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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속에서 길을 잃고]

Bawoo 2016. 1. 31. 10:31

 

시간 속에서 길을 잃고

 

금세 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가끔씩 길을 잃는다.

어디로 갈 것인가?

두리번거리는 나의 그림자가

길 골목에 드리워져 있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이것이 내 인생의 한 페이지이거니 하고

나 자신을 강 건너 불 보듯 바라보는 시간이다.

그럴 때 문득 펼치는 책 속에서

나를 발견한다.

 

시간은 온다고 말하지 않는다.

간다고 말한다.

간다!

간다는 것은 지워지는 것이다.

찰칵찰칵 지워지는 게 분명한

그런 시계를

누구나 하나씩 차고 있다.

가고 있다.

지워 지고 있다.“

정진규 시인의 <몸시>라는 시다.

 

가는 시간 속에서,

지워지는 시간 속에서,

느끼는 잠깐 잠깐의 여유가

한동안 내게서 사라졌던 게 아닌가?

그것마저 없다면 내 삶에 무슨 기쁨이 있겠는가?

그저 가끔씩은 내가 간다는 것 흐른다는 것마저도 잊고 싶다.

그래서 의무나 책임이 아니고

정처 없이 아무도 나를 아는 이 없는

세상을 떠돌고 싶다.

 

문득

나뭇잎 져버린 나무에서 가지 하나가

우지끈 부러지는 그 소리가

메아리가 되어 가슴 안으로 무너지듯 내려앉을 것 같은

그런 시간이 내게서 멀어져 가는 소리 들린다.

찰칵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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