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그림은 겸재 정선 선생이 그린 '혈망봉도'란 그림입니다. 비단에 수묵담채로 그려졌고 크기는 21.9x33.3cm, 서울대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이 그림 왼쪽 윗부분에 화제가 쓰여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다음,
큰 산이 가로나고 산봉우리 빼어나게 솟았네. 조그만 평지에 초가 지어 놓으니 매양 맑은 날이면
흰구름 창문 사이로 모여 들어 문득 붉은 것을 분간할 수 없구나.일직이 시 한편 지었노라
(大山橫出 峯巒特秀 結茅小平處 每當晴晝 白雲분入창유間 輒只赤不可辨 嘗題小詩云)
대산횡출 봉만특수 결모소평처 매당청주 백운분입창유간 첩지적불가변 상제소시운
한가한 구름은 계절없이 (閒雲無四時 -한운무사시)
이 골짝에 흩어졌구나 (散漫此山谷 -산만차산곡)
다행이 장마 기운 없어지면 (幸乏霖雨姿 -행핍림우자)
홀로 누리는 그윽한 아름다움 누가 방해하리(何妨媚幽獨 -하방미유독)
운곡노인(雲谷老人)
*참고 사항 *
-위 시의 원 저자는 중국 남송 시대의 유학자 주희라고 합니다.
-화제를 쓴 이는 필체로 보아 '만폭동도' 화제를 쓴 이와 동일인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우암 송시열은 혈망봉에 제암을 했다고 하는데 이 기록을 화제로 써서 후대에 전달하려고 한 것이
아닌가 글 쓴이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 화제는 그림을 망쳐놓았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내용이 문제가 아니라 글씨 자체가 기본이 안되어
있습니다. 서예가 어려운게 글자체가 모두 고라야 되는 것은 물론이고 글씨 전체 조합이 비뚤어지면
안되는데 화제시를 쓴 이가 누구인지는 몰라도 이런 기본이 안되어 있는 사람입니다. 글씨에 대해
문외한인 사람들이 봐도 글씨가 비뚤게 쓰여진 걸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습니다.
-한자 표기를 못한 '분'자는 '먼지 분'자인데 '分자 밑에 土'자를 쓴 글자입니다.
-'창'은 '지게 창'자인데 '總'자의 '絲-실사-'대신에 '片'자가 들어간 글자입니다. (옥편에서 찿지를 못해
대학에서 한문 가르치는 동기한테 자문 받았습니다. 조각 片 부수를 암만 찿아봐도 못 찿았습니다.ㅠ)
-'유'자는 '들창 유'자인데 역시 '編'자의 '실絲 '' 대신 '조각 片'자가 들어간 글자입니다.-'片+扁'자입니다.^^
-'輒'자는 '문득 첩'자입니다. 잘못하면 력이나 역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ㅎㅎ(軋轢-알력의 '력'자와
헷갈릴 수 있습니다.^^)
*출처: '한국학 그림을 그리다'라는 책 내용 중 '고연희'님의 '겸재의 그림에 담긴 바위 글씨'란
제하의 글에서 발췌, 요약.
< 글 쓴이: 바우 禹 元 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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