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존 윅’(21일 개봉)에서 냉혹한 킬러로 열연한 키아누 리브스. [사진 라희찬(STUDIO 706)]
‘존 윅’은 아내가 세상을 뜨기 전 선물했던 강아지를 무자비한 일당에게 잃은 후 복수에 나선 한 남자의 이야기다. 남자에게 강아지는 아내를 추억하게 하는 유일한 존재였던 것. 그는 이번 영화에서 냉혹한 킬러 존 윅 역을 맡았다. 극 중 키아누 리브스는 쿵푸와 총이 결합된 건푸(Gun-fu) 액션으로 화면을 장악한다. 최근에 ‘47 로닌’(2013, 칼 린쉬 감독) 등 몇몇 출연작에서 부진을 겪었던 터라 이번 영화에서 보여준 휘몰아치는 액션은 마치 그의 부활을 선언하는 듯 보인다. 그는 “‘존 윅’은 단순히 복수에 관한 영화는 아니다. 소중한 존재를 잃게 된 사람이 그 고통을 어떻게 타개해 나가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액션 뿐만 아니라 인물의 내면 연기에도 무게를 실었다는 뜻이다.
키아누 리브스는 이미 오십을 넘긴 나이지만 영화에서 여전히 단단한 근육질 몸매로 액션을 소화해낸다. 그는 “젊었을 때처럼 빠른 동작은 쉽지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그동안 쌓은 경험이 내 무기가 됐다. ‘매트릭스’ 시리즈에 출연한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영화 속 ‘능력자’가 아닌 현실 생활의 키아누 리브스는 2011년 연인 제니퍼 사임과 사별한 후 힘든 시간을 보냈다. 사임은 임신 8개월 만에 아이를 유산하고 슬픔에서 헤어나오기도 전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이후 그는 노숙자로 살기도 했다. 게다가 그의 몇몇 출연 영화들은 평단의 혹평에 시달렸고 흥행 성적도 저조했다. 배우로서 생명이 다하는 듯했다. 하지만 ‘존 윅’은 그의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영화를 촬영하며 즐겁게 일하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달았다”는 그의 말에 자신감이 묻어나왔다.
* 중앙일보- 신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