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내용은 분량이 아주 적다. 원래 60쪽 정도의 분량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출간한 번역본은 100여 쪽 정도이다. 나치 독일에 저항한 프랑스 레지탕스의 활동을 아버지, 삼촌으로 대변하여 이야기하는데 대작으로 쓸 수 있는 소재를 그야말로 누구나 편하게 읽으면서 감동을 느낄 수 있게 아주 적은 분량으로 작품화했다. 워낙 유명세를 탄 작품인지 다음백과에 작품 해설자료가 올라와 있다. [참고:100.daum.net 처절한 정원]. 꼭 대작이라야 감동을 줄 수 있다는 편견을 여지없이 깨어버린 작품이다.
출판사 서평
1. 지구 전체를 뒤흔든, 짧고 아름다운 우화 같은 소설!
2001년 프랑스 출판계의 가장 예기치 않은 사건은 미셸 깽의 짧은 소설이 대성공을 거둔 것이다. 『처절한 정원』이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하면서 이 책의 저작권은 미국, 영국,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페인, 일본, 대만 등지에 팔려나갔다. 또한 이 책은 2001년도 파리 페스티발에서 '영화로 만들기에 가장 적합한 소설'로 선정되어 미국, 영국, 프랑스 영화제작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프랑스의 판매대리인들은 이 책을 읽은 뒤 매료되어 곧장 이 책을 전국 서점에 배포하기 시작했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소문의 위력은 대단했다. 결국 많은 파리의 서점들은 권장도서로 이 책을 선정하였다. 『처절한 정원』은 재판으로 시작된다. 그것도 보통 재판이 아닌 바로 보르도에서 열리는 모리스 파퐁의 재판이다. 나이가 아흔 살에 가까운 모리스 파퐁은 드골 정권 때 파리 경찰국장과 예산장관을 지낸 사람이다. 전후 콜라보(나치 부역자)들에 대한 철저한 숙청이 있었음에도, 나치 시절 유태인들(어린이들까지도)을 죽음의 열차로 보낸 과거 행적을 50년 동안 숨길 수 있었던 그는 한 역사학자의 끈질긴 추적 끝에 기어이 꼬리가 잡혔던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반인륜적 범죄에 관한 책이 아니라 범죄 속에 깃들어 있는 인간성에 관한 책이다. 미셸 깽은 이 책을, 베르뎅의 전사였던 그의 할아버지와 교사이며 레지스탕스였던 그의 아버지에게 헌정하고 있다. 가족사의 한 토막 - 아주 짧은 역사 - 을 이야기하기 위해, 그는 체험과 상상, 자서전과 허구를 자연스럽게 뒤섞어 놓았다. 수정처럼 투명한 그의 문체는 감각적이고 재미있으며 시로 가득 찬 우화 같은 이야기를 솟아나게 하였다. 깽은 기쁨과 진실, 우정을 말하고, 또 이것들을 정직함과 관대함 속에 자리잡게 하는 겸손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세상에 진실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희망이 있을 수 있는가?" 라는 확신을 가지고……
2. 처절한 역사와 지워진 진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어떻게 이 짧은 소설이 예기치 않게 대단한 성공을 거둘 수 있었을까? 여기에는 여러 가지 설명이 가능하다. 제일 먼저 당시 프랑스를 떠들썩하게 한 모리스 파퐁의 재판의 영향을 언급해야 할 것이다.
1999년 10월 프랑스는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른 모리스 파퐁의 재판으로 떠들썩하였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에 파퐁은 자신이 나치에 저항한 레지스탕스였다는 경력을 내세워 코르시카와 알제리 행정장관(1947-1951년)을 역임했고, 드골 정권하에서는 파리 경찰국장, 지스카르 데스땡 정권 때에는 예산장관까지 역임했다. 그러나 40년간이나 지하에 묻혀 있던 그의 범죄는 마이클 슬리틴이라는 역사학자에 의해 모두 폭로되고 만다. 마이클 슬리틴은 파퐁에 의해 아우슈비츠로 보내졌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남아 1981년에 한 주간지에 파퐁의 반인륜적 범죄를 낱낱이 증언했다. 모리스 파퐁은 나치의 꼭두각시 정권이었던 비시 정권하에서 보르도 지역의 치안 부책임자였다. 그는 1942년에서부터 1944년까지 1,590명의 유태인을 체포하여 죽음의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보냈다. 희생자 유족들의 고발로 모르스 파퐁은 1983년에 정식 기소됐다.
