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의 불빛
이준관
부엌의 불빛은
어머니의 무릎처럼 따뜻하다.
저녁은 팥죽 한 그릇처럼
조용히 끓고,
접시에 놓인 불빛을
고양이는 다정히 핥는다.
수돗물을 틀면
쏴아 불빛이 쏟아진다.
부엌의 불빛 아래 엎드려
아이는 오늘의 숙제를 끝내고,
때로는 어머니의 눈물,
그 눈물의 등유가 되어
부엌의 불빛을 꺼지지 않게 한다.
불빛을 삼킨 개가
하늘을 향해 짖어대면
하늘엔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첫 별이
태어난다.
이준관(1949~ ) 시인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 동시 '초록색 크레용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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