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쓰나미가 밀려온다. 우리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깊어지는 가운데 고령화와 생산인구 감소는 지속 경제성장에 커다란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최근 발표한 ‘고령화가 향후 20년간 경제성장률을 둔화시킨다’는 보고서에서 인구 고령화의 심각성을 엄중 경고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 국가는 현재 독일·일본·이탈리아 세 나라다. 그러나 2020년까지 프랑스·네덜란드·스페인 등 13개 국가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2030년에는 한국·미국·영국 등 34개국이 초고령 국가가 된다고 한다. 고령화는 선진국뿐 아니라 개도국에서도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아시아 국가의 진행 속도가 특히 빠르다. 2015~30년 기간 중 독일·일본·홍콩·러시아 등 16개 나라에서는 10% 이상 생산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아마도 한·중·일 3국에 가장 격심한 고령화 파고가 몰아칠 것이다. 1.19명에 불과한 최저 수준 출산율과
급속한 고령화는 우리 경제의 아킬레스건이 아닐 수 없다. 고령화의 여파로 세계 최고 수준인 저축률이 1988년 25.1%를 정점으로 작년 5.1%까지 떨어졌다. 2016년부터는 생산인구가 줄어든다. 노인당 생산인구비도 현행 5.26명에서 2036년 2명 수준으로 떨어진다. 고령화 재앙이라는 표현이 절절히 와 닿는다.
일본은 이미 지구촌 최고령국가라는 멍에를 지고 있다. 높은 저축률은 60~70년대 고도성장을 뒷받침 했지만 1976년 23.2%를 피크로 최근에는 제로 수준까지 급락했다. 일본 경제의 ‘잃어버린 20년’의 주범이 급속한 고령화임을 잘 보여준다. 중국의 사정도 절박하다. 평균 출생률은 1.6명으로 떨어졌다. 65세 이상 인구비율은 2011년 9%에서 2025년 22%로 늘어난다고 한다. 60세 이상 노인이 2억 명을 돌파했다. 2000~15년 생산인구가 17.5% 늘어나는 반면 2015~30년에는 2.7% 줄어든다고 한다. 이에 따라 노인부양 생산인구 비율이 2020년 6명에서 2030년 4.2명으로 감소할 예정이다.
고령화의 덫을 피하려면 무엇보다도 여성의 경제활동이 확대돼야 한다. 우리나라 여성 고용률은 2012년 53.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하위권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높이려면 여성 경제활동률이 제고돼야 한다고 권고한다. 맞벌이 부부, 시간제 근로자의 세 부담을 줄여주면 2.5% 포인트 여성 경활률이 늘어난다고 한다. 보육지원금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면 4% 포인트 상승효과가 발생한다. 195만 명 경력단절여성의 1.4%만이 체계적인 재교육을 받고 있다.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여성의 노동참가율을 높여야 저성장을 벗어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일하고 싶은 여성에게 양질의 직업교육을 제공해 사회복귀를 촉진해야 한다. 스웨덴·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의 복귀율은 60~70%에 달한다. 구글이 종전 3개월 출산휴가를 5개월로 확대한 것도 여성이 소중한 경제자원임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보다 전향적인 이민정책을 펼 때가 됐다. 우리나라 보다 먼저 저출산·고령화 충격을 경험한 선진국들은 개방적 이민정책으로 위기에 대처해왔다. 일본만이 예외였다. 일본은 외국인 비율이 1.6%에 불과한 폐쇄적 국가다. 최근 일본이 겪고 있는 심각한 구인난은 폐쇄적 사회가 치르는 사회적 비용이다. 우리나라의 외국인비율은 3.1%에 불과하다. 5만 명 전문인력도 태반이 영어, 중국어 강사다. 창조경제 구현을 위해서도 전문인력 유치가 시급하다. 매년 40만 명 외국 근로자를 받아들이는 독일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 1.4명에 불과한 낮은 출산율과 세계 최고 수준의 노인인구 비율로 어려움을 겪은 독일의 변신은 우리에게 타산지석이 아닐 수 없다. 제조업 현장의 평균 연령이 48세를 넘어 섰다. 고령화의 가장 큰 부작용은 생산인구 감소와 노동생산성 하락이다. 이민이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유용한 해법이라는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
<출처: 머니투데이-박종구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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