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글 모음♣ / 역사, 정치

"Remember the Birkenhead - 버큰헤드호를 기억하라."

Bawoo 2014. 4. 23. 12:38

"버큰 헤드호를 기억하라"란 말은 전 세계 많은 뱃사람들이 항해 중 위협이 닥칠 때마다 서로에게

귓속말로 다짐을 하는 말이라고 한다.

"마지막 순간까지 '명예'와 '의무'를 지키자고 다짐하는 것인데 이 말이 생긴 유래는 이렇다.

 

1852년(우리나라는 철종 3년) 2월27일 승객 630명을 태우고 남아프리카로 향해 가던 영국 해군 수송선

 '버큰헤드'호가 암초에 부딛쳐 두동강이 나는 사건이 벌어진다.

시간은 새벽 2시, 장소는 케이프 타운으로부터 65km 떨어진 곳이었다.

 

배에는 함장인 '시드니 세튼' 대령과 휘하 부하 약 500명 그리고 아이와 부녀자들인 가족 130여명이

타고 있었는데 구명정 수용 가능 최대 인원은 180명이어서 구명정을 못타는 나머지 인원은 함장의

지휘 아래  구명정이 배에서 충분히 멀어질 때 까지 갑판 위에서 부동자세로 서 있게 했다고 한다. 

그런 다음 나머지 인원은 바다에  뛰어 들게 했는데 구조선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436명이 희생당했고

함장도 당연히 그 희생자 중에 포함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함장인 '세튼 대령'의 죽음은  부하를 먼저 살리려는 살신성인 정신 때문이었다고

생존자들이 이구 동성으로 증언을 했다고 하는데 그 내용인즉슨 이렇다.

 

<마지막으로 바닷물에 뛰어 든 세튼 대령은 작은 판자 조각을 하나 발견하고 매달려 있게 되었는데

 체온만 유지된다면구조선이 올 때까지 버틸수가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선실 웨이터로 일하던 2명의

 젊은이들이 물에서 허우적대는 모습을 보고는 그들에게 판자 조각을 양보하고 자신은 배와 함께 운명을

 같이 했다는 것이다.>

 

생존자 190여명 중에 아이들과 부녀자가 20여명에 불과해서 버킨헤드호와 관련된 증언은 완전히 신뢰할 수 없는 측면이 있고-미화된 부분이 당연히 있을 것으로 짐작은 된다. 아무리 군인 신분이지만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판에 함장 명령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기가 과연 쉬웠을까 하는 생각-따라 배에 탄 사람들이

군인 신분이었기에 지휘 통솔이 수월해서 그랬을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하지만 함장인 세튼대령이 부하를 위해 판자조각을 내주고  자신의 목숨을 버리며 살신성인한 모습은  '참 지휘관이란 위기상황에서 어떠한 행동을 해야 하는가'를 보여준  모범적 사례로 역사에 길이 남아있다고 한다.

 

지금도 영국 해군사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역사의 하나로 기리고 있다는 이 역사적 사건 이야기를

접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권한과 책임이 막중한 자리에 있으면서 평소에 권한은 마음껏 누리고 책임을

져야 할 때는  헌신짝같이 그 의무를 버리는 것인지.

 

이의 뿌리가 조선조 지배계층인 양반들이 권리는 누리고 의무는 나 몰라라 한데 있는 것인지,

아니면일제 강점기 시절에 친일활동을 한 인사들이 해방후에도 다시 국가경영에 중추적 역할을 하다보니

정의,사명감,책임같은 것은 아예 강조하지 않는 사회 풍조가 만들어져 있는 것인지.

 

강대국 틈에 끼여 있어 항상 고단한 삶을 살아야 했던 지난 역사를 되돌아보며 그 나라들을 넘어서려는

큰 틀의 국가경영 전략은 못 세워 줄 망정,

 '나만  살면 되니 내 책임 아래 있는 사람들이 죽든 말든 나는 모른다'는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은

다시는 안 나오게 하는 제도가 이번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68세면 삶에 큰 미련이  있을 나이도 아닌 듯 싶은데 이 양반 참 생각할수록 이해가 안된다.

그 손주뻘 어린 아이들을 배에 남겨두고 어찌 혼자 살아 나올  생각을 했는지.

내가 그 상황에 부딛쳤을 때 나도 과연 그리했을까를  곰곰히 생각해봐도 참 이해가 안된다.

다시는 이런 참사가 없어야겠지만 만약에 있더라도 이번 세월호 사건처럼 분통 터지는 일은

절대 없었으면 좋겠다.

 

* '버큰 헤드호'관련 기본 자료는 신문-머니투데이-에서 구했으며 그  내용을 발췌, 편집하고

   사견을 집어 넣은 글입니다.

 

                                                                                        2014. 4. 23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