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해도(魚 蟹 圖)
1. 약리도(躍鯉圖
"등용문"이란 말이 있다.
입신출세와 관련된 의미를 가진 것으로 후한서에 보면
중국 황하 상류 협곡에 있는 용문지방에 용문폭포라는
큰 폭포가 있는데 이른 봄철에 잉어들이 용문에 모여
들어 센 물살을 거슬러 올라와 다투어 폭포위로 뛰어
오른다고 한다.
폭포를 뛰어오른 잉어만이 용이 된다고 하며 용이 되면
만사형통한다는 여의주를 갖게 된다. 이 과정을 잉어가
변하여 용이 된다고 하여 어변성룡' 또는 '어룡장화'
라 하고 여기서 비롯하여 잉어가 용으로 변하는 것처럼
과거에 급제하여 입신출세 하는 것을 '등용문'이라
하게 되었다.
이런 연유로 사람들은 과거급제를 위해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 면학에 힘쓰는 선비들을 등용문에 오르기 위해
사투하는 잉어에 비유하였고 이런 뜻을 가지고 있는
잉어가 물위로 힘차게 뛰어 오르는 모습을 아침 해나,
거친 파도, 하늘과 여의주 등과 함께 그려서 과거를 앞둔
벗에게 출세를 기원하며 격려의 선물로 선사했던 경우가
많았고 또 스스로 자신의 책상위에 붙여두고 결의와
소망을 염원하였다.
약리도가 아닌 또 다른 잉어그림으로는 크기가 다른
두마리 잉어를 함께 그려놓아 소과, 대과에 두번 급제
한다는 뜻으로 그리기도 했다.
살찐 쏘가리가 복숭아꽃과 함께 그려진 그림을 궐어도
(闕魚圖)라고 부르는데 이는 과거급제하여 대궐에
들어가기를 염원한다는 뜻이다.
물고기 그림 가운데 세 마리의 물고기가 헤엄을 치고 있는
모습을 그리고 삼여도(三餘圖)라고 명문을 써 놓은 것이
있는데 이것은 중국에서 고기 '어' 와 남을 '여' 의
독음이 서로 같음으로 인해 물고기를 '여' 의 뜻으로
그린 것이다.
'삼여' 란 세 가지 여가시간이란 말로 삼국지 위지
왕숙적에서 동우에 관한 기사에 나오는 내용이다.
어떤 사람이 동우에게 배움을 청하자 책을 백 번만
읽으면 뜻이 저절로 통한다며 거절했다. 그 사람이
쪼달리고 바쁘지 않은 날이 없어서 글 읽을 여가가 없다고
하자 동우는 학문을 하는데는 세가지 여가(三餘)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한다.
이 세가지 여가 밤, 겨울, 비오는 날을 말하는 것이다.
밤은 하루의 나머지 시간이고, 겨울은 일년의 나머지이며,
비오는 날은 평상시의 나머지 시간으로 농사일을 할 지
않을때이기 때문에 여가가 있을 수 밖에 없는 시간이다.
이 세가지 여유있는 시간만 활용하더라도 학문하는 데는
충분하다는 이 이야기는 학문하는 태도에 대해 일깨운 말이며
세 마리의 물고기를 그린 그림은 학문하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정신을 일깨우기 위한 것이다.
민화에서 물이 없는 장소에 물고기 세 마리만 그린 것을 보게
될때도 있는데 이는 이런 뜻이 숨어있는 그림이다.
# 벽사의 의미
물고기는 낮이나 밤이나 눈을 뜨고 있기 때문에 항상 삿된
것을 경계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다락문에 물고기 그림을
붙여놓기도 했다. 다락에는 귀중한 것들이 많이 간직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지킨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쌀 뒤주에 물고기형의 자물쇠를 달거나 서랍의 물고기형
손잡이 역시 이와 같은 물고기의 상징성에서 온 것이다.
# 다산의 상징
많은 알을 낳는 물고기는 다산의 상징이기도 하다.
특히 배가 부른 물고기 그림은 풍요를 상징하는 것이다.
부녀자들의 삼작노리개에 쌍어를 달아주는 것 역시
다복과 득남의 상징이다.
# 부부의 금슬을 상징
이는 상상의 어류인 비목어(比目魚)와 관련된 것이다.
눈이 하나 뿐이어서 암컷과 수컷이 짝을 지어야만 헤엄을
칠 수 있다는 비목어는 암수 날개가 한 쪽 씩 밖에 없다는
'비익조' 와 함께 금슬 좋은 부부의 상징이다.
그래서 물고기 두 마리가 금슬 좋게 나란히 에엄치는
그림을 많이 그렸으며 이런 그림으로 병풍을꾸며
부부의 방을 치장하는데 애용하기도 했다.
* 자료 출처: 장계인의 그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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