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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리만자로의 눈 (The Snows Of Kilimanjaro)- 원작:어니스트 헤밍웨이 (Ernest Hemingway)

Bawoo 2015. 11. 9. 19:12

 

킬리만자로의 눈 (The Snows Of Kilimanjaro)

 


 

 

등급 전체 관람가
감독 헨리 킹
출연 그레고리 펙 (해리 스트리트 역), 수잔 헤이워드 (헬렌 역), 에바 가드너 (신시아 그린 역), 힐데가르트 크네프 (리즈 백작부인 역)

[영상설명]
기자 출신인 미국의 소설가 해리 스트리트(Harry Street : 그레고리 펙 분)는 아프리카의 오지로 사냥 여행을 나섰다가 킬리만자로의 기슭에서 패혈증이 원인이 되어 죽음의 고비에 이른다. 구원을 기대할 수 없는 빈사 상태에서 그는 지난 날의 생활을 회상하게 된다. 헛된 소망이 웃음을 자아내게도 하지만 반성과 회한으로 다가오는 과거의 일들을 참으로 소중한 것이 되었다. 미국, 파리, 스페인, 아프리카 등지에서 보낸 아름다운 기억들과 함께 전개되는 초원에서의 맹수 사냥, 깨어진 첫 사랑의 아픔, 오해로 인한 사랑의 갈등, 소설의 모델인 신디아(Cynthia Street : 아바 가드너 분)와의 생활의 죽음, 조각가인 백작 부인과의 관계 그리고 신디아를 닮은 미망인 헬렌(Helen : 수잔 헤이워드 분)과의 결혼 등 이성을 둘러싼 갖가지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고열에 신음하는 그의 뇌리를 스쳐간다. 그러나 사경을 헤매던 해리는 기적적으로 살아서 친구의 도움으로 다시 문명 사회로 돌아온다.

헤밍웨이의 소설을 영상으로 옮긴 이 영화는 50년대 아프리카의 여왕과 80년대 아웃 오브 아프리카와 함께 아프리카를 가장 잘 담아낸 영화로 손꼽힌다.
마치 헤밍웨이의 자전적인 고백담을 듣는 듯한 이 영화는 한 소설가의 소설에 대한 애정과 파란만장한 삶을 담고 있다.
미국, 파리, 스페인, 아프리카 등지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추억들과 초원에서의 맹수 사냥이 볼거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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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출신인 소설가 해리는 아프리카에서 사냥 여행을 나섰다가

상처를 입고 패혈증으로 죽을 고비를 맞는데 그는  열병 속에서

지난 과거들을 회상한다..

 

첫사랑 신시아 파리에서 만난 그녀와는 한눈에 반해 동거를

시작하고 꿈같은 생활을 했지만 작가로서 체험을
하며 살아 있는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의 해리는 그녀를
데리고 아프리카로 떠난다.  

파리에서의 안정된 삶을 그려왔던 신시아는 말없이 해리를 따르지만

뜻하지 않은 아기를 임신하고 스페인으로 또 떠나겠다는 해리에게

부담이 될까봐 말을 못하던 중 그만 유산을 하고 그 죄책감으로

둘 사이는 멀어지면서 헤어지게 된다..

 

그리고 세계 이곳 저곳을 떠돌며 방황하던 중 신시아를 닮은
여인 헬렌을 만나 그는 헬렌과 함께 다시 이 아프리카 킬리만자로
기슭에 왔다가는 그만 죽을 고비를 맞게 된 것이다..

 

 영화는 이렇게 시작된다

 

『 킬리만자로는 만년설이 뒤덮인 19710feet의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이 산 서쪽 정상 근처에는 얼어붙은 표범의 시체가
   놓여있다 .
   그 높은 곳에  이 표범이 무엇을 찾아 헤맸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야기 해주는 사람이 없다 』
 

 

 

이 영화는 어네스트 헤밍웨이의 1936년 발표된 단편집
'킬리만자로의 눈'을 영화화 한 것이다..


거의 대부분 작가의 작품 속에는 자신의 일부가 녹아있게 마련이다.. 

더우기 '어네스트 헤밍웨이' 같은 행동주의 작가로 체험 속에

우러나오는 삶의 진실을 가장 중요시한 작가들의 경우에는

그런 현상이 더욱 뚜렸하게 마련이다.

 

그리고 '킬리만자로의 눈'은 헤밍웨이의 젊은 시절의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시킨 젊은 시절의 자화상이라고 할 작품이다.
 

 


 

 어네스트 헤밍웨이는 20세기가 막 시작되는 1899년 시카고에서
수렵 스포츠등을 즐기는 의사 아버지와 예술과 종교심이 돈독한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부모의 피를 고루 이어 받은 탓인지  헤밍웨이는 고교시절
풋볼 선수로 활동하면서도 글 쓰기를 좋아하였다. 고교 졸업 후에는
대학진학을 하지 않고 바로 잡지사의 기자가 되었고 제 1차 대전
때에는 의용병으로 적십자 야전병원 수송차 운전병이 되어 이탈리아
전선에 종군 중 다리에 중상을 입고 밀라노 육군병원에 입원,
휴전이 되어 1919년 귀국하였다.  전 후 다시 기자로 활동하다가
1923년 단편 소설집과 시집등을 출간하면서 본격적으로 저술 활동
으로 들어간다..

 

1933년 그는 부인과 동반, 동아프리카로 사냥 여행을 떠났다가
2년 만에 소형 수송기로 킬리만자로의 산정을 넘은 일이 있는데
'킬리만자로의 눈'은 그때의 체험을 살려 1936년 출간한 작품으로
그의 젊은 시절의 작가적 열정과 고뇌 그리고 체험을 위한 여정등이
섬세하게 잘 드러나 있다..

