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文學) 마당 ♣/- 우리 현대시

‘콩알 하나’ -김준태

Bawoo 2014. 7. 18. 20:42

 

‘콩알 하나’

 

                                                               - 김준태

[이미지]콩

 

누가 흘렸을까

막내딸을 찾아가는

다 쭈그러진 시골할머니의

구멍난 보따리에서

빠져 떨어졌을까

 

역전광장

아스팔트 위에

밟히며 뒹구는

파아란 콩알 하나

 

나는 그 엄청난 생명을 집어들어

도회지 밖으로 나가

강 건너 밭이랑에

깊숙이 깊숙이 심어 주었다.

그때 사방 팔방에서

저녁노을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시 감상*
모래 알갱이에서 우주 전체를 조망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나가 여럿이 되고, 여럿이 하나가 되는 우주의 이치를 궁굴리며, 작은 콩알의 우주적 생명력을 감지하고 있습니다.
하찮게 여기기 쉬운 콩알 하나를 통해, 자식을 사랑하는 어머니의 사랑을 끄집어 낸 시선도 일품이지만, 사방팔방에서 노을빛으로 수놓은 농심은 또 얼마나 거룩하고 아름다운 것입니까?
언제면 기나긴 현대의 터널을 굴러 싹을 틔울 밭이랑에 도착할까요. 콩알 한 알의 고난을 잠시 포기한 일상이 부끄럽습니다. 예술가들! 자신만의 세계를 위해 미의 제단에 모든 것을 거는 콩알 하나의 예지를 닮고 싶습니다.                                                               <시인 양인숙>

 

 
김준태 (1948~ )시인
 
* 데뷔:1969년 전남매일 신춘문예 '참깨를 털면서' 등단
*주요작품 :밭시책(2014)/형제책(2012)/나는 왜 여기에 서있..책(2010)/님이여 우리들 모두..책(2009)

                  

                                  < 출처: 시- 책'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2 /평 및 시인 약력- 검색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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