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배당은 전체 인구에서 경제활동 인구가 늘어나며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인구 보너스’로 불린다. 하지만 고령 인구의 증가로 의료비 등 사회적 비용이 커지고, 생산 가능 인구 감소에 따른 가계저축률 하락으로 경제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사람이 힘이 아니라 짐이 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무디스는 6일(현지시간) 발표한 ‘인구 고령화가 향후 20년간 경제성장률을 약화시킨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2020년까지 프랑스와 네덜란드 등 13개국이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고, 2030년에는 한국과 미국 등 34개국이 초고령 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65세 이상의 인구 비율이 20% 이상인 초고령 국가는 독일·이탈리아·일본 3개국이다. 전체 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가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이면 ‘고령 사회’로 분류한다. 무디스는 국가 신용등급을 평가하는 115개국 중 60%가 내년에 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2000년에 고령화 사회가 됐고, 2018년 고령 사회에, 2026년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화는 생산 가능 인구의 감소와 같은 말이다. 무디스는 2015~2030년간 일할 수 있는 인구의 증가율(13.6%)이 그 이전 15년간 증가율(24.8%)의 절반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그 결과 연간 세계 경제성장률은 원래 예상치보다 향후 5년간 0.4%포인트, 2020~2025년에는 0.9%포인트 떨어질 전망이다.
‘인구 시한폭탄’은 더 이상 선진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의 고령화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다고 무디스는 지적했다. 중국의 경우 고령 인구 1명당 생산 가능 인구가 2020년 6명에서 2030년 4.2명, 2050년 2.6명으로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생산 가능 인구가 늘어나는 곳은 아프리카 일부에 불과했다. 무디스는 “여성의 노동 참가율을 높이고, 퇴직 연령을 높여야 한다. 여기에다 이민제도를 간소화하는 등의 정책 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출처: 중앙일보-하현옥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