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歲月)
산도 옛 산이 아니고
들도 옛 들이 아니네.
사시사철 맑은 물 흐르던 개울
꼭 가뭄 탓만은 아닌 듯싶게 잔뜩 메말라 있고
내 살았던 옛 집
흔적조차 찾을 수 없이 사라지고
보이질 않네.
집 앞 마당 한 켠에 서 있던
커다랗던 대추나무
흘러온 세월이 힘에 겨워
목숨을 다 한 것인가
이 대추나무조차 보이질 않네.
내 마음 속에 살아있는
내 어릴 적 살았던 곳
그 곳 모습은
이젠 보이질 않네
볼 수가 없네
내 살아 온 지난 세월만큼이나
육신은 늙고 마음은 메말라 있으나
어릴 적 살았던 그곳 모습만큼은
내 마음 속에 영원히 살아있는데,
이제 다시는 볼 수가 없네
보이질 않네.
그 시절 내 모습을 다시는 볼 수 없는 것처럼.
가슴이 너무 아리네.
2015. 10. 4. 새벽(03:00~04:00) 지난 화요일, 어릴 적 살던 곳에 다녀온 느낌을 써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