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그림은 겸재 정선 선생이 그린 '만폭동도'란 그림입니다.
비단에 수묵담채로 그렸고 크기는 22x33.2cm, 소장처는 서울대 박물관입니다.
이 그림 오른 쪽 상단에 화제시가 쓰여 있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아래,
천개의 바위가 빼어남을 겨루고 (千岩競秀-천암경수)
만개의 골짝은 흐르기를 다투네 (万壑爭流-만학쟁류)
풀과 나무 몽롱하게 오른 것이 (艸木蒙籠上-초목몽롱상)
구름 일고 노을이 자옥한 듯 하구나 (若雲興霞蔚-약운흥하울)
< 고개지 (顧愷之)>
*참고사항*
- 위 시는 중국 동진의 화가인 '고개지(345?~406?)'의 작품이라고 합니다.인물,산수에 모두 능했다고
알려져 있는 화가인데 글도 잘 썼나 봅니다. ^^ 중국 육조시대의 '유의경'이란 학자가 세간에
떠도는 일화를 채록한 '세설신어'란 책에 처음 기록되었다고 합니다.
위 시의 첫 구절 '천암경수, 민학쟁류'란 표현은 '수려한 산수 풍경을 묘사하는 대표적 성어'가 되어
후대에 회화의 화제로 널리 쓰였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조선 초,중기를 대표하는 화가인 안견,이징도 이 표현을 차용하여 '만학쟁류도'란 그림을
그렸다고 하는군요..
또 중국 명나라 시절 소설인 '서유기' 17회에도 손오공이 화려한 산수를 보고 '만학쟁류, 천암경수'란
표현을 썼다고 하는데 이 모두 고개지의 위 시를 차용한 것으로 본다고 합니다.
-첫째 구 '암'자는 '山'자 밑에 '品'자를 쓴 글자인데 뜻은 '바위 암'자입니다.
'岩'이나 '巖'과 같은 뜻의 한자로 보면 됩니다.
-셋째 구 '롱'자는 竹'밑에 '龍'자가 합쳐진 글자입니다. 농구라고 쓸 때 쓰는 글자를 생각하면 됩니다.
- 위 화제는 겸재 선생이 쓴 것이 아니고 후대의 소장자 누가 쓴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겸재 선생의 금강산 유람을 이끌어 준 '곡운 김수증'이란 분이 겸재 선생과 가까웠던 김창협 형제의
숙부가 된다고 하는데 이 분이 만폭동 바위에 위 시와 똑 같은 내용의 글을 새긴 것- 제암이라고 합니다-을 후손 중 누구가 그림에다 옮겨 적은 것이 아닐까 추측한다고 합니다.(근데 글씨를 되게 못썼습니다.
필기구가 붓이던 시절에 더구나 명문가 후손들일텐데 이리 글씨를 못 썼다는게 믿기지 않습니다.ㅎㅎ
그러고 보면 그림 왼쪽에 쓰여진 만폭동이란 글씨도 글자 크기가 고르지 않은게 썩 잘 쓴 글씨는 아닙니다.)
*출처: '한국학 그림을 그리다'란 책 내용 중 '고연희'님의 '겸재의 그림에 담긴 바위 글씨'란 글에서 발췌,요약하고 개인적인 생각을 곁들임.
<글 쓴이:블로그 '바우의 놀이마당' 쥔장 '바우 우 원 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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