그러나 모리스 파퐁을 법정에 세우기까지는 16년의 세월이 필요했다. 왜냐하면 한동안 비시 정권하에 있었던 관리들의 수동적 행위를 단죄할 수 있는가의 논란이 야기됐기 때문이다. 파퐁 자신도 "공복으로서 거역할 수 없는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고 항변하였다. 또한 파퐁의 반인륜적 범죄에 대한 사실 확인이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드골 정권 등 전후의 정권에 대한 평가와 역사 해석 문제와 맞물려 여론이 혼란스러웠기 때문이다. 1995년 쟈크 시라크 대통령이 취임하여 유태인 강제수용에 대한 프랑스의 국가적 책임을 처음으로 시인한 후에야 비로소 모리스 파퐁에 대한 응징이 본격화되었다. 1997년 보르도 항소법원이 모리스 파퐁을 재판에 회부했고, 6개월 후에 그는 징역 10년형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이에 불복해 항소했고, 그 결과가 나오기 직전 외국으로 망명을 시도했지만 결국 스위스의 스티 휴양지 그스타트에서 체포되어 프랑스로 압송되었다. 이렇게 하여 1999년 당시 89세인 모리스 파퐁은 감옥에서 생을 마쳐야 할지도 모르는 운명에 처하게 되었다. 나치의 반인륜적 범죄 처벌에는 시효가 따로 없고, 예외가 없다는 것이 프랑스와 유럽국가들의 변치 않는 입장이다. 이러한 입장은 일제 시대 친일인사들의 반민족적 행위나 위안부 등에 행한 일제의 반인륜적 범죄에 대한 청산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우리의 역사에 비추어 볼 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작가의 말처럼 "이제 그들이 우리에게 이야기할 수 없었던 것을 우리가 이야기해야 할 때"인 것이다.
3. 코끝을 찡하게 하는 감동, 어떻게 이 짧은 소설이 전세계를 울렸을까?
『처절한 정원』은 하나의 비밀을 바탕으로 구성되었다. 가족사의 비밀. 소년은 아버지에게 어떤 비밀이 있다는 것을 예감한다. 도대체 어떤 연유로 초등학교 교사인 아버지가 아무런 보수도 바라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초청하기만 하면 어릿광대로 변신하여 사람들을 웃기려 하는 것일까? 죄 때문일 것이다. "밝힐 수 없는 과오" 때문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그 과오란 무엇일까? 비밀은 아버지의 동생인 가스똥 삼촌에 의해 밝혀진다. 가스똥 삼촌은 1942년말 혹은 1943년초에 일어났던 일을 이야기해준다. "네 아버지와 나는 레지스탕스 세포조직에 가담했었지. 그런데 명령이 떨어졌어……" 이야기는 단순하다. 아주 짧은 이야기이다. 두 청년이 처음에는 장난 비슷하게 레지스탕스에 들어간다. 그리고 기차역의 변압기를 폭파시키라는 명령을 받고 성공적으로 일을 수행한다. 그러나 어리석게도 지하실에서 잡히고 만다. 독일병들이 총대를 들이대는 상황을 설명하면서, 삼촌은 "마지막까지 가슴에 남는 누군가의 손과 눈, 입술 같은 것이 있으면 좋겠는데, 사랑하는 여자의 얼굴이라면 더욱 좋겠지. 그런데 피클 병만 보일 뿐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 뭐냐."고 말한다. 독자들은 처절한 상황에서도 사소하고 평범한 것에 집착하는 인간의 모습에서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다.
