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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경제>强달러의 후폭풍 대비해야

Bawoo 2015. 1. 15. 22:58

지난 한 해 독보적인 강세를 보인 통화는 바로 달러였다. 여타 주요 통화들에 비해 실효환율 기준으로 10% 정도 절상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1995년 이후 극히 예외적이고 일시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지속적인 절상 추세를 보여온 중국의 위안화마저 2014년에는 그 기세가 한풀 꺾여 달러에 대해 2.42% 절하되기에 이르렀다. 2014년은 미국 금융위기 이후 그동안 흔들렸던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위상을 재정립한 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2015년에도 지난해에 이어 달러화 강세기조는 변함없이 유지될 것으로 보이며 오히려 강세기조는 하반기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 의한 금리인상을 시작으로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최근 들어 국제금융의 변동성에 대한 대응능력이 취약한 나라로 평가받는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 터키 외에도 러시아나 중동과 남미 산유국에 이르기까지 신흥경제권은 공통적으로 자국 통화의 지속적인 환율하락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또 국가신용등급이 계속 떨어지는 일본과 경제회복세가 미약한 유럽의 통화도 달러화에 대해 가까운 장래에 추세적인 강세로 반전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본다.

문제는 미국 달러화의 추세적인 강세가 시장에서 점차 사실로 확인되는 순간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이외 지역에 투자된 자금들이 미국으로 환류되는 과정에서, 달러표시 자산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그리고 전 세계 유동성 규모가 비정상적 수준에서 정상 수준으로 축소조정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충격과 혼란이 발생할 위험성이 매우 높아진다는 현실이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미국 중앙은행은 역사에 유례가 없을 정도의 엄청난 규모의 달러를 시장에 풀었고 그 덕분에 과도한 유동성이 전 세계를 범람하는 가운데 갈 곳을 찾지 못한 자금들이 돌고돌아 결국 신흥국 경제권에까지 유동성을 과잉공급하게끔 되었다. 자금이 유입된 신흥경제권 입장에서 볼 때는 실물경제의 성장속도와 관계없이 갑자기 급증한 외화부채의 상환 등과 관련한 부작용과 후유증으로 인해 앞으로 상당기간 적지 않은 충격이 예상된다.

한 가지만 예를 들어보면 2008년 이후 최근 까지 미국 이외 나라에서 달러표시 채권발행은 무려 400% 이상 늘어난 약 6조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기간에 세계경제 성장률이 누적으로 40%를 넘지 못했다는 점을 비교해볼 때 상대적으로 달러부채가 실물경제의 움직임과 크게 괴리된 상황이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설명해준다.

일단 국제 금융시장에서 충격과 혼란이 발생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금융에 취약한 신흥경제권에 전가될 수밖에 없다. 국제금융의 약소국이며 취약국인 우리나라도 그 영향권에서 크게 벗어나긴 근본적으로 쉽지 않다.

이미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그리고 2008년 미국 금융위기 때 환율급등 등 금융시장의 혼란뿐만 아니라 실물경제도 심각한 타격을 받은 경험이 이를 증명해준다. 정부당국은 앞으로 예상되는 국제 금융시장의 충격과 불안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불안정 요인을 최소화하도록 사전에 만반의 대비를 해놓아야 할 필요가 있다. 가령 2008년 미국 금융위기 때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경제권과 통화스와프 등 안전장치를 제때 구축하지 못했다면 우리 외환시장 등 금융시장은 우리가 실제로 겪은 것보다 휠씬 엄청난 혼란에 빠져들 수 있었다는 사실을 정부당국자들은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된다. 지난해 미국 달러화가 여타 통화에 비해 평균 10% 정도 절상되었는데 이로 인해 달러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은 6000억달러 넘는 채무를 추가로 부담하게 된 셈이다.

 

* 출처: 머니투데이 한택수 창조경제연구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