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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노벨상 실러 "세계경제 나치 때와 흡사…대러 제재 조속히 끝내야"

Bawoo 2014. 9. 15. 11:23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미국 예일대 교수가 지금 글로벌 경제 상황이 독일 나치가 득세하던

1937년과 매우 흡사하다고 경고했다.

실러 교수는 영국 가디언 주말판에 기고한 글에서 향후 경제에 대한 전망이 암울해지면 평화가 위협 받는다면서, 러시아에 가해진 제재 조치를 시급히 종료시킬 합의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실러 교수는 우선 1929년 뉴욕 증시 대폭락으로 시작된 불황이 8년 후인 1937년에는 더욱 악화됐으며 진정한 회복은 6000만명의 생명을 앗아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시행된 이후에야 찾아왔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상황은 당시처럼 암울하진 않아도 비슷한 점이 많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지금도 그 때처럼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경기 회복 수준에 실망하고 있으며 절박한 상황 속에 있다는 점이 유사하다. 실러 교수는 대표적인 사례로 2008년 금융위기가 현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경제에 미치고 있는 영향을 언급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2002∼2007년 사이에 1인당 국민소득이 각각 52%와 46%씩 늘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우크라이나가 0.2%, 러시아가 1.3% 늘어나는데 그쳤다. 성장에 대한 이 같은 실망스러운 결과가 우크라이나 분리주의자들의 분노와 러시아의 불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크림반도 합병 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게 실러 교수의 분석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불만을 야기한 경제 상황에 대한 좌절감은 다른 곳에서도 발견된다.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세가 미약해진다는 뜻의 '뉴 노멀(NEw Normal)'도 좌절감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할 수 있다.

실러 교수는 1937년에도 사람들 사이에 퍼진 좌절감이 고질적인 경제 문제를 의미하는 '초장기 침체론'으로 표현됐다고 전했다. 당시 유럽 사람들 사이에 번지고 있던 경제적 불안과 불만은 독일에서 아돌프 히틀러, 이탈리아에서 베니토 무솔리니를 세력화시키고 있었다.

1937년에 널리 확산된 또 다른 표현으로는 '과소 소비'를 들 수 있다. 이는 사람들이 앞으로 상황이 더 나빠질 것으로 우려해 소비를 줄이고 저축만 많이 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미래를 위해 저축을 너무 많이 하면 경제 성장세는 약화된다. 실러 교수는 초장기 침체와 과소 소비가 소비를 억제시켜 경제 약화를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분노와 불안용, 잠재적인 폭력의 가능성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벤자민 M. 프리드먼 하버드대학 교수는 '경제 성장의 도덕적 결과'라는 책에서 경제 성장세의 하강이 불관용과 편협적 국가주의, 전쟁 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생활수준의 향상이 갖는 가치는 개인의 생활에 구체적인 개선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사회적, 정치적, 궁극적으로는 도덕적 특징까지 결정한다는데 있다"고 밝혔다.

어떤 사람들은 경제 성장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사람들이 더 많은 여유를 누리며 더 높은 수준의 생활을 영위하는 데만 너무 골몰하고 있다고 비판하지만 실러 교수는 개개인의 자존감과 사회적으로 비교되는 과정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람들은 현재의 다른 사람은 물론 과거의 자신과도 비교한다는 점에서 경제 성장이 평화를 촉진하는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프리드먼 교수도 "분명 대다수 사람들을 다른 모든 사람들보다 더 잘 살게 만들 수는 없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을 과거보다 더 잘 살게 됐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은 가능하며 이것이야 말로 경제 성장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러 교수는 러시아에 부과된 제재 조치가 유럽 전역에 경기 침체를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평화적인 민주절차에 대한 사람들의 확신과 지지까지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따라서 국제적인 공격 행위에 대한 제재 조치는 불가피하지만 극단적인 처벌적 조치들이 가진 위험은 기억해야 한다며 조속히 러시아에 대한 제재 조치를 끝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출처: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