독일병들은 정원에 파놓은 구덩이에 그들을 가두어버린다. 구덩이에 갇힌 그들은 자신들이 변압기를 폭파시킨 범인으로 잡힌 것이 아니라 범인 대신에 처형될 인질로 잡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1941년 8월 14일에 패탱이 이끄는 비시 정부는 프랑스 레지스탕스 요원이 테러를 행할 경우 사흘 안에 테러범이 잡히지 않으면 범인 대신에 인질을 처형할 수 있다는 법령을 통과시켰다. 그러므로 이 법령에 따라 인질로 잡힌 삼촌과 아버지 그리고 앙리와 에밀은 곧 처형될 운명에 처하게 되었다. 한 독일 보초병이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구덩이에 갇혀 있는 그들을 지키러 온다. 그 독일병은 익살과 묘기를 부려서 추위와 공포로 가득했던 구덩이 안을 금세 웃음바다로 만든다. 자신이 먹을 식량을 포로들에게 나눠준 그 독일병은 전쟁 전에 자신의 직업이 어릿광대였음을 나중에 밝힌다. 작가의 아버지 일행은 다른 범인이 잡혀 처형당했기 때문에 풀려 나가게 된다. 그런데 아버지와 삼촌이 바로 실제 범인인데 누가 범인으로 잡힌 것일까? 이 작품은 놀랍고도 감동적인 비밀이 밝혀지면서 끝이 난다. 아버지가 평생 어릿광대의 빨간 코를 달고 살게 된 이유가 밝혀지고, 소년의 눈에 촌스럽게만 보였던 숙모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으로 비춰진다. 그리고, 에필로그에서 작가는 아버지의 어릿광대 옷을 입고 아버지 세대를 산 사람들을 대신하여 모리스 파퐁의 재판에 참석한다.
책의 첫머리는 진실을 갈구하는 우리의 마음과 소설적인 것에 대한 갈망을 함께 충족시킨다. 또한 소설적인 것은 진실보다도 더 진실을 말한다는 절대적인 갈망을 함께 충족시킨다. 그렇다, 이 짧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지구 전체를 흔들었다.(……) 이 책은 훌륭하다. 정말로 기막히게 뛰어난 작품이다. 우선 잊혀졌던 것을 다시 기억해낸 점에서 훌륭하다. 침묵하고 있던 사람들에 관한 추억이라는 점에서 뛰어나다. 우리와 가까웠던 그 사람들을 그들 원래의 모습대로 기억하고 있다는 점에서 훌륭하다. 마음이 급한 후손들이 그들의 현재 모습만 보고 그들의 과거를 무시하고 오해했던 것이다. 이 책은 양심의 문제, 시련, 운명의 대전환 등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훌륭하다. 또한 마지막 장면은 어떠한가! 작가는 독자에게 "이제 그들이 우리에게 이야기할 수 없었던 것을 우리가 이야기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라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
미셸 깽은 모든 사람들이 자서전이라고 생각하도록 감동적으로 소설을 썼다. 이는 예술은 진실보다 강하다는 증거이다. 미셸 깽은 풍부한 이미지와 유머가 녹아 있는 간결한 문장으로 글을 씀으로써 이런 종류의 소설이 빠지기 쉬운 감상주의, 도덕주의, 수다스러움에 빠지지 않았다. 에필로그에서 아들은 아버지의 어릿광대 옷을 입고 파퐁의 재판에 간다. 잊지 못할 장면이다. ―
외국에서도 많은 번역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이 독일, 영국, 네덜란드, 스페인, 이탈리아, 헝가리, 대만, 일본, 브라질, 미국 등에 팔렸다. 미국에서는 초판을 75,000부 찍을 예정이며 표지를 양장본으로 만들 계획이다. 영화 저작권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경매가격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월에는 파리 페스티발에서 영화화될만한 소설에게 수여하는 영화-소설상에 『처절한 정원』이 선정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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