 

운명처럼 만난 여인 신시아, 그러나 창작적 열정에 빠져 있던 해리는 신시아를  진심으로 사랑하지만 그녀의 소망과 아픔을 들여다 볼 여력이 전혀 없었다 .  결국 유산과 함께 그녀가 떠나버리자 그 아픔으로 전쟁에 참전했다 부상을 당한다 (실제로 헤밍웨이는 전쟁에 참전해서 다리에 부상을 입는다). 그리고 여성편력을 하던 중 신시아를 닮은 미망인 헬렌을  만나결혼하고 다시 아프리카로 온다..

 그가 아프리카로 온 것은 자신을 정리하기 위해서이다..허나 헬렌은 해리가 자신의  첫사랑 신시아를 잊지 못하고 있으며그 추억을 위해  이 킬리만자로에 다시 왔다고 생각하기에둘은 관계가 소원해 진 상태이다..


그러던 중 패혈증으로 죽음의 경계에 이르게 된 것이다

구원 해 줄 사람과의 연락도 끊긴 상태에서 해리의 죽음을
기다리고 있듯이 먼 나무에는 독수리들이 앉아 있다..

 

 

그는 그 상황에서도 글을 써야 하는데.. 하는 작가적 열정을놓지 않는다  그리고 그 열정의 화두가 바로 영화와 소설 제일 처음에  시작되는  킬리만자로 산정에서 얼어죽은 표범의 미이라이다.  


그리고 영화화 소설의 결말은 틀리다..
소설에서는 해리는 결국 죽는 것으로 끝나지만

허나 영화는  해리가 다시 살아난다.

 

헐리우드 영화의 특성상 헨리 킹 감독이 그저 해피엔딩으로
끝맺음을 한 것이 아니다..

 

영화도 소설도 아닌 헤밍웨이의 삶의 자전이라는  리얼리티적
측면에서 보자면  사는 것이 맞기 때문이다..

 

소설에서의 죽음은 상징적인 죽음이다
화두를 안고 방황하던 젊고 열정적인 작가 헤밍웨이가 소설에서

해리를 죽임으로 그는 이제 젊은 시절의 단순한
삶의 체험과 방황의 열정적 체험을 접고 이제 또 새로운 한
단게 도약의 부활을 의미하는 것이다 . ..
하나의 화두를 벗고 ..

 

그리고 어떤 의미에서 헤밍웨이의 제 2기의 작품들이
시작됨을 상징하는 것이다..
 


킬리만자로의 표범, 그는 왜 그 높은 곳까지 올라와서 죽어야 했을까?
호랑이는 죽을지언정 풀을 먹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작가는 표범의 죽음에서 자신의 초상을 본다..

 

굶어 죽을지언정 가짜 글은 쓸 수 없는 것이다 ..
그리고 그동안 인기를 위해 그저 알랑 알랑한 글을 쓰던
짓을 더 이상 하지 않을  결심을 한다...

 

맹금류인 표범은 본능적으로 길 따위를 잃지 않는다 
다만 자신이 표범답게 살기 위해 어느 들짐승을 쫒아 왔다
그만 돌아가지 못한 것뿐이다..

 

그렇게 젊은 시절 부유하던 자신의 방황하던 작가영혼은 
이 황량한  킬리만자로에서 비장한 죽음을 당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실제 헤밍웨이는 그렇게 살아 온 사람이다
그는 온 곳에 다 참여하고 온 몸으로 뛰어 들었다..

그리고 1952년 '노인과 바다'를 발표하고 이 작품으로 1953년  퓰리처상을 받고, 1954년 노벨문학상을받는다 .그리고 1953년 영화에서처럼 킬리만자로를 여행하며 두 번이나 부상을 당하는데
이후 자신이 주로 머물던 쿠바에서 요양을 하면서 집필활동을 했는데 , 60년 쿠바에서 떠나고 난 후 

1961년 의문의 엽총자살을 한다..

 

그때 그는 더 이상 쓸 수 있는 것도  쓸 자신도 없었을 것이다..
그것은 그에게 모든 것이 사라져 버린 것을 의미했을 것이다..

그렇게 그는 작가적 열정으로  온 몸을 던져 살다 간 사람이었다

"죽음 자체가 두려운 것이 아니야 패배자로 죽는 것이 씁쓸한 것이지.." 

 

극중에 나오는 저 대사는 어쩌면 평생 헤밍웨이가 가장
가슴에 담고 두려워했던 말인지도 모른다..

 

젊은 시절 용광로 같은 열정으로 방황했던 젊은 작가의
작가정신과 사랑을 다루었던 자전적 영화 '킬리만자로의 눈'은
그런 점을 유의하면서 본다면  헨리 킹의 조금 고답스럽고
느른한 터치를 얼마든지  눈감아 주면서  의미있고  아주 볼만한
영화가 아닌가 한다..

 

어쨋튼 이 영화가 나온 1950년대 초 무렵은 헤밍웨이에게는 가장

절정이면서 또 가장 마지막으로 화려하게 꽃피웠던

시절이다..

 

이 이후 그는 부상으로 몸이 묶이면서 동시에 작품도 더 이상

멋진 작품을 쓰지 못하고  가문 특유의 자살 유혹에 시달리다가

안식처 쿠바에서 축출 되면서  방황한 한 마리 킬리만자로의 표범 처럼

그렇게 스스로 생을 마감하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