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렁 이
유 진 택
제 살 몽땅 파먹히고
먼 길 떠도는 신세가 되었다
직감적으로 황새를 의심했지만
살 한 점 남아 있지 않은 몸둥이를 보고
말썽꾸러기 자식인 줄 알았다
머리가 굵어도 밥벌이하지 못하고
제 엄마 치마폭에 붙어
아작아작 등골만 빼먹던 자식
무논에 둥둥 떠서
저승길로 가는 엄마를 보고서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
황새 날아와
슬픈 현장 황망히 보고 있는
저녁 무렵이다
* 무논: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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