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강
곽효환
바람도 얼어붙은 고요한 날
눈 쌓인 계곡과 벌판을 흐르는
겨울 강의 수심을 알고 싶다
저 중심에도
크고 작은 눈발 분분히 날리고
날 선 혹한도 수없이 다녀갔으리라
멀리 외등 아래 흔들리는 강촌마을
깊고 푸른 침묵에 들고
흘러 더 푸른 겨울 강의 불빛
강가의 늙은 느티나무 앙상한 가지에 걸려
비로서 흐느껴 울다.
저 산맥 너머 어디선가 발원하여
쉼 없이 솟아오르는 맑은 슬픔
차마 얼지 못하고 흐르는 겨울 강
오늘 밤, 그 깊은 수심과 몸을 섞고 싶다.
곽효환 ( 1967년~ ). 1996년 세계일보에 '벽화 속의 고양이 3'과 2002년 계간《시평》에 '수락산' 외 5편을 발표하며 등단.
시집 『인디오 여인』『지도에 없는 집』. 현재 대산문화재단 사무국장.
<출처: 책 '내가 뽑은 나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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