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文學) 마당 ♣/- 우리 현대시

선운사에서 - 최영미

Bawoo 2014. 7. 16. 22:20

 

선운사에서

                                                                  최영미

 선운사의 여름

 

꽃이

피는건 힘들어도

지는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최영미(1961~ ) 시인
데뷔:1992년 '창작과 비평'
 
                               <자료 출처: 시 정보-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프로필- 다음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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