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권경주
잎 다 진 청단풍이 차양 친 친정집에
흉허물 덮어가며 시누올케 분주한데
새 얘기 묵은 얘기로 김치 속을 박는다.
짓다 만 새집 위에 참새 떼 입 보태고
할머니 초상화도 웃으며 걸어나와
빨갛게 손을 비비며 한나절 허리 편다.
울엄마 팔십 앞둔 주름꽃도 삭혀 넣고
몇 송이 눈발 섞어 호호부는 해거름을
여남은 굴뚝새끼리 무어라고 쪼아댄다.
시 전체를 아우르는 제목의 적정성에다 내용 또한 어려운 부분 한 곳 없이 전체가 하나의 풍경으로 그려졌다. 온 가족이 김장을 담그는 체험 속에서 우려낸 장면 장면들은 잔잔한 감동의 물결을 일으켰다. 여기저기서 구절들을 떼다 붙인 작위적인 작품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심사평>
'♣ 문학(文學) 마당 ♣ > - 우리 현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화의 강 - 마종기 (0) | 2015.02.07 |
---|---|
석양, 제물포 - 윤덕진 (0) | 2015.02.05 |
화본역-박해수 (0) | 2015.01.22 |
박두진(1916~1998) ‘예레미야는’ (0) | 2015.01.17 |
천성(天性)-정세훈 (0) | 2015.0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