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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나스닥, 15년만에 '5000' 돌파…'닷컴버블' 재현될까

Bawoo 2015. 3. 4. 22:33

미국 나스닥지수가 15년 만에 5000선을 돌파했다. 투자자들은 나스닥의 거침없는 전진에 환호성을 지르면서도 과거 '닷컴버블' 붕괴로 인한 급락세가 재현될까 우려하는 눈치다.

나스닥지수는 IT기업들을 중심으로 몰아친 '닷컴' 광풍에 힘입어 2000년 3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부풀었던 버블이 터지면서 불과 2년도 안 돼 5분의 1 수준으로 무너져 내렸다.

전문가들의 진단은 나뉘고 있다. 먼저 2000년 당시와 달리 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돼 버블을 우려할 만한 상태가 아니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고평가된 기업들이 버블 붕괴를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전장대비 0.9% 오른 5008.10으로 마감했다. 2000년 3월10일 5048.6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첫 5000선 돌파다. 지수는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상승 행보를 거듭하며 현재까지 4배 이상 올랐다.

15년 만에 새 역사를 썼다는 평가에도 시장은 우려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 닷컴버블 붕괴로 주가가 급락했던 전례 때문이다. 5000선에 처음 도달한 지 19개월만인 2002년 10월 나스닥지수는 1114.11까지 떨어지며 고점 대비 80%가량 폭락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당시와 상황이 다르다는 진단도 나온다. 2000년 나스닥시장은 기술주에 대한 열광이 주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여전히 기술주가 나스닥을 주도하고 있지만 그때보다 광적인 면모가 줄면서 더 안정적인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2000년 나스닥지수가 4000에서 5000으로 넘어가기까지 걸린 시간은 49일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300일이 넘는 시간이 소요됐다. 상승세가 그만큼 안정적이었다는 의미다. 미국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의 리처드 실라 금융사학 교수는 "닷컴버블 시기에 나타난 '정신병'이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며 투자자들이 그 때보다 훨씬 더 신중해졌다고 지적했다.

나스닥 상승을 이끈 기업들의 면면도 달라졌다. 1등 공신으로 꼽히는 애플, 구글은 탄탄한 수익성을 자랑하는 기업들이다. 반면 2000년 당시 시가총액 기준 나스닥 상위 10개 기업은 단 한 곳도 물가상승률을 웃도는 수익을 내지 못했다.

네드데이비스리서치에 따르면 2000년 나스닥 상위 100대 기업 중 수익을 냈던 기업은 68곳에 불과했다. 하지만 현재는 100대 기업 중 90곳이 수익을 거두고 있다. 2000년 거의 전무했던 배당도 현재는 많은 기업들이 실시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기술주들이 2000년만큼 고평가되지 않았다는 점도 낙관론에 힘을 더하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2000년 S&P500지수에 편입된 IT업종의 주가수익비율(PER)이 200배에 달했지만 현재는 19.6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5000선이 수치적으로는 사상 최고 수준이지만 실질적인 고점 경신은 아직 멀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린지그룹의 피터 브룩사 수석연구원은 "물가상승률을 적용하면 6900을 넘어서야 사상 최고치가 된다"고 분석했다.

한편에서는 버블 우려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진단도 나온다. 스타트업(신생기업)들이 새로운 버블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피닉스파이낸셜의 웨인 카우프만 수석시장연구원은 최근 기업가치가 급등한 우버테크놀로지 등 일부 스타트업들을 거론하며 "이들 대다수는 현재까지 수익을 내지 못했으며 향후에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0년과 현재의 차이는 IT만 버블이 아니라 미국 경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버블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 출처: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