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속에서 길을 잃고
금세 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가끔씩 길을 잃는다.
어디로 갈 것인가?
두리번거리는 나의 그림자가
길 골목에 드리워져 있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이것이 내 인생의 한 페이지이거니 하고
나 자신을 강 건너 불 보듯 바라보는 시간이다.
그럴 때 문득 펼치는 책 속에서
나를 발견한다.
“시간은 온다고 말하지 않는다.
간다고 말한다.
간다!
간다는 것은 지워지는 것이다.
찰칵찰칵 지워지는 게 분명한
그런 시계를
누구나 하나씩 차고 있다.
가고 있다.
지워 지고 있다.“
정진규 시인의 <몸시>라는 시다.
가는 시간 속에서,
지워지는 시간 속에서,
느끼는 잠깐 잠깐의 여유가
한동안 내게서 사라졌던 게 아닌가?
그것마저 없다면 내 삶에 무슨 기쁨이 있겠는가?
그저 가끔씩은 내가 간다는 것 흐른다는 것마저도 잊고 싶다.
그래서 의무나 책임이 아니고
정처 없이 아무도 나를 아는 이 없는
세상을 떠돌고 싶다.
문득
나뭇잎 져버린 나무에서 가지 하나가
우지끈 부러지는 그 소리가
메아리가 되어 가슴 안으로 무너지듯 내려앉을 것 같은
그런 시간이 내게서 멀어져 가는 소리 들린다.
찰칵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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