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여덟번째 실린 작품.
화자인 주인공은 남편이 죽은 뒤 무작정 상경을 하여 현재는 버스종점에서 노점을 하고 있는 중년의 여성이다. 아마도 빈곤층에 해당될. 자식 넷을 혼자서 길러냈으나 큰 딸은 아빠 모르는 아이- 아이 머리카락이 노랗다는 표현으로 봐서는 양색시일 가능성이 높다-를 낳다거 죽었고, 막내 딸은 방종한 삶을 산다. 큰 아들은 고증학교만 나와 공장에서 일하는 세칭 공돌이고 셋째인 아들은 대학을 다니지만 운동권에 들어간 탓에 경찰에게 쫒기는 몸이다.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5공 시절이고 흐름은 셋째 아들이 집에 오겠다고 한 날을 중심으로 하여 풀어나간다. 힘들게 자식 키웠지만 기대에 부응하는 삶을 살아 준 자식은 하나도 없고 유일한 희망이던 둘째 아들마저 운동권이어서 주인공이 고생하며 자식들을 키운 보람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 짐작은 되지만 거기까지 나가지는 않는다. 독자가 그리 짐작할 수 있을 뿐. 그저 밑바닥 삶을 사는 한 여인의 암울한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그런 가운데 둘째 아들을 잡으러 오는 형사들이 저희들도 어쩔 수 없어 이 짓 한다는 말에서는 먹고 살기 위해 직업으로 하는 일에 대한 이해를 , 아들이 나타나자 큰 아들과 주인공인 여인이 형사를 잡고 늘어지며 도망치게 하려는 대목에서는 가족애를 느끼게 한다.
<사족> 유일하게 대학을 다닌 둘째 아들이 열심히 공부하여 고시패스를 했다던가 하는 설정이면 마음이 안 아프고 좋았을텐데, 그래도 이 시절에는 위로 올라가는 사다리가 지금처럼 없어지고 있는 때는 어니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면도 있는데 그런 면을 부각해서 썼다면 마음이 안 아팠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홀 어머니가 뼈빠지게 뒷바라지-아마 공장에 다닌 형의 도움도 있었을 터-하면 이런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열심히 공부했으며 좋았을 것을'이란 생각도 해봤다. 하기사 이리 자기 몸 안 사리고 운동한 사람들 때문에 지금의 민주화가 이뤄진 것도 부인할 수는 없는 사실이니. 아무튼 이 작품도 너무 암울한 삶을 보여주는 탓에 읽고난 뒤의 뒷맛은 안 좋았다.
제목 '발자국 소리'는 아마 집에 들르러 오는 둘째 아들의 것일 듯 싶은데 이 아들을 잡으려고 하는 형사들 발자국 소리도 연상이 되는 것은 나의 착시현상인가?
[작품, 작가에 대한 해설은 작품 말미에 황석영님이 자세하게 잘 해놨으니 이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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