 밀어냈다. 기주는 여전히 영지를 사랑하지만, 수중유물 인양작업을 포기할 마음은 전혀 없다. 그의 마음속에 영지라는 침몰선이 늘 가라앉아 있다.

장마로 3일간의 억지 휴가가 생겼지만, 기주는 집에 가지 않았다. 며칠 전에 발굴현장에서 보았던 사자 향로를 인양하기 위해서다. 기주는 그날 많은 유물을 소쿠리에 담아 수면으로 띄웠기 때문에 따로 인양하기 위해 암초 사이에 숨겨놓았다. 기주는 사자 향로가 떠내려갈까 걱정이 되어 입수하려 했다. 팀장의 지청구까지 들으면서 그는 끝내 입수해 사자 향로가 묻힌 암초 주변을 샅샅이 뒤졌지만, 향로는 없었다.

휴가가 끝나자 신원표는 출근하지 않았다. 기주는 평소에 신원표가 돈에 쪼들리는 행색이었고 마음이 딴 데 가 있는 듯한 모습을 상기하며 그의 아지트인 인력사무실에 찾아간다. 그의 짐작대로 신원표는 도박판에 휩쓸려 있었다. 기주의 추궁에 신원표는 사자 향로를 몰래 빼돌려 장물아비를 통해 서울 골동품상에 팔려고 했다가 무산됐다는 걸 알게 된다. 나날이 발굴한 유물은 늘어났다. 늦여름, 대원들도 모두 지쳐갔지만, 고고학사에 남을 만한 유물들이 인양되는 맛에 힘이 났다. 인양한 유물 중에 닻돌 두 개도 있었다. 닻돌 발굴현장 2백여 미터 떨어진 곳의 암초 사이에 처박힌 배가 보였다. ‘태안선’이라 부르는 그 유명한 청자 운반선이었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